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맏며느리 이정화 여사는

지역내일 2009-10-07
‘조용한 내조’로 현대·기아차 성장에 큰 몫

지병으로 별세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부인 고 이정화 여사는 현대가 며느리들의 전형적인 모습대로 평생 남편을 묵묵히 뒷바라지한 인물로 전해지고 있다. 정 회장이 현대·기아차를 세계 5~6위의 생산량을 자랑하는 굴지의 자동차 메이커로 키워낼 수 있었던 데에는 이 여사의 ‘조용한 내조’가 큰 몫을 했다는 게 현대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북한에 고향을 둔 평범한 실향민 집안의 셋째딸로 알려진 이 여사는 좀처럼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1남 3녀를 길러냈다. 숙명여고를 졸업한 후 현대건설 비서실에서 근무하다 정 회장을 만나 연애결혼을 했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장남 정의선씨는 최근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영훈의료재단선병원 이사장인 선두훈씨와 결혼한 맏딸 성이씨는 현대·기아차그룹 광고 계열사인 이노션의 고문을 맏고 있다.
둘째 딸 명이씨의 남편 정태영씨는 현대캐피탈 사장이고 셋째 딸 윤이씨의 남편 신성재씨는 현대하이스코 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이 여사는 다른 재벌가에 비해 유난히 외부 활동을 자제하며 남편을 내조했던 정주영 명예회장의 부인 고 변중석 여사의 모습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여사는 특히 손위 동서인 이양자씨가 1991년 암으로 세상을 뜬 이후로 범 현대가의 실질적인 맏며느리 역할을 해 왔다.
서울 한남동 자택에 살던 이 여사가 정 명예회장 생전에 시댁인 청운동으로 매일 새벽 3시30분이면 달려가 아침 준비를 하곤 했던 일은 잘 알려진 일화다.
시어머니인 변 여사가 1989년부터 18년간 병원 신세를 졌기 때문에 식구가 많기로 유명한 현대가의 아침 준비는 이 여사 등 며느리들의 몫이었다. 이 여사는 현대차 및 관계사 공식 행사에 참석하는 일이 드물었던 대신 병석에 누워 있던 시어머니를 돌보는 일에 헌신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정과 가문을 돌보는 일에 30~40년 세월을 바쳤던 이 여사가 재계에 이름을 알린 것은 2003년부터이다. 당시 이 여사는 현대차그룹의 레저분야 계열사인 해비치리조트 이사직을 맡은데 이어 2005년에는 대표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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