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여자에게 어떤 의미일까? 요즘처럼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많지 않았던 40~50대의 여성들에게 있어 결혼은 자신의 이름보다는 아내와 엄마라는 이름에 안주하는 경계선인지도 모른다.
15년 넘게 궁중떡 전통죽 폐백이바지 사찰음식 푸드코디네이터 테이블세팅 차문화 약선음식 등 음식에 관한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고, 장항동에서 퓨전 떡 카페 ‘어가행렬’을 운영하다 현재 파주 금능동 샤브샤브 전문점 ‘어가행렬’을 운영하고 있는 유은희 대표.
그는 결혼 후에도 계획을 세우며 자신의 미래를 준비했다. 경계선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출발선, ‘아줌마’란 의미는 안주가 아니라 목표를 향해 더 뚝심 있게 나아갈 수 있는 ‘힘’이라는 그를 만났다.
10년 내다보고 미래 계획 세워
“한 번 계획을 세우면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뚝심은 좀 있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여는 유은희 대표. 무슨 일을 하던 그는 단기적인 것보다 적어도 10년을 내다보고 목표를 세운다고 한다. “자아실현이든 물질적 이득을 위해서든 주부들 대부분 무엇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다 갖고 있지만 짧은 시간에 어떤 결과물을 얻으려고 하다 보니 결국 얻는 것 없이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그는 “1~2년 해서 전문가가 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아이들이 유치원에 입학하면서부터 10년 후의 미래 계획을 세웠다는 그가 처음에 선택한 것은 유아교육. 아이들을 위해 그 공부가 유용하지 않을까 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 ‘과연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한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바로 ‘음식’이었다.
똑같은 재료로 만들었는데도 유독 그가 만든 음식은 “참 맛있다”는 칭찬을 자주 들었던 터라 한식 양식 중식 베이커리 등 생활음식을 배우고 홈파티부터 시작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는 “하나를 하더라도 확실하게 배우고 끝까지 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한국전통음식연구원의 윤숙자 교수 밑에서 전통음식과 사찰음식 폐백이바지 떡 장 담그기 등 음식 전반에 걸친 전문성을 키웠다.
단아하고 부드러운 외모와 달리 음식에 관한 한 누구보다 강한 의지와 열정으로 매진해 온 그는 세계음식요리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고양문화재단 킨텍스 등이 주최하는 전시회·공연에서 내외빈들을 위한 파티플랜을 맡는 등 대외적으로도 음식전문가로서의 입지를 굳혀왔다.
힘들 때도 많았지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아
처음 음식 공부를 시작하면서 “10년은 해야 한다”고 마음먹고 들어선 길이지만 결혼을 하고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면서 경제적 정신적으로 어려움도 많았다.
음식을 배우고 나면 그에 맞는 푸드스타일을 배워야 하고, 푸드스타일을 하기 위해서는 테이블세팅에 필요한 풍선장식과 꽃꽂이 등을 배워야 하는 등 하면 할수록 끝이 없는 것이 음식 공부라고 한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지만 주부로서의 역할도 어쩔 수 없이 소홀해질 때가 많았고 물질적으로도 투자가 많아지는 등 힘들 때가 많았다는 유은희씨. 그에게 가장 큰 적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토로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15년 외길을 걸어오면서 힘든 적은 있었어도 좌절하거나 포기한 적은 없었다고. 넘어지고 일어나는 과정을 거듭하면서도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아줌마이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한 때 ‘아줌마는 나라의 기둥’이라는 시민단체에서 간사로 활동한 바 있는 그는 “남성들과의 차별화나 힘겨루기가 아닌 여성들 스스로 비사회적 존재로 상당부분 왜곡되어 있는 아줌마 상을 바로 잡고 소극적인 삶의 방식을 적극적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일은 힘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 포기할 수 없었고,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깨우쳐나가는 과정이 즐겁고 행복하다.”
이쯤 되면 그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즐겁고 행복했다고 하지만 과연 그의 남편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진다. “남편의 외조가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지 못할 것”이란 말 그대로 그의 남편은 뒤에서 묵묵히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을 아낌없이 지원해주는 든든한 백그라운드다. 아이들 공부시키는 것도 아니고 아내의 공부를 위해 싫은 소리 한번 한 적 없는 남편과 늘 “우리 엄마 대단하다”고 격려해주는 아이들, 가족이 그에겐 또 다른 힘이다.
음식으로 병을 치료하는 전문병원 세우고파
윤 대표는 지난 해 원광디지털대학 한방건강학과를 졸업하면서 ‘약선사’ 자격을 취득했다.
약선이란 음식으로 병을 치료하는 학문. 배움에 끝이 없다는 것을 일을 하면서 많이 느낀다는 그는 “다양한 분야에 공부를 많이 해놓으면 작업을 할 때 자유롭게 응용하고 창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좋다”고 한다.
떡 카페를 거쳐 지금은 샤브샤브 전문점까지 낸 그의 화두는 “먹는 음식으로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것. 오랫동안 꿈꾸어왔던 하나를 이루기 위해 그는 그가 머무르는 과정마다 최선을 다해 음식을 만들고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이런 엄마의 신념이 이심전심으로 전해졌는지 딸은 중의학을, 아들은 침구를 공부하고 있다. 아직도 그의 꿈은 현재진행형, 10년 후의 그의 꿈은 아이들의 전공과 약선을 접목한 전문병원을 만드는 것이다.
