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서 한의학 인기 짱"

지역내일 2009-08-12
<사진 있음="">>KOICA ''해외협력의사'' 송영일 원장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무료로 한방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들이 워낙 많아 내년 여름까지 2천명 예약이 꽉 차 있습니다."2007년 5월부터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의 한-우즈벡 친선한방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송영일(34) 원장은 11일 전화 인터뷰에서 "우즈벡 주민들 사이에 한방 진료에 대한 인기가 매우 높지만 원하는 만큼 진료를 하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라고말했다.
그는 군 복무 대신 2년 6개월 간 해외봉사활동을 하는 ''협력의사''로, 임기를 연장해 내년 4월까지 체류할 예정이다.
자신을 포함해 3명의 한국인과 우즈벡 현지인 의사 1명 등 4명이 하루 평균 80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
우즈벡 의사는 현지 의료 면허를 갖고 있으며 1년 간 한-우즈벡 한방병원에서 한의학을 공부했다.
병원에 환자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돈을 받지 않기 때문이기도 있지만 한류 바람을 타고 한의학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 때문이기도 하다.
1996년 대한한방봉사단 활동 이후 한의학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폭발적인 인기로 우즈벡 정부가 한국 대사관을 통해 병원 개원을 요청했고 이듬해인 1997년 우리나라 무상원조 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대한한의사협회와 함께 병원을 열었다.
최근에는 ''대장금''이나 ''주몽'' 등 한국 드라마가 최소 다섯 차례 이상 현지 TV를 통해 방영되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
"병원 개설 전에도 중국에서 그럭저럭 동의학을 배워 온 이들이 한의사 흉내를 내곤 했지만 지금 이 나라 한의학의 중심은 한-우즈벡 한방병원입니다."진료를 원하는 이들이 많아 한 사람이 1년에 한 차례만 접수를 할 수 있도록 했단다. 한 번 접수하면 평균 10번 정도 진료를 한다. 뇌졸중 등 중증인 경우는 20번,30번 진료하는 경우도 있다. 진료가 끝나면 해를 넘겨야 다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수 있다.
"환자들만 보는 것이 아니라 우즈벡 현지인 의사들에게 한의학을 가르치는 일도합니다.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고 더 많은 주민들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섭니다."1년 과정의 강의와 실습을 마치면 수료증을 준다. 지금까지 10명이 참여해 6명이 수료했다. 이 가운데 5명이 고려인 동포들이다.
송 원장은 현재 한의학 과정을 수료한 이들을 모아 우즈벡한의학회를 꾸릴 생각을 갖고 있다. 나중에도 계속 교류를 이어가면서 한의학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서이다.
2년을 지내면서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그는 한 달 전 결혼을 앞두고 주부습진에 걸린 처녀가 한방 치료를 받고 결혼식 전까지 말끔히 나아 기뻐하던 일과 올 6월의 ''도난 사건''을 떠올렸다.
도난 사건은 송 원장이 환자를 보던 중에 발생했다. "최선을 다해 의료봉사에 전념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일이 발생해 무엇보다 배신감으로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주민들이 잃어버린 돈을 갚아주겠다고 나서는 통에 모두 잊고 다시 일에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그는 또 병원에서 일하는 고려인 통역들의 도움을 받아 한의학 서적을 러시아어로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는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영어로 된 한의학 서적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 러시아어 책이 없습니다. 또 우리말에 서툰 고려인들이 쉽게 한의학을 배워 우리가 시작한 ''의료한류''의 맥을 이어가기를 바랍니다."우즈벡 현지어 신문인 베체르니이 타슈켄트는 얼마 전 그와 와이드 인터뷰를 갖고 활동상을 상세히 소개했다.
kjw@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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