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통 도서관의 어린이 열람실, 또래는 책을 보느라 여념이 없는데 고사리 손들이 책들을 부지런히 옮긴다. 그러고 보니 종합자료실에는 수염이 조금씩 삐죽하게 자란 중학생들이 책을 정리하느라 분주하다. 영어를 번역하는 학생도 있고, 어머니 자원봉사자들까지 합세해 영통도서관은 활기를 띤다.
초·중·고등학교가 연합된 자원 봉사단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은 트라이앵글(Triangle)자원봉사단. 언뜻 트라이앵글(삼각형)에서 3과의 연관성이 떠오른다. 과연, 작년에 소화초· 영덕중· 매탄고 학생들로 결성된 연합 봉사단이라 트라이앵글이란다. 학교별로 5명씩 15명이 한 팀이 되어 한 주씩 돌아가면서 자원봉사를 한다. 학생들만도 60명인 봉사단인데 어머니들도 도우미 역할을 하면서 참여하고 있다. 트라이앵글은 서가와 도서정리를 기본으로 하고 외국어자료코너의 번역, 도서관의 여러 행사에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트라이앵글은 학교 측과 어머니들이 협의해 학기 초에 봉사단을 꾸린다. 해마다 학년별로 팀을 모아서 1년 단위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최병윤 사서는 초·중·고교생들이 1년 동안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해 서로 배우고 어머니도 함께 하면서 봉사학습의 효과도 있다고 전한다.
나이는 달라도 봉사에 대한 느낌은 하나, 기분 좋은 일!
초·중·고등학생이 함께 하는 봉사단이라 봉사를 하면서 갖는 느낌도 각양각색일 것 같다.
먼저 어린이자료실에서 초등학생들을 만났다. 봉사의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해 보니 보람을 느낀다는 도원(초5)이. 책을 정리하다 흥미로운 것이 있으면 읽어 보게도 된다는 서현(초5)이. 평소에 자주 와 익숙할 줄 알았는데 봉사자로 처음 참여한 날부터 책을 찾기가 어렵다는 정우(초6). 또래가 책 찾기를 힘들어 할 때 도와주는 흐뭇함을 말하고, 이젠 읽은 책 정리도 잘 해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한다.
책에 대해 잘 알게 되고 자발적으로 하는 봉사라 더 재미있다는 종합자료실의 멋진 인우(중3)와 준우(중3). 초·중·고가 함께 하니까 역할 배분이 쉽고, 연령이 다양한 동아리라 동아리 내에서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고. 책을 잘못 정리하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니까 좀 더 조심스럽다며 제법 어른스럽게 고충을 털어 놓기도 한다.
민석(중3)이와 유나(고2)는 지난달부터 외국도서관에서 온 편지나 책갈피 전시회에 사용하기 위한 책갈피 역사에 관한 것을 번역하고 있다. 민석이는 영어번역이 어렵기는 하지만 좀 더 비중 있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며 웃어 보인다. “남을 위해 봉사하면 내가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 같다. 시간 채우려는 봉사는 덜 열심히 하게 돼 진정한 봉사의 의미가 바랜다”는 유나가 밝히는 봉사의 참뜻에는 고개가 끄덕여 진다.
연령·세대 간의 장벽, 함께하는 봉사로 좁혀가다
함께 하는 어머니들은 어떤 마음들일까. 도서관 자원봉사는 책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고 책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를 접하는 계기가 되어 사고력이 넓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장점. 그러나 어머니들은 연합된 동아리라 연령이나 세대 간의 장벽을 좁힐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김경숙 씨는 “봉사활동을 통해 유나의 예민한 성격이 바뀌고 있다. 다양한 연령대와 함께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 것 같다”고. “외국의 경우는 저학년과 고학년이 연계되어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는 그런 부분은 좀 미흡하다. 트라이앵글은 서로 어울리며 끌어 주려고 해 바람직하다”고 밝히는 김선현 씨. 아이와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다 보니 대화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진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조동미 씨. 둘의 결론은 함께해서 좋다는 것. 특히 조동미 씨는 “개별로 도서관에 가게 되면 봉사시간만 채우는 식으로 단순해 질 수 있다. 수원의 다른 도서관도 연합자원봉사가 활성화 되어 지속적인 봉사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최병윤 사서는 “연합 자원봉사가 정착해 나가는 단계이므로 다양한 시도를 해 보려고 한다. 가족이 함께 지속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다른 사람과 도서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뿌듯함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세대 간 자원봉사를 통해 공감을 이끌어내며 보람을 느껴가는 트라이앵글, 가족이 함께하는 자원봉사가 우리 사회에 자연스럽게 자리잡아가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초·중·고등학교가 연합된 자원 봉사단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은 트라이앵글(Triangle)자원봉사단. 언뜻 트라이앵글(삼각형)에서 3과의 연관성이 떠오른다. 과연, 작년에 소화초· 영덕중· 매탄고 학생들로 결성된 연합 봉사단이라 트라이앵글이란다. 학교별로 5명씩 15명이 한 팀이 되어 한 주씩 돌아가면서 자원봉사를 한다. 학생들만도 60명인 봉사단인데 어머니들도 도우미 역할을 하면서 참여하고 있다. 트라이앵글은 서가와 도서정리를 기본으로 하고 외국어자료코너의 번역, 도서관의 여러 행사에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트라이앵글은 학교 측과 어머니들이 협의해 학기 초에 봉사단을 꾸린다. 해마다 학년별로 팀을 모아서 1년 단위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최병윤 사서는 초·중·고교생들이 1년 동안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해 서로 배우고 어머니도 함께 하면서 봉사학습의 효과도 있다고 전한다.
