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 아끼지 않는 인정 넘치는 ‘연천망향비빔국수 일산점’

지역내일 2009-09-25
요즘 길을 가다보면 국수집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걸 볼 수 있어요. 쫄깃한 면발과 매운 양념, 따끈한 국물로 우리네 입맛을 사로잡는 국수의 정겨운 매력 때문이겠지요.
우리 동네에는 유난히 맛있는 국수집들이 많은 것 같아요. 특히 초록색 간판의 ‘연천망향비빔국수’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어요. 그동안 이 곳은 비빔국수 한 메뉴만 취급해 왔는데 지난 9월 1일부터 잔치국수를 선보이고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쌀쌀한 날씨엔 따끈한 잔치국수
1968년 연천 궁평리 부대 앞에서 시작되어 40여 년간 군인들의 입소문을 타고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연천망향비빔국수집(이하 망향국수).
작년 8월 고양시 법곳동에 망향국수 일산점이 문을 열어, 국수 마니아들은 “본점까지 가야하는 수고로움을 덜었다”며 반가워했다. 지난 1년 동안 매운 양념의 비빔국수 단일메뉴만 맛 볼 수 있었는데, 올 9월부터는 따끈한 국물의 잔치국수를 메뉴에 추가했다.
“단골손님들이 비가 오고, 날씨가 쌀쌀해지면 자꾸 따뜻한 국물이 생각난다고 하셔서 잔치국수를 내놓게 되었어요. 아직 한 달도 채 안되었는데 비빔국수만큼이나 인기가 있어요.”
망향국수 일산점 사장은 “잔치국수는 무엇보다도 육수가 중요하다”고 말을 잇는다. 망향국수에서는 국내산 멸치와 황태, 다시마, 양파, 파뿌리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은근한 불로 장시간 끓여 육수를 만들어낸다. 특히 신선한 재료를 아끼지 않고 사용하는 것과 적절한 불 조절이 시원하고 깊이 있는 육수의 비결이라고 한다. 밤새 알코올에 시달린 사람들은 속이 확 풀리는 육수 때문에 잔치국수를 ‘해장용’으로 찾기도 한다고.
망향국수의 면발은 도톰한 중면을 사용한다. 포천에 있는 연천망향국수 자체공장에서 직접 뽑아오는 국수로, 손님들이 주문할 때마다 그 때 그 때 바로 삶아 내기 때문에 면발이 유난히 쫄깃하다. 잔치국수에는 유부, 호박, 파, 당근, 김가루가 색 곱게 고명으로 올려 나온다. 칼칼한 국물맛을 원하면 청양고추와 고춧가루가 듬뿍 든 밑양념으로 간을 맞추면 된다. 잔치국수는 냉면그릇 크기의 스텐그릇에 한가득 담겨 나오는데, 그 양도 푸짐하다. 국수와 함께 담백한 백김치도 내온다.

인정과 웃음이 넘치는 망향국수집
망향국수에는 비빔국수와 잔치국수 외에 사이드메뉴로 만두가 있다. 만두피가 유난히 부드럽고 속도 알차서 국수 못지않게 인기를 끌고 있다. 박 실장이 추천하는 ‘만두 맛있게 먹는 법’은, 비빔국수의 양념국물을 만두의 소스로 찍어 먹으라는 것. 순한 맛의 만두와 강하게 매운 비빔양념이 어울려 또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둥굴레를 넣고 직접 끓인 구수한 둥굴레차도 매운 입맛을 잘 중화시켜준다.
망향국수는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밤 9시에 문을 닫을 때까지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 때 뿐 아니라 그 사이사이 새참용으로 드시러 오는 분들이 많아요. 쉴 틈이 없죠.” 심지어 이틀에 한번 꼴로 오는 단골손님들도 있단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방에 누워있으면 이 집 생각이 나. 아무래도 중독인 것 같은데, 국수에다 뭐 넣었냐?”고 농담을 해 오신다. 입맛이 까다로운 여성들도 한 번 먹어보면 지인들에게 소개에 소개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일하는 남성들도 푸짐한 양 때문에 “아~ 배부르게 잘 먹었다”는 인사를 건네온다. 주말이면 가족 단위의 손님들로 넘친다. 이처럼 망향국수는 동네 사랑방 같다.
식사비도 선불이고, 물도 셀프지만 고향집 같은 인상과 손님의 요구에 충실한 서비스로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박성숙 실장의 “안녕하세요~오~옹, 어서오세요~오~옹, 안녕히 가세요~오~옹”하는 말끝이 올라가는 독특한 인사법과 친절한 웃음도 이 집의 명물이 되고 있다.
푸근한 인심을 선사하는 박 실장은 “‘연천망향국수’라는 이름값대로 새롭게 선보이는 잔치국수도 수준 높은 맛을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망향국수는 100석의 탁 트인 넓은 홀과 고즈넉한 주변 환경을 갖추고 있다. 나들이 나온 사람들의 기분을 잘 맞춰준다고나 할까?
입맛 없을 때 간편하게 먹기에 안성맞춤인 국수. 그렇게 간단한 메뉴지만 ‘음식은 재료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기본에 충실했던 것이 연천망향국수집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비결인 것 같다.
문의 031-912-8284
정경화 리포터 71khj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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