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회사, 약사인력 수급 난항

약사 “마케팅에서 약사 배제하지 말라”/회사 “약사는 마케팅에 필수 인력 아니다”

지역내일 2001-07-23
국내 제약업계가 여성을 인정하지 않는 기업문화로 인해 마케팅 분야의 약사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회사들이 마케팅에 약사 인력을 배제하는 분위기에 약사들이 반발해 회사를 떠나고 있으나 회사 내부의 약사와 비약사간의 갈등과 의약분업으로 인한 약사인력 수요가 증가해 국내 제약회사 마케팅 분야에 약사인력이 아예 사라질 상황에 놓였다.
종근당은 최근 마케팅에 프로덕트매니저(PM, 품목 매니저)/어시스턴트매니저(AM, 보조매니저) 제도를 도입하면서 기존 약사들을 모두 AM으로 배치하고 영업인력만 PM을 맡게해 약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반발의 요지는 “왜 약사들은 모두 보조 업무만 맡게하냐”는 것. 약사측은 “회사가, ‘영업경력은 모두인정, 학술·개발 경력은 반만 인정’이라는 해괴한 규정을 만들어서 약사들의 경력이 PM 경력 요건에 만족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케팅 부서 약사 7명이 동시에 사의를 밝히자 간부진이 해당 규정을 백지화하고 상황진화에 나섰다.
업계 매출 3위인 유한양행도 마케팅에서 제외돼 있다. 회사관계자는 “마케팅을 맡기 위해서는 영업경험이 필수적이지만 약사 대부분이 여자들이라 영업을 원하지 않는데다 약사는 의약품 마케팅에 필수인력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약사들은 “외국계 회사들은 마케팅 인력의 상당수가 약사”라며 “여자가 마케팅을 맡는다고 해서 실적이 떨어진다는 것은 여성 차별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유한의 고졸 여직원의 경우 결혼 후에는 퇴사가 당연시돼 기혼직원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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