그를 만나고 나니 어깨에 힘이 팍 들어간다. 나도 ‘我줌마’니까!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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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넘게 궁중떡 전통죽 폐백이바지 사찰음식 푸드코디네이터 테이블세팅 차문화 약선음식 등 음식에 관한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고, 장항동에서 퓨전 떡 카페 ‘어가행렬’을 운영하다 현재 파주 금능동 샤브샤브 전문점 ‘어가행렬’을 운영하고 있는 유은희 대표.
그는 결혼 후에도 계획을 세우며 자신의 미래를 준비했다. 경계선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출발선, ‘아줌마’란 의미는 안주가 아니라 목표를 향해 더 뚝심 있게 나아갈 수 있는 ‘힘’이라는 그를 만났다.
10년 내다보고 미래 계획 세워
“한 번 계획을 세우면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뚝심은 좀 있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여는 유은희 대표. 무슨 일을 하던 그는 단기적인 것보다 적어도 10년을 내다보고 목표를 세운다고 한다. “자아실현이든 물질적 이득을 위해서든 주부들 대부분 무엇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다 갖고 있지만 짧은 시간에 어떤 결과물을 얻으려고 하다 보니 결국 얻는 것 없이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그는 “1~2년 해서 전문가가 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아이들이 유치원에 입학하면서부터 10년 후의 미래 계획을 세웠다는 그가 처음에 선택한 것은 유아교육. 아이들을 위해 그 공부가 유용하지 않을까 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 ‘과연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한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바로 ‘음식’이었다.
똑같은 재료로 만들었는데도 유독 그가 만든 음식은 “참 맛있다”는 칭찬을 자주 들었던 터라 한식 양식 중식 베이커리 등 생활음식을 배우고 홈파티부터 시작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는 “하나를 하더라도 확실하게 배우고 끝까지 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한국전통음식연구원의 윤숙자 교수 밑에서 전통음식과 사찰음식 폐백이바지 떡 장 담그기 등 음식 전반에 걸친 전문성을 키웠다.
단아하고 부드러운 외모와 달리 음식에 관한 한 누구보다 강한 의지와 열정으로 매진해 온 그는 세계음식요리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고양문화재단 킨텍스 등이 주최하는 전시회·공연에서 내외빈들을 위한 파티플랜을 맡는 등 대외적으로도 음식전문가로서의 입지를 굳혀왔다.
힘들 때도 많았지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아
처음 음식 공부를 시작하면서 “10년은 해야 한다”고 마음먹고 들어선 길이지만 결혼을 하고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면서 경제적 정신적으로 어려움도 많았다.
음식을 배우고 나면 그에 맞는 푸드스타일을 배워야 하고, 푸드스타일을 하기 위해서는 테이블세팅에 필요한 풍선장식과 꽃꽂이 등을 배워야 하는 등 하면 할수록 끝이 없는 것이 음식 공부라고 한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지만 주부로서의 역할도 어쩔 수 없이 소홀해질 때가 많았고 물질적으로도 투자가 많아지는 등 힘들 때가 많았다는 유은희씨. 그에게 가장 큰 적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토로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15년 외길을 걸어오면서 힘든 적은 있었어도 좌절하거나 포기한 적은 없었다고. 넘어지고 일어나는 과정을 거듭하면서도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아줌마이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한 때 ‘아줌마는 나라의 기둥’이라는 시민단체에서 간사로 활동한 바 있는 그는 “남성들과의 차별화나 힘겨루기가 아닌 여성들 스스로 비사회적 존재로 상당부분 왜곡되어 있는 아줌마 상을 바로 잡고 소극적인 삶의 방식을 적극적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일은 힘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 포기할 수 없었고,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깨우쳐나가는 과정이 즐겁고 행복하다.”
이쯤 되면 그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즐겁고 행복했다고 하지만 과연 그의 남편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진다. “남편의 외조가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지 못할 것”이란 말 그대로 그의 남편은 뒤에서 묵묵히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을 아낌없이 지원해주는 든든한 백그라운드다. 아이들 공부시키는 것도 아니고 아내의 공부를 위해 싫은 소리 한번 한 적 없는 남편과 늘 “우리 엄마 대단하다”고 격려해주는 아이들, 가족이 그에겐 또 다른 힘이다.
음식으로 병을 치료하는 전문병원 세우고파
윤 대표는 지난 해 원광디지털대학 한방건강학과를 졸업하면서 ‘약선사’ 자격을 취득했다.
약선이란 음식으로 병을 치료하는 학문. 배움에 끝이 없다는 것을 일을 하면서 많이 느낀다는 그는 “다양한 분야에 공부를 많이 해놓으면 작업을 할 때 자유롭게 응용하고 창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좋다”고 한다.
떡 카페를 거쳐 지금은 샤브샤브 전문점까지 낸 그의 화두는 “먹는 음식으로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것. 오랫동안 꿈꾸어왔던 하나를 이루기 위해 그는 그가 머무르는 과정마다 최선을 다해 음식을 만들고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이런 엄마의 신념이 이심전심으로 전해졌는지 딸은 중의학을, 아들은 침구를 공부하고 있다. 아직도 그의 꿈은 현재진행형, 10년 후의 그의 꿈은 아이들의 전공과 약선을 접목한 전문병원을 만드는 것이다.
그를 만나고 나니 어깨에 힘이 팍 들어간다. 나도 ‘我줌마’니까!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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