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속 박물관을 이리저리 찾는 동안 발견의 즐거움이 하나둘 쌓인다. 빈손으로 갔다가 두 손 가득 두둑한 수확도 가져오니 무심코 지나쳤던 그곳이 친근한 장소로 거듭난다. 이제부터 수원과 인근 지역의 공공기관 속 박물관 보따리를 풀어보자.
수원, 경기교육의 역사부터 누에의 역사까지
∞농촌진흥청 잠사과학박물관_ 사전예약제는 필수다. 입구에서 방문한 이의 이름을 확인하기 위함뿐만이 아니라 단체예약이 많으면 들어갈 여유가 생기지 않기 때문. 60~70년대의 혁혁한 외화벌이였다는 누에고치와 88올림픽기(서울기)와 교황바오로 2세의 법복이 우리의 비단과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담당자의 개괄적인 설명이 귀에 쏘옥 박힌다. 양잠관에서 만난 옛 양잠 농가의 모습 중 ‘잠견을 증산하자’는 포스터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물레, 돌꼇(돌개) 등 명주실을 켜고 감는 기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제는 운치마저 느껴지는 전용잠실의 풍경도 참 인상적이다. 1~5살의 누에관찰과 명주실 뽑기 체험도 할 수 있는 체험관이 마지막 순서. 누에치기는 뽕이 있는 시기인 5~10월 중에 이뤄진다. 누에에 관해 미리 공부하고 오면 훨씬 효과가 있겠다 싶다. 전시관 밖으로 보이는 장독대의 풍경과 여유로운 박물관 정원은 한숨 고르며 쉬어가는 페이지다.
Tip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농업생물부(서호중학교 옆)에 위치. 역사관, 양잠과학관, 견사가공과학관, 양잠관, 견사곤충표본관 등 712평 규모에 6개관으로 구성.
관람시간 평일 오전 10시~오후 5시
문의 031-290-8540
∞영화초 경기교육역사박물관_ 경기도 교육의 역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교실 2칸 정도에 마련된 박물관에는 190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각종 교과서들이 유리진열대 안에 전시되어 있다. 1907년의 대한지리지, 1924년 보통학교용 쓰기 교과서로 쓰였다는 ‘보통학교(일본어)서방수본’ 등 주목할 만한 자료들이 즐비하다. 개화기 및 일제강점기를 기준으로 한국과 일본어 혼합 교과서, 일본어교과서 등이 주를 이루고 과수재배법 등 농업에 관련된 교과서들이 많이 보였다. 이철규 교사는 “역사적인 자료들을 보러 선생님들도 많이 다녀가고 대여해간다”고 했다. 교구학습사료인 일제강점기 때의 파레트, 조선시대의 소고 등 때묻은 추억의 물건도 반갑다. 부모님 혹은 할아버지·할머니가 보셨던 교과서는 무얼까, 학교는 어땠을까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역사적 배경이 한 줄에 꿰어지지 않을까.
Tip
조원동 영화초등학교 1층. 1전시실, 2·3전시실(연구보고서와 장학자료), 4전시실(생활민속사료)로 구성.
관람시간 월~토 오전 9시~오후 4시 30분
관람문의 031-258-2233 (young-hwa.es.kr/museum)
∞수원시청 홍보관_ 수원의 역사가 깔끔하고 세련되게 정리되어 있다. 화성축성배경과 축성·복원의 역사를 담은 비디오, 화성주변을 담은 미니어처도 보인다. 수원팔경과 수원을 빛낸 사람들(박지성, 나혜석, 정조, 장한나 등)에 대한 약력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초등 3학년 때 배우는 ‘수원이 좋아요’를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만화로 보는 수원의 전설 ‘옛날 옛적 수원에’와 ‘해피수원여행’이란 책자가 제공되니 반가움이 배가된다.
