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 후보자 청문회 통과할까

지역내일 2009-08-14
추가 위장전입, 장인 5억원 증여 출처 논란
신뢰성 도마에… 김 후보자측 “큰 문제 없다”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김 후보자 측은 두 차례에 걸쳐 리허설을 갖는 등 청문회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이 결정적 하자로 이어지지 않는 이상 청문회를 통과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자질과 능력, 리더십 검증에 주력하겠다던 민주당이 태도를 바꿔 김 후보자의 도덕성과 재산문제를 면밀히 파고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번 청문회도 간단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청문회 당일 김 후보자를 가장 곤혹스럽게 할 검증 대목은 위장전입이다. 김 후보자는 두 자녀를 강남 소재 학교에 보내기 위해 두 차례 위장전입을 했다. 92년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살았던 김 후보자는 초등학교 6학년인 첫째 딸을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세화여중에 보내기 위해 1년간 부인과 딸의 주소를 서초구 반포동 지인의 집으로 옮겼다.
또 김 후보자는 97년 주미 대사관 법무협력관으로 근무하다 귀국하면서 가족 전체의 주소를 반포동에 있는 또 다른 지인의 집으로 옮겼다. 두 딸을 반포동 학교로 보내기 위한 목적 이었다. 이는 주민등록법상 허위 신고에 해당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처할 수 있는 위법행위다. 김 후보자는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위장전입 사실을 시인했다.

◆후보자는 서울에, 부인과 딸은 장흥에 전입 = 김 후보자가 추가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87년 전남 장흥지청으로 발령을 받은 후 자신의 주소지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장인 집으로 옮겼다. 부인 이 모씨와 딸은 장흥지청 검사 관사로 전입했는데, 세대주인 김 후보자는 옮기지 않은 것이다.
김 후보자 측은 “지방발령이 잦은 검사 업무 특성상 실제 거주지로 전입신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세대주가 사실대로 신고할 것을 규정한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것은 마찬가지다.
김 후보자의 부인인 이씨가 장인으로부터 받았다고 하는 무기명 채권 5억원도 논란거리다. 장인 이 모씨는 98년 5년 만기 액면가액 5억원짜리 무기명 채권을 딸에게 증여했다. 당시 정부는 지하자금 등을 끌어내기 위해 한시적으로 비과세 무기명채권을 발행했었다.
일반자산이었다면 1억원 이상의 증여세를 냈어야 했으나, 이씨는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정부 정책에 따라 증여세를 낼 의무가 없었던 것이다. 이씨는 5년 후 무기명 채권을 현금화해 모 종금사에 5억7000만원을 고스란히 예치했다. 김 후보자의 장인이 상속세를 내지 않기 위해 딸에게 거액의 무기명채권을 증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자금 출처에 의심쩍은 부분이 있다. 장인은 70년대초에 공군 장성으로 전역했다. 결혼한 지 20여년된 딸에게 5억원을 증여한다는 것도 이해되지 않지만, 장인은 80년대에 당시 시가로 1억원이었던 상도동 대림아파트에 살았다. 82년 12월에 사 89년 11월에 팔았는데, 아파트에는 4500만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 그리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던 것이다. 딸에게 무기명 채권을 준 98년도에 이 아파트 시가가 2억5000만원 정도였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측은 “장인의 생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할 뿐더러 개인의 사생활에 속하는 부분”이라고 답변했다.

◆실무자가 연말정산 처리, 이중공제 몰라 = 김 후보자가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연말소득공제에서 배우자 공제를 신청해 매년 100만원의 세금을 되돌려 받은 것도 문제다.
부인 이씨는 당시 종로 경운동 상가의 임대료 수입과 펀드 수익 등으로 인해 세무서에 종합소득신고를 하고 소득세를 냈다. 이중소득공제는 소득세법 위반에 해당한다.
김 후보자 측은 “늘 하던 대로 연말정산을 실무자가 조치해줘 그 같은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해명이라고 하기에는 궁색한 면이 없지 않다. 김 후보자가 부인의 소득을 몰랐을 리 없을뿐더러 실무자가 연말정산 처리를 해줬다고 해도 마지막 확인은 김 후보자가 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 후보자의 신뢰성이 쟁점으로 형성되고 있다. 김 후보자는 호화 취미 논란이 일었던 요트에 대해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훈련을 받은 후 부산서 통영까지 딱 한차례 협회 임원, 선수들과 함께 다녀왔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몇 차례 요트를 탔던 것으로 해명이 바뀐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김 후보자는 취미였던 풍수지리에 대해 93년 제천지청장 시절 이후로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2007년 대전지검장 시절 대전대학교 철학과 교수 주선으로 대학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이 문제되자, 그 교수와의 교류를 인정하는 것으로 물러섰다. 그 교수는 주역학회와 동양철학학회 회장을 지낸 인사다. 김 후보자 측은 “신뢰성 문제는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일 뿐”이라며 “미스코리아 심사위원료나 강연료 등을 받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는데, 돈 자체를 받은 일이 없다”고 밝혔다.
청문회 당일 김준규 후보자가 여야 국회의원들의 검증공세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궁금해진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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