나이는 달라도 봉사에 대한 느낌은 하나, 기분 좋은 일!
초·중·고등학생이 함께 하는 봉사단이라 봉사를 하면서 갖는 느낌도 각양각색일 것 같다.
먼저 어린이자료실에서 초등학생들을 만났다. 봉사의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해 보니 보람을 느낀다는 도원(초5)이. 책을 정리하다 흥미로운 것이 있으면 읽어 보게도 된다는 서현(초5)이. 평소에 자주 와 익숙할 줄 알았는데 봉사자로 처음 참여한 날부터 책을 찾기가 어렵다는 정우(초6). 또래가 책 찾기를 힘들어 할 때 도와주는 흐뭇함을 말하고, 이젠 읽은 책 정리도 잘 해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한다.
책에 대해 잘 알게 되고 자발적으로 하는 봉사라 더 재미있다는 종합자료실의 멋진 인우(중3)와 준우(중3). 초·중·고가 함께 하니까 역할 배분이 쉽고, 연령이 다양한 동아리라 동아리 내에서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고. 책을 잘못 정리하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니까 좀 더 조심스럽다며 제법 어른스럽게 고충을 털어 놓기도 한다.
민석(중3)이와 유나(고2)는 지난달부터 외국도서관에서 온 편지나 책갈피 전시회에 사용하기 위한 책갈피 역사에 관한 것을 번역하고 있다. 민석이는 영어번역이 어렵기는 하지만 좀 더 비중 있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며 웃어 보인다. “남을 위해 봉사하면 내가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 같다. 시간 채우려는 봉사는 덜 열심히 하게 돼 진정한 봉사의 의미가 바랜다”는 유나가 밝히는 봉사의 참뜻에는 고개가 끄덕여 진다.
연령·세대 간의 장벽, 함께하는 봉사로 좁혀가다
함께 하는 어머니들은 어떤 마음들일까. 도서관 자원봉사는 책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고 책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를 접하는 계기가 되어 사고력이 넓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장점. 그러나 어머니들은 연합된 동아리라 연령이나 세대 간의 장벽을 좁힐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김경숙 씨는 “봉사활동을 통해 유나의 예민한 성격이 바뀌고 있다. 다양한 연령대와 함께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 것 같다”고. “외국의 경우는 저학년과 고학년이 연계되어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는 그런 부분은 좀 미흡하다. 트라이앵글은 서로 어울리며 끌어 주려고 해 바람직하다”고 밝히는 김선현 씨. 아이와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다 보니 대화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진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조동미 씨. 둘의 결론은 함께해서 좋다는 것. 특히 조동미 씨는 “개별로 도서관에 가게 되면 봉사시간만 채우는 식으로 단순해 질 수 있다. 수원의 다른 도서관도 연합자원봉사가 활성화 되어 지속적인 봉사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최병윤 사서는 “연합 자원봉사가 정착해 나가는 단계이므로 다양한 시도를 해 보려고 한다. 가족이 함께 지속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다른 사람과 도서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뿌듯함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세대 간 자원봉사를 통해 공감을 이끌어내며 보람을 느껴가는 트라이앵글, 가족이 함께하는 자원봉사가 우리 사회에 자연스럽게 자리잡아가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