Tip
인계동 수원시청 1층
관람시간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관람문의 031-228-2446, 3750
화성·과천, 효와 말(馬)에 관한 특화된 전시가 인상적
∞용주사 효행박물관_ 용주사는 정조가 사도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건립한 사찰. 정조가 행한 효행의 근거들이 ‘효행박물관’이란 테마로 되살아났다. 크진 않지만 국보 제120호인 용주사 범종, 화성 봉림사 아미타부처 복장유물(보물 제1095호), 부모은중경판(경기도유형문화재 제17호)등 귀중한 보물들이 알차게 모여 있다. 부모은중경은 석가모니가 제자 아난에게 부모님의 은혜를 설한 내용의 경전. 특히 동판은 그 예가 흔하지 않은 경판이란다. 체제공이 쓴 용주사상량문, 김홍도가 그린 대웅보전 탱화 등 정조의 명으로 행해진 용주사 면면의 흔적이 묻어난다. 용주사의 사찰 문화재를 보여주는 ‘매직비전’도 재미있다. 부모은중경판을 찍어보는 체험코너도 마련되어 한지 값(1000원)만 내면 누구나 이용가능하다. “원하면 사전에 전화로 문의, 해설사에게 전시 설명을 들을 수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아늑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의 사찰 내부를 돌아보고 가까운 융건릉 산책까지, 참 좋은 코스다.
Tip
용주사 입구에서 계단을 올라와 왼쪽편에 위치.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연중무휴)
관람료 사찰입장료(어른1500원/ 청소년1000원/ 어린이700원)
관람문의 031-234-0040
∞한국마사회 마사박물관_ 말에 관한 모든 것을 모아놓으니 정말 할 말이 많아진다. 입구에 ‘하마비(下馬碑)’라고 쓰인 비석이 놓여있는데 ‘말(馬)에서 내리시고 말(言)도 여기에 잠시 두고 가세요’라는 안내판 문구가 잔잔한 웃음을 자아낸다. 말이 이토록 인간과 밀착관계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삶 곳곳이 말(馬)투성이다. 마의학사와 ‘마의(馬醫)’란 인력도 있었다니 참 신기하기만 했다.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작은 말 조각, 마형토기, 추억의 말 장난감, 말머리가리개를 비롯한 안장, 말대꾸미개, 재갈 등 말을 장식하던 물건들이 시대별로 정리되어 있다. 일종의 체험코너인 말꼬리와 편자를 만져보는 즐거움도 챙겨보자. 박물관 가는 길에는 꽃들이 만발한 경마공원도 있어 나들이하기에 딱이다. 16~24일(토·일)에는 경마공원과 과천중앙공원 일대에서 14회 경마문화축제도 열린다니 참고할 것. 매주 주말 오후 1시부터는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박물관 토크도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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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경마공원 내 위치, 4호선 경마공원역 1,2번 출구.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연중무휴)
관람문의 02-509-1283, 1287 (www.kra.co.kr)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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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경기교육의 역사부터 누에의 역사까지
∞농촌진흥청 잠사과학박물관_ 사전예약제는 필수다. 입구에서 방문한 이의 이름을 확인하기 위함뿐만이 아니라 단체예약이 많으면 들어갈 여유가 생기지 않기 때문. 60~70년대의 혁혁한 외화벌이였다는 누에고치와 88올림픽기(서울기)와 교황바오로 2세의 법복이 우리의 비단과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담당자의 개괄적인 설명이 귀에 쏘옥 박힌다. 양잠관에서 만난 옛 양잠 농가의 모습 중 ‘잠견을 증산하자’는 포스터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물레, 돌꼇(돌개) 등 명주실을 켜고 감는 기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제는 운치마저 느껴지는 전용잠실의 풍경도 참 인상적이다. 1~5살의 누에관찰과 명주실 뽑기 체험도 할 수 있는 체험관이 마지막 순서. 누에치기는 뽕이 있는 시기인 5~10월 중에 이뤄진다. 누에에 관해 미리 공부하고 오면 훨씬 효과가 있겠다 싶다. 전시관 밖으로 보이는 장독대의 풍경과 여유로운 박물관 정원은 한숨 고르며 쉬어가는 페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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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농업생물부(서호중학교 옆)에 위치. 역사관, 양잠과학관, 견사가공과학관, 양잠관, 견사곤충표본관 등 712평 규모에 6개관으로 구성.
