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관2

지역내일 2009-07-08 (수정 2009-07-10 오전 9:53:38)
“사전 뒤져서 알림장 읽어보지만...”
필리핀계 아니린씨, 영어보조강사 준비 중

“얼굴이 다르게 생겼다고 친구가 놀려도 엄마한테는 말하지 않았어요.” 아홉 살 소현이는 필리핀계 엄마에게 얘기하지 않는 게 많다. 엄마가 하는 말을 알아듣기 어렵고 엄마도 소현이 말을 잘 못 알아듣기 때문이다. 짜증이 나면 “엄마는 한국말도 못하냐”고 쏘아붙이고 만다. 경기도 이천에 사는 반시 아나린(36)씨는 “아이가 커가면서 싸우는 일이 많아졌다”고 하소연했다.
1999년 결혼해 한국에 온 그가 한국말을 제대로 배우기 시작한 건 2007년이다. 이때부터 정부에서 바깥출입이 어려운 이에게 가정방문 교사를 보내주기 시작했다.
3년째 틈틈이 배웠지만 한국말은 어렵기만 하다. 아이가 학교에 가면서 더 절감한다. 소현이는 엄마 말을 귀담지 않으려는 버릇까지 생겼다.
학교에서 보내온 알림장은 한영사전을 찾아서 본다. 말로 전달받는 것보다 더 어렵다. 담임선생님께 전화를 못해 준비물을 못챙겨 준 적도 많다.
아이와 주고받는 대화도 어설픈데 노래며 셈 공부를 도와주기란 엄두를 낼 수가 없다. 학원에 보내는 걸로 위안을 삼았다. 둘째 셋째 아이 보육비까지 170만원이 밀려있다. 돌반지까지 팔았다.
돈이 필요하다. 아나린씨는 영어보조강사 자리를 얻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지난해 동네 아이들을 대상으로 영어과외를 해 봤다. 그러나 엄마 손길을 찾는 아이들 성화에 중도하차했다. 둘째 셋째아이를 친정인 필리핀에 보내볼 생각도 했으나 포기했다. “다시 한국 와서 살아야잖아요. 한국말 제대로 못하고 공부 못하면 어떻게 해요.” 언젠가는 친정이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인 되기가 먼저 관심사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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