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Ⅴ

이번 추석엔 평화 밥상 차려볼까요?

지역내일 2009-09-25

경쟁사회, 초고속 사회를 살다보니 자꾸만 먹거리를 소홀히 하게 됩니다. ‘대충 빨리 먹고 배고픈 것만 면하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살다보니 가끔은 ‘살기 위해 먹는 것인지, 먹기 위해 사는 것인지’ 도통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음식은 인간의 생존,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자연음식연구가로 소박한 자연요리 전파를 위해 책도 내고 강의도 진행하는 문성희 선생님을 만나고 깨닫게 된 것입니다. 얼마 전 선생님의 책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책 속에는 오랜 시간 사람과 자연, 마음의 평화를 주는 음식에 대해 연구해 온 선생님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몸과 마음에 평화를 주는 음식을 찾아
20년간 요리학원 원장으로 살아왔던 문성희 선생은 맛있고 화려한 요리를 만들고 멋진 요리상을 차리는데 몰두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만든 화려한 음식에 회의를 느꼈다. ‘생명을 살리는 음식이 대체 무엇일까?’ 스스로 내던진 화두에 답을 찾기 위해 그는 요리학원을 그만 두었다. 그런 음식을 찾기 위해선 마트가 아닌 밭으로 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후 텃밭을 일구며, 거친 밥과 푸성귀, 생식가루를 먹고 살았다. 그러는 동안 몸이 변하고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끼면서 이웃과 함께 자연식 밥상을 나누었다. 또한 자연음식연구가로 활동하며 ‘문성희의 자연식 밥상’ 강좌를 진행해 왔다. 그는 “조리를 최소화하고, 양념을 적게 사용해 재료의 신선한 맛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사람의 몸과 마음을 평화롭게 만든다”며 “이와 같이 간결하고 소박한 밥상은 영양과 생명이 가득해 어른 아이 모두 건강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식 밥상은 불은 물론, 물과 세제의 사용도 현저히 줄일 수 있고, 조리 시간과 일손을 줄일 수 있어 부엌일을 즐겁게 만들어 줍니다. 기쁜 마음으로 만든 음식엔 사랑과 행복의 에너지가 담기게 되고, 이는 먹는 사람도 충만하게 만들어 주죠.”
문성희 선생은 현재 정발산동에서 자연식 밥상에 대한 강좌를 진행하고 있으며, 요리에 대한 강좌 외에도 마음에 평화를 전하는 작은 음악회와 바느질 모임 등을 운영하고 있다.

평화가 깃든 밥상
문성희 선생이 선보인 책, <평화가 깃든="" 밥상="">엔 열두 차림의 밥상과 일곱 죽상,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아이들 간식과 다섯 가지 김치, 채식 요리 소스와 효소 등이 담겨있다. 대부분의 레시피는 누구나 따라할 수 있도록 쉽고 간결하다. 또한 30년간 음식을 만들어 온 선배 주부의 살림 지혜가 곳곳에 담겨 있다. 무엇보다 그는 주부들이 부엌일의 즐거움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이다. 쉽고 즐겁게, 평화로운 마음으로 요리를 해야 평화가 깃든 밥상을 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성희 선생은 “부엌일은 하찮고 귀찮은 일이 아닌, 우리의 생명을 다루는 중요하고 고귀한 일”이라며 “엄마들이 약이 되고 생명이 되는 음식을 만든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하다보면 즐겁고 감사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쉽고 즐거운 요리를 위하여
1 부엌을 먼저 정돈하세요. 주변이 지저분하면 일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요.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치우고 냄비 두어 개, 그릇 몇 개, 수저와 젓가락 몇 개만 내어 놓아요.
2 주변을 정리한 후 요리에 쓰일 재료를 손질해요. 생기 가득한 재료는 뿌리부터 껍질까지 통째로 먹는 것이 몸에 더 좋답니다. 감자나 고구마, 무 같은 것들은 깨끗이 씻어 껍질째 씁니다. 밤이나 은행 같은 것도 겉껍질만 벗기고 속껍질은 그대로 쓰세요. 처음엔 생소하지만 한두 번 요리해 먹어보면 익숙해지고, 오히려 간편하고 영양도 좋아 선호하게 될 거예요.
3 씻다가, 썰다가, 익히다가 하는 식으로 두서없이 이 일 저 일 섞지 마세요. 손질할 땐 모든 재료를 손질해 놓고, 씻을 땐 모든 재료를 함께 씻어 놓고, 썰 땐 모든 재료를 다 썰어 요리할 순서대로 접시에 담아 두세요.
4 요리를 만들 땐 그릇을 씻어가며 하는 게 좋아요. 이 그릇 저 그릇 다 내어 사용하다보면 한 것도 별로 없는데 설거지 거리만 산더미입니다. 그러다보면 다시 요리하기 싫어지니 설거지 거리를 미리 미리 줄이는 게 좋아요.

