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구례교육원 원장 김 수 공
“힘을 기르소서, 힘을 기르소서!” 구한말 일본에 주권을 빼앗겼을 때 독립운동을 하시던 도산 안창호 선생의 대국민 호소 말씀이다. 우리가 주권을 잃은 것은 힘이 없기 때문이고 그것은 네 탓, 내 탓이 아니라 우리 탓이라 역설하셨다. 오늘 이 말씀이 왜 이렇게도 마음에 와 닿는 것일까?
1997년 말 IMF에 경제 주권을 내주고 IMF와의 협상 결과 양해각서를 인준하려던 국무회의가 소집됐을 때 캉드쉬 IMF총재 전화 한마디에 대통령이 참담한 모습으로 회의장을 빠져나갔다는 보도를 접하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차마 자존심이 상해서 얼굴을 들 수 없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실물경제는 이상이 없다던 정부 각료의 말만을 믿었던 국민들은 하루아침에 고개 숙인 얼굴로 수치심을 삼켜야 했다. 그 때 정치권은 ‘98년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누구하나 딱 부러지게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고 서로 남의 탓만 하며 국민을 볼모로 지역감정을 불러 일으켜 오로지 정권만을 잡으려고 했다. 국민이야 죽든지 살든지 안중에도 없었다. 그러나 우리국민은 현명했다. 거짓말하던 정권을 교체하고 금 모으기 운동까지 펼쳐가며 IMF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그로부터 1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미국 발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온 세계가 경제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이 위기가 언제 끝날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유인 즉 미국의 금융부실 통계가 정확하지 못해서 위기극복에 필요한 공적자금 투입 규모산정도 어렵단다. 세계적인 기업들과 은행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인가? 정부에서는 우리나라 경제가 어렵기는 하지만 금 모으기 할 정도로 외채 상환 걱정을 안해도 좋고 경제회복 속도도 상대적으로 빠르니 정부시책에 적극 호응하면 된다고 한다.
다행한 일이다. 반가운 소식이다.
다만 문제는 외채 걱정에서는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앞으로의 경제 회복과 발전 희망을 심는데 있다. 우리 다같이 힘을 합치자. 국민들은 정부를 믿고 따르며 정부는 국민들에게 신뢰를 심어주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국민들은 정부를 못 믿고 불안해하고 있고, 정부는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경시한 채 조금 성급하게 속도를 낸다고나할까 국민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것 같다.
나아가 국회는 협상이 꽃이라는 걸 망각한 채 서로 남의 탓만 하고 있으니 국민의 눈에는 한심스럽게 보이기까지 하며, 법원은 일부 선배법관이 후배법관의 판결에 영향을 끼칠만한 소지가 있을 정도로 압력을 가했다는 설로 떠들썩하다. 소위 정치판사 탄생설이다. 우리 국민은 참으로 혼란스럽다.
이제 우리 국민은 냉철하고도 현명한 각자의 판단 아래 국민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10여년전 금 모으기 정신으로 돌아가자.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결혼반지, 팔찌, 목걸이는 물론이고 아이들 돌반지까지 은행창구로 들고 나왔던 하나 된 마음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나 국회, 법원을 탓하지 말자. 모두 내 탓, 우리 탓이다.
무실역행(務實力行)하자. 거짓말 하지 말며 행동하기를 힘쓰자.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며 각자 맡은 일에 충실하자. 우와좌왕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우리 국민은 고래로 위기에 강한 국민이다. 단결하는 민족이다. 예리한 국민이다. 슬기로운 배달 자손이다. 지혜로운 인간임에 틀림없다. 작은 일 나부터, 지금부터 시작하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솔선수범하자. 주인은 불이 났을 때 불을 끄는 사람이고 객은 멀리서 불구경을 하는 사람이다. 오늘 우리 중에 대한민국의 주인 된지가 얼마나 되는지가 중요하다. 온 국민 주인 되기 운동을 펼치자.
자신의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의로운 마음으로 용감하게 백의종군하자. 말로만 하지 말고 실천에 옮기자.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무실역행(務實力行)하고 충의·용감(忠毅·勇敢)하자.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좀 더 겸손한 마음으로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 성과가 조금 늦더라도 국민과 함께하는 국정을 수행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은 온 국민의 합심 단결하에 평화와 번영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 우리는 할 수 있는 국민이다. 지금이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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