관람시간 평일 오전 10시~오후 5시
문의 031-290-8540
∞영화초 경기교육역사박물관_ 경기도 교육의 역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교실 2칸 정도에 마련된 박물관에는 190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각종 교과서들이 유리진열대 안에 전시되어 있다. 1907년의 대한지리지, 1924년 보통학교용 쓰기 교과서로 쓰였다는 ‘보통학교(일본어)서방수본’ 등 주목할 만한 자료들이 즐비하다. 개화기 및 일제강점기를 기준으로 한국과 일본어 혼합 교과서, 일본어교과서 등이 주를 이루고 과수재배법 등 농업에 관련된 교과서들이 많이 보였다. 이철규 교사는 “역사적인 자료들을 보러 선생님들도 많이 다녀가고 대여해간다”고 했다. 교구학습사료인 일제강점기 때의 파레트, 조선시대의 소고 등 때묻은 추억의 물건도 반갑다. 부모님 혹은 할아버지·할머니가 보셨던 교과서는 무얼까, 학교는 어땠을까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역사적 배경이 한 줄에 꿰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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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동 영화초등학교 1층. 1전시실, 2·3전시실(연구보고서와 장학자료), 4전시실(생활민속사료)로 구성.
관람시간 월~토 오전 9시~오후 4시 30분
관람문의 031-258-2233 (young-hwa.es.kr/museum)
∞수원시청 홍보관_ 수원의 역사가 깔끔하고 세련되게 정리되어 있다. 화성축성배경과 축성·복원의 역사를 담은 비디오, 화성주변을 담은 미니어처도 보인다. 수원팔경과 수원을 빛낸 사람들(박지성, 나혜석, 정조, 장한나 등)에 대한 약력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초등 3학년 때 배우는 ‘수원이 좋아요’를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만화로 보는 수원의 전설 ‘옛날 옛적 수원에’와 ‘해피수원여행’이란 책자가 제공되니 반가움이 배가된다.
Tip
인계동 수원시청 1층
관람시간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관람문의 031-228-2446, 3750
화성·과천, 효와 말(馬)에 관한 특화된 전시가 인상적
∞용주사 효행박물관_ 용주사는 정조가 사도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건립한 사찰. 정조가 행한 효행의 근거들이 ‘효행박물관’이란 테마로 되살아났다. 크진 않지만 국보 제120호인 용주사 범종, 화성 봉림사 아미타부처 복장유물(보물 제1095호), 부모은중경판(경기도유형문화재 제17호)등 귀중한 보물들이 알차게 모여 있다. 부모은중경은 석가모니가 제자 아난에게 부모님의 은혜를 설한 내용의 경전. 특히 동판은 그 예가 흔하지 않은 경판이란다. 체제공이 쓴 용주사상량문, 김홍도가 그린 대웅보전 탱화 등 정조의 명으로 행해진 용주사 면면의 흔적이 묻어난다. 용주사의 사찰 문화재를 보여주는 ‘매직비전’도 재미있다. 부모은중경판을 찍어보는 체험코너도 마련되어 한지 값(1000원)만 내면 누구나 이용가능하다. “원하면 사전에 전화로 문의, 해설사에게 전시 설명을 들을 수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아늑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의 사찰 내부를 돌아보고 가까운 융건릉 산책까지, 참 좋은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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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사 입구에서 계단을 올라와 왼쪽편에 위치.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연중무휴)
관람료 사찰입장료(어른1500원/ 청소년1000원/ 어린이700원)
관람문의 031-234-0040
∞한국마사회 마사박물관_ 말에 관한 모든 것을 모아놓으니 정말 할 말이 많아진다. 입구에 ‘하마비(下馬碑)’라고 쓰인 비석이 놓여있는데 ‘말(馬)에서 내리시고 말(言)도 여기에 잠시 두고 가세요’라는 안내판 문구가 잔잔한 웃음을 자아낸다. 말이 이토록 인간과 밀착관계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삶 곳곳이 말(馬)투성이다. 마의학사와 ‘마의(馬醫)’란 인력도 있었다니 참 신기하기만 했다.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작은 말 조각, 마형토기, 추억의 말 장난감, 말머리가리개를 비롯한 안장, 말대꾸미개, 재갈 등 말을 장식하던 물건들이 시대별로 정리되어 있다. 일종의 체험코너인 말꼬리와 편자를 만져보는 즐거움도 챙겨보자. 박물관 가는 길에는 꽃들이 만발한 경마공원도 있어 나들이하기에 딱이다. 16~24일(토·일)에는 경마공원과 과천중앙공원 일대에서 14회 경마문화축제도 열린다니 참고할 것. 매주 주말 오후 1시부터는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박물관 토크도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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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경마공원 내 위치, 4호선 경마공원역 1,2번 출구.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연중무휴)
관람문의 02-509-1283, 1287 (www.kra.co.kr)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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