#추석에 차리는 평화밥상
◆무호두탕국
재료 : 무 1/3개, 연근 1/3개, 말린 표고버섯 4개, 느타리버섯 2줌, 밤 4개, 호두 4개, 다시마 1조각
양념 : 집간장 3~4큰술, 참기름 1큰술

1 먼저 말린 표고버섯과 다시마를 찬물에 불렸다가 건져서 1cm 크기로 썰고, 우린 물은 버리지 않고 국의 맛물로 사용한다.
2 무, 연근, 밤, 느타리버섯도 같은 크기로 썬다.
3 썰어 놓은 무, 연근, 밤, 느타리버섯, 표고버섯을 냄비에 넣고 센불에서 참기름과 간장으로 볶는다. 간장이 스미면서 재료에서 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중불로 낮춰 국물이 자작자작해질 때까지 충분히 볶아 준다.
4 1의 맛물을 붓고 푹 끓인다. 재료에서 나온 국물이 연한 갈색이 나기 시작하면 호두와 다시마를 넣고 떠오르는 거품을 잘 걷어 내줘야 맑은 국이 된다.

TIP 국, 찌개에는 생표고버섯보다 말린 표고버섯을 넣어야 국물 맛이 깊어진다. 양송이 버섯도 다른 종류의 버섯보다 국물 맛을 깊게 하니 있다면 써도 좋다. 우리나라의 대표 국물 요리인 국의 맛을 잘 내는 비결은 재료와 장맛의 어울림이므로, 국물 안에서 서로 어우러질 수 있게 충분히 시간을 들여 끓이는 게 중요하다.

◆채소전유어
재료 : 통밀가루 1컵, 메밀부침가루 4/5컵, 도토리 부침가루 1/2컵, 배춧잎 4장, 무 1/4개, 당근 1/2개, 연근 1/2개, 고추 10개, 치자 3~4개
양념 : 구운 소금 2 작은술, 현미유 1/2컵, 양념간장(집간장 2큰술, 식초 1큰술)

1 치자는 반으로 쪼개 물에 담가 노란 물이 우러나오면 체에 거른다.
2 당근과 연근은 2~3mm 두께로 썰고, 무는 같은 두께로 반달썰기를 해서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배춧잎은 줄기 부분을 방망이로 살살 두드려 준비하고, 고추는 꼭지를 조금 남긴 채 반으로 쪼갠다.
3 2의 모든 재료에 마른 통밀가루를 묻혀둔다.
4 통밀가루는 치자물로 반죽하고, 메밀부침 가루와 도토리부침 가루는 각각 물로 반죽한다(가루와 물은 1:1). 반죽할 때 소금을 조금 넣어 준다.
5 팬이 달궈지면 현미유를 두르고 반죽 옷을 살짝 입혀 채소들을 부친다. 노릇하게 구워지면 양념간장에 찍어 먹는다.

TIP 치자물을 우릴 때는 보통 1시간 정도 담그면 진한 노란색이 우러나는데, 시간이 없을 때는 잠깐만 담가 우려도 된다. 치자는 가까운 재래시장의 건어물 가게나 쌀가게에서 구입할 수 있다.

◆두부표고호박구이
재료 : 두부 1모, 애호박 1/2개, 표고버섯 5개, 새송이버섯 1~2개, 솔잎 조금
양념 : 구운 소금 1큰술, 현미유 2큰술, 집간장 1큰술, 식초 1/2큰술, 참기름 1/2큰술, 통깨 조금

1 두부는 도톰하게 10조각으로 썰고, 애호박은 2~3mm 두께로 썬다. 표고버섯은 물기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여 미끌거리므로 물에 씻지 않고 어슷하게 저며 썰고, 새송이버섯은 모양대로 얇게 썬다.
2 버섯은 기름을 두르지 않고 수분을 없애주는 정도로 노릇하게 구워 소금과 참기름으로 살짝 버무려준다.
3 애호박도 같은 방법으로 굽고, 두부는 물기가 많아 잘 구워지지 않으므로 현미유를 약간 두르고 소금을 뿌려 노릇하게 구워준다.
4 준비한 두부와 애호박, 표고버섯을 보기 좋게 담아 간장, 식초, 통깨를 넣은 소스를 뿌려주고, 솔잎을 깔고 새송이버섯을 곁들인다. 새송이버섯은 곁들이라 없어도 상관없다.

TIP 유기농가에서 재배한 버섯은 깨끗해서 물에 씻지 않아도 되니 바로 굽는다. 쫄깃한 버섯의 향과 맛을 살리려면 기름을 두르지 않고 구워야 한다.

◆겨자채
재료 : 무 1/6개, 미나리 3줄기, 배 1/2개, 밤 4~5개, 대추 5~6개, 숙주 1줌, 잣 1큰술
양념 : 겨자가루 1큰술, 꿀 2큰술, 식초 2~3큰술, 구운 소금 2작은술

1 무, 밤, 대추, 배는 채 썰어두고, 미나리는 숙주 길이로 썰어 숙주와 함께 살짝 데쳐둔다.
2 겨자가루에 따끈한 물 1큰술을 넣고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로 되직하게 개어 김 오른 냄비 뚜껑 위에 10분 정도 엎어두었다가, 꿀, 식초, 소금으로 간하여 달콤한 겨자소스를 만든다.
3 잣은 밑에 창호지를 깔고 칼로 곱게 다진다.
4 1에 잣가루를 뿌리고 겨자 소스를 넣어 가볍게 버무린다.

TIP 겨자채는 매운 잡채라고 하여 우리나라 궁중 요리 중의 하나인데, 서양 요리의 샐러드에 비할 수 있는 생채 요리로 고급스러운 맛이 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