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14

교보생명 이미야 FP

기회가 되어준 위기, 그래서 고맙다

지역내일 2009-06-12
살면서 맞닥뜨리는 위기 앞에서 어떤 이는 그대로 주저앉아 삶을 포기하지만, 어떤 이는 삶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기회로 만들기도 한다. “남성이 여성보다 강하다”는 말은 남성중심의 문화에서 비롯된 고정관념일 뿐, 여성이 더 위기 앞에서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한다. 이렇게 여성이 강할 수 있는 근간에는 모성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我줌마의 또 다른 이름, 엄마. 그 이름으로 당당하게 위기를 기회로 만든 사람, 교보생명 파주지점 FP 이미야(46)씨를 만났다.

포기보다 도전을 선택하다
지금은 전 세계 생명보험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 중 단지 소수만이 회원자격을 취득할 수 있을 정도로 생명보험 전문가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권위를 가진 협회인 백만불원탁회의(MDRT: Million Dollar Round Table) 회원으로 성공한 이미야 FP.
그는 간호사로 일하다 사업가와 결혼해 큰 걱정 없이 살던 평범한 주부였다. 그런 평범한 일상에 위기가 찾아든 것은 2005년, 남편의 사업이 기울기 시작하면서부터. 설상가상 불행은 한꺼번에 온다는 속담처럼 남편의 사업위기와 아버지의 와병, 그리고 갑작스런 언니의 죽음까지 연이어 불행이 찾아왔다.
하지만 슬픔과 좌절도 잠시, 당장 먹고 살아야 할 경제적인 문제가 더 시급했다. 큰 아이가 고등학생, 작은 아이가 중학교 입학을 코앞에 두고 있던 때라 돈이 많이 들어가던 시기. 아이들을 보니 그냥 주저앉아 있을 수 없었단다. 그 때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간호사 일이었지만 전직의 경력만으로 일자리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요양병원의 간호사 자리는 더러 있었지만 그 수입만으론 생활이 안 돼 생각한 것이 세일즈. 그러나 화장품 방문판매를 하면서 평소 친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오히려 자신에게 더 거리감을 두는 인간적인 배신감과 아픔 등 세상살이의 어려움을 톡톡히 겪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보다 도전을 선택했다.

FP에 대한 편견? 중심만 서있으면 격랑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아
그를 FP의 길로 인도한 이는 현재 그가 소속된 파주 FP소장으로 있는 오랜 성당친구. 직장상사로서 뿐 아니라 그의 어려움을 옆에서 지켜보며 늘 격려와 용기를 아끼지 않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FP의 길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지금은 FP(Financial Planner)라고 하면 전문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이전만 하더라도 ‘보험아줌마’로 불리며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란 인식이 대부분이었던 것도 사실. 큰언니는 그가 이 일을 시작하려하자 “죽어도 안 된다고 울고불고 반대했다”.
“지금도 FP 리쿠르팅을 하다보면 주변인식 때문에 망설이는 이들이 많아요. 속된 말로 사람 버린다, 탈선하기 쉽다, 하는 말들로 상처를 줍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전 이렇게 말합니다. FP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건 그 개인에게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요.”
기업체 직원이든 의사든 변호사든 어떤 직업군에서도 그런 문제는 일어날 수 있고 그런 문제는 개인차이라는 것. 영업이란 것이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 그런 말들도 많지만 “자신에 대한 중심만 서있으면 흔들리는 일이 없다”고 단언한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두려움, 부정적 생각 버리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다
사는 일이 급해 세상의 편견 따위 따져볼 겨를도 없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다는 이미야 FP. 가까운 사람이 제일 먼저 등을 돌리는 야박한 인심을 수로 없이 겪으면서도 그가 버티어 온 가장 큰 힘은 모성이다. 한창 사춘기 때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큰 아이 때문에 고충도 많았지만 그럴수록 가정을 일으키기 위해, 아이들을 위해 강하게 버티고 더 노력했다고. 하루 휴지 3통을 다 쓸 정도로 운 날이 많았다는 그는 “강의를 듣던 중 영업이 잘 안 된다고 좌절하는 이는 자신이 살아온 길을 돌아보라는 말이 전광석화처럼 머리에 박혔다”고 한다. 평소에 인간관계를 어떻게 해왔느냐가 성공의 키워드라는 말에 “많은 말이 아니라 많이 들어주는 것이 상대방을 움직일 수 힘”임을 깨닫고 고객의 말을 들어주고 상대방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려 애썼다고 한다.
상대방이 상처를 준 일은 빨리 잊고 재테크와 경제동향에 관한 끊임없는 공부로 전문성을 키워 한 걸음 한 걸음 걸음마 걷듯 노력하다보니 지금의 자리에 올라섰지만 물질적인 여유보다 고맙게 생각하는 것은 어려움을 겪고 난 후 더 단단해지고 강해진 가족애. 방황하던 큰 아이도 엄마가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을 찾아 매진하고 있고, 집안일을 모르던 남편도 그를 적극적으로 외조하는 등 위기가 아니었다면 깨닫지 못했을 삶의 가치를 얻었다.
“다니다보면 내가 겪은 어려움은 어려움도 아니라고 느낄 정도로 정말 어려운 사람이 많다”는 그는 봉사활동에도 열심인 마음도 예쁜 사람이다. 그의 다음 목표는 FP지점장. 그의 도전이 참 장하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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