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600을 오르내리면서 투자자들의 펀드환매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주식형펀드의 경우 대부분 플러스 수익률로 올라섰지만 거치식펀드를 들었거나 적립식펀드였더라도 금융위기 이후 불입을 그만뒀던 투자자들은 아직도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헤매고 있다. 해외펀드 투자자는 더욱 심란하다. 지역에 따라서는 아직도 반토막인 펀드가 많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마이너스 수익률을 지켜봐야 하는 것인지, 세계경제의 더블딥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나마 국내주식형이라도 나아졌을 때 환매하고 다른 투자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립식펀드일 경우에는 불입을 계속할 경우 수익률은 결국 회복된다는 입장이지만 여유자금이 아닌 경우에는 환매도 고려할 것을 권하고 있다.
#1. 40대 직장인 B씨는 2007년 지인 소개로 주택마련자금 3000만원을 중국펀드에 거치했다. 그 중 일부는 은행 대출금이었다. 눈만 뜨면 5%씩 수익률이 오르던 펀드는 그 해 하반기 무렵 급락을 거듭해 -50% 이상 주저앉았다가 원금의 60%가량까지 회복했다. 더 기다려야 할지, 아니면 빼야 할지 고민 중이다.
#2. 30대 교사 A씨는 펀드 붐이었던 2007년 국내주식형펀드 2개와 브릭스펀드 1개에 가입해 매달 총 100만원씩 넣었다. 지난해들어 각 펀드들이 -40%대의 수익률을 보이자 12월부터 불입을 중단했다. 그 펀드들은 요즘 수익률이 -10%선까지 회복됐다. 지금이라도 환매를 해야 할지 아니면 적립을 다시 시작할지가 고민이다. 솔직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계속 보고 있으면 견디기 힘든 심정이다.
#3. 40대 자영업자 C씨는 전세가격이 더 싼 집으로 이사하는 바람에 남은 2000만원을 거치식으로 해외펀드에 넣었다. 현재 수익률은 -30%. ‘기다리면 좋아지리라’는 생각으로 묻어두려 했지만 전세 만기가 다 됐고 집주인이 전세를 올렸다. 다른 데서 대출을 해야 할지 아니면 환매를 할지 혼란스럽다. 세제개편으로 소득세도 부과된다는데.
◆용처 정해진 자금은 환매 고려하라 =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A씨처럼 은행 대출금으로 투자를 했거나 주택마련, 결혼 등 용처 및 기간이 정해진 경우에는 무조건 환매를 할 것을 권했다. 손실이 났을 경우라도 어쩔 수 없다는 것.
우리투자증권의 김희 PB팀장은 “여유자금인 경우 적립식 투자 납입을 권하지만 A씨의 경우 빌린 돈이 있다면 부분 환매를 해서라도 먼저 갚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대출금리는 확정적이고 더 오를 가능성도 높지만 펀드의 단기 수익률은 이를 넘어설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C씨의 경우도 마찬가지. 언제 플러스로 올라갈지 모를 펀드를 환매하지 않기 위해 대출까지 고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창수 하나은행 PB는 “꼭 필요한 전세자금으로 써야 하는데 대출까지 받아서 펀드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면서 “시장상황은 나아지겠지만 기대만큼 빠르게 수익률이 올라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전세자금이라면 환매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펀드스트레스 지겹지만 대안도 딱히 없다 = 채무상환이 목적이 아닌 이상 무조건적 환매보다는 대안 투자처 확보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동백 산업은행 집합투자 총괄 팀장도 부분 환매를 통한 투자처 재분배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팀장은 “증시 향방이 불확실한 요즘에는 브릭스나 원자재처럼 변동성 높은 펀드는 부분 환매를 하는 것이 좋다”며 “삼성그룹주 펀드 같은 안정성 높은 자산 비중을 키울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김창수 PB는 “주가의 변동성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적립식을 하는 것”이라며 “B씨 같은 경우 다시 적립식펀드에 돈을 넣을까를 고민한다는 것을 보니 저축할 여력이 있다는 뜻이므로 적립식은 지금이라도 재개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물론 기존 펀드에 둘 것이냐는 다른 문제다. 투자목적에 맞게 상품을 바꾸는 것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김 PB는 “특별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닌데 단순히 펀드가 싫다고 해서 환매하는 것은 안 된다”며 “투자 자산의 반 이하는 위험자산에 나머지는 안전자산으로 돌려두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해외펀드의 경우 세제개편으로 인한 소득세 과세 부담은 아직 크지 않다. 하나대투증권은 ‘9월 자산관리 가이드’에서 무조건 환매를 하기보다 해외 시장을 점검하고 원금회복 또는 투자 수익을 본 뒤 세금을 내는게 더 나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형선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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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마이너스 수익률을 지켜봐야 하는 것인지, 세계경제의 더블딥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나마 국내주식형이라도 나아졌을 때 환매하고 다른 투자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립식펀드일 경우에는 불입을 계속할 경우 수익률은 결국 회복된다는 입장이지만 여유자금이 아닌 경우에는 환매도 고려할 것을 권하고 있다.
