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성폭행살인범 ‘사형’

지역내일 2009-10-16
강간치상·납치강간으로 중형 선고 … 출소 후 또 강간살해
두 차례 가석방으로 풀려나 … “정신병 없고 치밀하게 범행”

수차례 미성년자 강간과 납치 등으로 중형을 선고받고도 출소 후 사실혼 관계의 아내와 의붓딸, 아내의 조카까지 성폭행하고 살해한 40대 남성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말솜씨도 좋고 잘 생긴 외모를 가진 이 모씨. 하지만 그는 인면수심의 짐승이었다. 강간치상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은 이씨는 집행유예 기간에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여학생을 성폭행해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의 동거녀인 A씨가 임신 8개월인 때였다.
이씨는 집행유예가 취소돼 징역 3년 6월을 복역해야 했지만 교도소 생활을 성실히 했다는 이유로 형기 만료 6개월 전에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3년이라는 교도소 복역기간은 그의 성폭행 본능을 전혀 바꿔놓지 못했다. 이씨는 출소 후에 같은 동네에 사는 여자 어린이를 납치해 성폭행하고 심지어 몸값까지 요구했다.
다시 법정에 선 이씨에게 법원은 유기징역 최고형인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교도소에서 이씨는 형기만료 1년을 앞두고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보호관찰을 받는 기간에 이씨는 회사에 취직에서 열심히 일하고 교회에서 봉사활동도 벌이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았다.
외적인 모습은 사회에 적응하는 평범한 시민이었지만 그의 감춰진 성폭행 본능은 얼마 지나지 않아 되살아났다.
이씨는 2005년 12월 출소한 후 과거 자신의 동거녀인 A씨가 남편과 별거하고 있는 틈을 타고 접근했다. 과거에 이씨가 미성년자 성폭행범으로 밝혀지면서 A씨는 그의 곁을 떠났지만 다시 만난 두 사람은 급속히 가까워졌다. 비극은 이씨가 A씨 집에 들어가 살면서 벌어졌다.
이씨는 지난 5월 집에서 A씨 오빠의 딸 B(16)양을 성폭행한 후 손과 발을 묶어 여행용 가방에 넣은 채 승용차 트렁크에 싣고 다녔다. 그는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치밀한 행동을 벌였다. 실종신고를 자신이 직접했고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B양을 차 트렁크에 태운 채로 A씨를 만나기도 했다. 특히 아이의 핸드폰을 이용해 주변 인사들에게 ‘나 어디 가고 있어’라는 문자메시지를 남겼다. 결국 B양은 질식사했다.
출소 후 벌인 첫 성폭행이 다시 그의 본능의 불을 붙였다. 이씨는 일주일 후 집에서 A씨가 다른 남자와 결혼해 낳은 딸 C(19)양을 성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했다. 그날 저녁에도 A씨를 만나 차에서 성폭행하고 목졸라 살해했다. 다음날 새벽 곧바로 동거녀의 여조카(18)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성폭행하고 자신의 친딸(22)도 성폭행했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합의1부(윤강열 부장판사)는 15일 강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이미 17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복역하고도 출소한 지 4년도 못돼 범행한 점에 비춰 재범의 위험성이 높고 피해자, 유족들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반인륜적이고 엽기적인 범행으로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재판과정에서 범행을 모두 자백했다.
재판부는 공주치료감호소에 이씨의 정신감정을 의뢰했지만 ‘반사회적인 성향이 있을 뿐 정신질환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재판부 관계자는 “정신질환이 없고 광란이 아닌 정상적인 상태에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은 이중성격의 사이코패스로 보인다”며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 학계에서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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