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는 남성상, 구준표와 태봉씨
김훈 (대중문화 평론가 (사)한국문화전략연구소 부소장)
드라마는 최근 산업적인 수익창출과 단막극의 고사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내용적으로는 부단한 변화와 모색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사회상에 대한 예견을 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연장선상에 올해 주목되어지고 있는 것은 구준표와 태봉씨로 대표되는 새로운 남성상이다. 구준표와 태봉씨는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은 완벽한 외모와 재력을 겸비한 남자라는 것이다. 예전 같으면 백마 탄 왕자님에 비유 될 만하다.
하지만 이 둘에는 전에 없는 특징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수다와 구박이 가능한 다소 만만한 남자라는 설정이다. 금잔디와 천지애의 구준표와 태봉씨에 대한 구박과 무시는 이들을 코믹하게 만들었으며, 이는 이전 남자주인공과 다른 캐릭터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전에는 잘생긴 재력남들은 대체로 독선적이거나 카리스마가 강조되는 외로운 남자로 묘사되었고, 이러한 부분을 위로해주는 형태로 여자주인공들이 설정되었다. 하지만 구준표와 태봉씨는 금잔디와 천지애에게 친한 친구이자 수다의 대상으로 구박과 무시를 동시에 받는 엉뚱한 모습을 보여주며, 이전 주인공들이 보여준 과묵한 카리스마와는 거리를 두었다.
영향력 높아지는 여성들의 힘
이러한 특징에 여성 시청자들은 열렬히 반응했으며, 기존의 카리스마 중심 남성상은 수다스러운 모습으로 여성들에게 좀 더 편안해졌다. 그리고 이 속에는 소통 가능한 남성상을 찾아가는 대중문화의 흐름이 녹아있다고 볼 수 있다.
왜 이러한 남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는가? 그것은 점점 더 영향력이 높아지는 여성들의 힘에 대중문화의 시선이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여성들의 권위와 역량은 예전과 다르게 증가되는 추세에 있고 이러한 영향력은 기존 남성 중심 대중문화를 좀 더 다양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는 남성에게도 이전에는 다소 무시되거나 비하된 모습을 재구성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듯하다. 예를 들면 수다 떠는 남자 혹은 여자에게 무시당하는 남자 같은….
물론 구준표와 태봉씨는 수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재력과 외모를 겸비했다는 절대적인 사회적 조건이 있지만 구박받는 모습과 수다가 없었다면 이 둘은 그저 무미건조한 부잣집 도련님 수준으로 기존의 남자주인공에서 멈추었을 것이다.
이제 여성들은 멋진 남자만큼이나 대화하고 잡다한 수다도 가능한 남자에게도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여유와 여건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아직 여자들에게 그리 편리한 상태는 결코 아니다. 취업, 육아, 교육, 결혼 등등 편리한 구조로 사회적 시스템화가 된 것이 없다.
이들이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
더욱이 구준표와 태봉씨 같은 재력과 외모 그리고 수다와 무시 등등이 가능한 남자는 그야말로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다. 물론 드라마이기에 이러한 판타지를 심어주는 것이며, 여성이건 누구건 대중문화에서 판타지는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현 사회에 던져주는 구준표와 태봉씨의 미덕이 있다면 그것은 소통하는 모습이다. 물론, 여자주인공에게 한정된 것이었지만, 두 남자는 모든 것을 가졌음에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과 소통의 일상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아마도 이는 두 드라마의 작가들이 희화된 구준표와 태봉씨를 통해 이 사회 남성들에게 소통할 수 있는 바람직한 태도를 부탁하는 것 같다. 이 시대 여성들 혹은 약자들을 대신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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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대중문화 평론가 (사)한국문화전략연구소 부소장)
드라마는 최근 산업적인 수익창출과 단막극의 고사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내용적으로는 부단한 변화와 모색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사회상에 대한 예견을 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연장선상에 올해 주목되어지고 있는 것은 구준표와 태봉씨로 대표되는 새로운 남성상이다. 구준표와 태봉씨는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은 완벽한 외모와 재력을 겸비한 남자라는 것이다. 예전 같으면 백마 탄 왕자님에 비유 될 만하다.
하지만 이 둘에는 전에 없는 특징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수다와 구박이 가능한 다소 만만한 남자라는 설정이다. 금잔디와 천지애의 구준표와 태봉씨에 대한 구박과 무시는 이들을 코믹하게 만들었으며, 이는 이전 남자주인공과 다른 캐릭터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전에는 잘생긴 재력남들은 대체로 독선적이거나 카리스마가 강조되는 외로운 남자로 묘사되었고, 이러한 부분을 위로해주는 형태로 여자주인공들이 설정되었다. 하지만 구준표와 태봉씨는 금잔디와 천지애에게 친한 친구이자 수다의 대상으로 구박과 무시를 동시에 받는 엉뚱한 모습을 보여주며, 이전 주인공들이 보여준 과묵한 카리스마와는 거리를 두었다.
영향력 높아지는 여성들의 힘
이러한 특징에 여성 시청자들은 열렬히 반응했으며, 기존의 카리스마 중심 남성상은 수다스러운 모습으로 여성들에게 좀 더 편안해졌다. 그리고 이 속에는 소통 가능한 남성상을 찾아가는 대중문화의 흐름이 녹아있다고 볼 수 있다.
왜 이러한 남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는가? 그것은 점점 더 영향력이 높아지는 여성들의 힘에 대중문화의 시선이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여성들의 권위와 역량은 예전과 다르게 증가되는 추세에 있고 이러한 영향력은 기존 남성 중심 대중문화를 좀 더 다양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는 남성에게도 이전에는 다소 무시되거나 비하된 모습을 재구성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듯하다. 예를 들면 수다 떠는 남자 혹은 여자에게 무시당하는 남자 같은….
물론 구준표와 태봉씨는 수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재력과 외모를 겸비했다는 절대적인 사회적 조건이 있지만 구박받는 모습과 수다가 없었다면 이 둘은 그저 무미건조한 부잣집 도련님 수준으로 기존의 남자주인공에서 멈추었을 것이다.
이제 여성들은 멋진 남자만큼이나 대화하고 잡다한 수다도 가능한 남자에게도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여유와 여건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아직 여자들에게 그리 편리한 상태는 결코 아니다. 취업, 육아, 교육, 결혼 등등 편리한 구조로 사회적 시스템화가 된 것이 없다.
이들이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
더욱이 구준표와 태봉씨 같은 재력과 외모 그리고 수다와 무시 등등이 가능한 남자는 그야말로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다. 물론 드라마이기에 이러한 판타지를 심어주는 것이며, 여성이건 누구건 대중문화에서 판타지는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현 사회에 던져주는 구준표와 태봉씨의 미덕이 있다면 그것은 소통하는 모습이다. 물론, 여자주인공에게 한정된 것이었지만, 두 남자는 모든 것을 가졌음에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과 소통의 일상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아마도 이는 두 드라마의 작가들이 희화된 구준표와 태봉씨를 통해 이 사회 남성들에게 소통할 수 있는 바람직한 태도를 부탁하는 것 같다. 이 시대 여성들 혹은 약자들을 대신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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