일하는 여성이 아름답다

(사)환경과 자치 연구소 책임연구원 최인화씨

지역내일 2009-10-25 (수정 2009-10-29 오전 10:42:42)
“에너지 절약하는 생활 속 작은 실천이 중요해요”
16년간 환경활동가로서 묵묵히 환경 보존, 생태 도시 만들기에 전념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뭘까. 강렬함 못지 않은 저력은 꾸준함이다.
십 수년 동안 환경지킴이로서 큰 역할을 해 오고 있는 최인화(42)씨를 만났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설기관인 (사)환경과 자치 연구소 책임연구원인 그에게서는 잔잔하고 단아한 인상이지만 오랜 세월 한 분야에서 일하며 단련된 강한 내공이 느껴졌다.“환경과 자치연구소는 환경운동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이론적 근거를 연구해서 뒷받침하고 지원하는 곳이에요. 활동가 양성, 강연, 지자체의 환경 정책에 대해 긍정적 방향을 제시하는 세미나 토론회 등을 개최하는 일을 해요.”

환경공학 전공 후 1990년부터 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 중

대학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하고 학생회 활동도 하며 전공과 관련한 사회적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한 그는 1990년부터 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환경과 자치연구소에서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05년부터로 육아 문제로 4년간 휴직 한 기간을 빼도 16년째 환경운동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보람있는 일도 많았다. 연산동 제일화학 석면 노동자 문제를 통해 전국적으로 석면문제를 크게 부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고 위천 공단 저지 운동, 금정산 골프장 건립 반대 운동 등을 열정적으로 벌여 백지화시켜 내기도 했다.
“특히, 1996년 위천공단 저지를 위해 단체의 성격을 총 망라해서 수많은 NGO 단체 회원들이 똘똘 하나로 뭉쳐 한달 내내 시청 앞에서 농성을 벌였던 일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땐 정말 힘든 줄도 모르고 신바람 나게 일했어요. 지금 4대강 사업 반대 운동도 너무 중요한 현안인데 정부의 시민단체 탄압도 심하고 시민들의 참여도 저조해 매우 안타까워요.”

기후변화 에너지 교육 지도자 양성 아카데미 매년 개최해

그는 많은 문제들 중에 특히 온실가스 급증으로 인한 기후 변화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강조했다. 물에 잠기는 나라가 생기는가 하면 지진 태풍 가뭄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10년 새 에너지 소비, 온실가스 증가율이 중국에 이어 한국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에너지 소비에 대해 무감각해져 펑펑 사용하고 있어요. 대형가전제품의 소비를 줄이고, 가까운 거리는 걷고, 제철 우리 먹거리를 먹는 등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생활 속 작은 실천이 중요해요.”


지난 9월 4일부터 10월 10일까지 열린 ‘기후 변화 에너지 교육 지도자 양성 아카데미’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이런 기후 변화의 심각성과 재생 가능 에너지에 대한 필요성 등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교육할 수 있는 강사 양성을 위해 지난해부터 ‘기후변화 에너지교육 지도자 양성 아카데미’를 개최해 오고 있다. 수료생들은 지속적으로 모임을 가지면서 복지관, 학교 방과후 교실, 유치원 등에서 교육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엄마의 일 지지해 주는 두 아이와 남편의 사랑이 큰 힘

두 아들을 키우면서 NGO 활동가로 오랜 세월 일해 올 수 있었던 힘은 자신의 일을 이해해주고 지지해 주는 가족이었다.
그는 환경단체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생태체험, 캠프 등에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며 자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키워줬다. 자연의 변화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철마에서 지천에 널린 꽃 보고 새 소리 들으며 자란 아이들은 4대강 사업에 대한 뉴스를 접하면서 가슴 아파 할 줄도 알고 자연을 보고 감동할 줄도 아는 감수성을 가졌다.
고입을 앞두고 있는 중3년생 아들은 진로를 미처 구체적으로 고민해 주지 못해 미안해 하는 엄마에게 “대신 엄마는 다른 많은 걸 가르쳐주고 느끼게 해 주셨잖아요”라며 따뜻한 위안의 말을 건넬 줄 아는 착한 아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 회원이었던 남편도 환경 운동에 대한 생각을 함께 나누며 아내의 일을 지지해 주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그는 지금 생태도시 계획 공부를 위해 석사 과정을 밟으며 공부 중이다.
“도시가 생태적으로 바뀌는 게 중요해요. 도시든 집이든 계획 단계부터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고 친환경적으로 잘 설계하는 것이 중요해요.”
지속가능한 생태 도시를 향한 그의 도전은 계속된다.

박성진 리포터 sj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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