#1. 40대 직장인 B씨는 2007년 지인 소개로 주택마련자금 3000만원을 중국펀드에 거치했다. 그 중 일부는 은행 대출금이었다. 눈만 뜨면 5%씩 수익률이 오르던 펀드는 그 해 하반기 무렵 급락을 거듭해 -50% 이상 주저앉았다가 원금의 60%가량까지 회복했다. 더 기다려야 할지, 아니면 빼야 할지 고민 중이다.
#2. 30대 교사 A씨는 펀드 붐이었던 2007년 국내주식형펀드 2개와 브릭스펀드 1개에 가입해 매달 총 100만원씩 넣었다. 지난해들어 각 펀드들이 -40%대의 수익률을 보이자 12월부터 불입을 중단했다. 그 펀드들은 요즘 수익률이 -10%선까지 회복됐다. 지금이라도 환매를 해야 할지 아니면 적립을 다시 시작할지가 고민이다. 솔직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계속 보고 있으면 견디기 힘든 심정이다.
#3. 40대 자영업자 C씨는 전세가격이 더 싼 집으로 이사하는 바람에 남은 2000만원을 거치식으로 해외펀드에 넣었다. 현재 수익률은 -30%. ‘기다리면 좋아지리라’는 생각으로 묻어두려 했지만 전세 만기가 다 됐고 집주인이 전세를 올렸다. 다른 데서 대출을 해야 할지 아니면 환매를 할지 혼란스럽다. 세제개편으로 소득세도 부과된다는데.
◆용처 정해진 자금은 환매 고려하라 =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A씨처럼 은행 대출금으로 투자를 했거나 주택마련, 결혼 등 용처 및 기간이 정해진 경우에는 무조건 환매를 할 것을 권했다. 손실이 났을 경우라도 어쩔 수 없다는 것.
우리투자증권의 김희 PB팀장은 “여유자금인 경우 적립식 투자 납입을 권하지만 A씨의 경우 빌린 돈이 있다면 부분 환매를 해서라도 먼저 갚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대출금리는 확정적이고 더 오를 가능성도 높지만 펀드의 단기 수익률은 이를 넘어설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C씨의 경우도 마찬가지. 언제 플러스로 올라갈지 모를 펀드를 환매하지 않기 위해 대출까지 고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창수 하나은행 PB는 “꼭 필요한 전세자금으로 써야 하는데 대출까지 받아서 펀드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면서 “시장상황은 나아지겠지만 기대만큼 빠르게 수익률이 올라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전세자금이라면 환매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펀드스트레스 지겹지만 대안도 딱히 없다 = 채무상환이 목적이 아닌 이상 무조건적 환매보다는 대안 투자처 확보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동백 산업은행 집합투자 총괄 팀장도 부분 환매를 통한 투자처 재분배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팀장은 “증시 향방이 불확실한 요즘에는 브릭스나 원자재처럼 변동성 높은 펀드는 부분 환매를 하는 것이 좋다”며 “삼성그룹주 펀드 같은 안정성 높은 자산 비중을 키울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김창수 PB는 “주가의 변동성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적립식을 하는 것”이라며 “B씨 같은 경우 다시 적립식펀드에 돈을 넣을까를 고민한다는 것을 보니 저축할 여력이 있다는 뜻이므로 적립식은 지금이라도 재개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물론 기존 펀드에 둘 것이냐는 다른 문제다. 투자목적에 맞게 상품을 바꾸는 것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김 PB는 “특별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닌데 단순히 펀드가 싫다고 해서 환매하는 것은 안 된다”며 “투자 자산의 반 이하는 위험자산에 나머지는 안전자산으로 돌려두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해외펀드의 경우 세제개편으로 인한 소득세 과세 부담은 아직 크지 않다. 하나대투증권은 ‘9월 자산관리 가이드’에서 무조건 환매를 하기보다 해외 시장을 점검하고 원금회복 또는 투자 수익을 본 뒤 세금을 내는게 더 나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형선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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