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속으로 공중을 가르던 공이 '째앵'하며 방망이에 맞는 순간, 공격수의 얼굴엔 누구도 형용할 수 없는 통쾌함이 번진다.
일요일 오전 8시를 넘긴 이른 시각.
일산 호수고원앞 MBC 부지는 어느새 인근 야구단의 맹렬한 연습과 리그, 그들의 환호성으로 북적인다.
각각 아홉 명으로 이루어진 두 팀이 아홉 차례의 공격과 방어를 거듭하며 득점을 겨루는 비교적 단순한 성격을 가진 야구이지만 사람들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특별함이 있다.
이런 '특별한' 매력에 빠진 고양시 성인야구단이 바로 '섀도우나이츠(Shadowknights)'.
아마추어 사회인야구단으로 지난 97년 10월 창단이래 그 어느 프로야구단 못지 않게 의욕과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야구단이기도 하다.
고양시를 대표해 격주로 연습과 리그를 하고 있는 이들은 빽빽하게 짜여진 리그 스케줄만큼이나 실력도 출중할 뿐더러 팀웍도 대단하다.
교사 회사원 무속인 연예인 벤처사업가 등 팀원들의 직업도 다양해 한 번 모이면 언제나 재미있는 화제가 술술 이어지는 이들은 표정이 밝다.
박종희 감독, 김동호 코치의 지도 아래 20대 후반부터 40대 중반까지 총 24명으로 이루어진 섀도우나이츠는 놀랍게도 단원 전원이 '야구에 살고 야구에 죽는다'는 한가지 생각으로 똘똘뭉쳐 있다.
박종희 감독(39)은 입단자격에 대해 "전에 선수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거나 뛰어난 실력자만이 입단할 수 있는 건 절대 아니다. 규칙상 선수출신은 제외하고 있는 만큼 실전경험은 없지만 야구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의욕이 있다면 OK"라고 말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매니아 수준인 이들도 그때의 컨디션이나 생활에 따라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을 때가 생긴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욕심보다는 노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기본체력만 갖추고 있다면 꾸준한 연습을 통해 실력을 길러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과 결혼생활로 약해지고 나태해지기 쉬운 육체와 정신을 건강하게 가꾸자는 게 이들의 목표이듯 끈끈한 팀원간의 우애가 이들에겐 더없이 중요하다.
연습할 땐 그렇게 엄하고 무섭던 감독과 코치도 평소엔 모두 형님 동생으로 통한다. 따라서 선수를 선발할 때 오디션보다 우선 순위로 평가되는 것이 인간성.
팀원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큰 형님인 이종호씨(48)는 "너나 없이 가족과 형제처럼 우애를 다지는 지금의 분위기를 언제까지나 그대로 유지하고 싶다"며 "시합 때는 부인들과 아이들까지 참여해 응원하고 팀웍을 다지고 있어 가정사까지도 훤하다"고 귀띔했다.
섀도우나이츠를 포함해 현재 격주로 리그를 펼치고 있는 사회인야구단은 약 20개팀. 나머지가 모두 서울팀 소속이고 섀도우나이츠는 고양시를 대표로 출전하고 있으며 종합성적은 중상위권이다.
시합이 없는 일요일은 오전 8시경부터 약 4-5시간씩 하드 트레이닝을 통해 실력을 키우고 있는 이들에게 가장 큰 당면과제는 뜨거운 열정에 비해 마음놓고 연습할 공간이 없다는 것.
연습은 화정 근린공원의 리틀야구단 연습장과 일산 MBC 부지 공터를 이용하고 있고 시합이 있을 땐 중산마을 연세대 구장에서 하고 있는데 연습을 하는 도중 주인인 리틀야구단이 도착하면 연습장을 비켜주고 철수를 해야하는 데다 MBC 부지도 한시적이고 많은 팀이 함께 하다보면 혼란스럽다.
이에 대해 실질적인 일을 맡고 있는 변인규 총무(30)는 "그럴듯한 잔디구장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야구는 다른 운동과는 달리 유리창을 깬다는 이유로 학교측에서 운동장을 빌려주려고 하질 않습니다. 그래서 부득이 공터를 이용해야만 하는데 이 문제만 해결된다면 고양시를 대표한 사회인야구단으로서 지금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강도높은 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급증하는 동호회와 함께 전국적으로 사회인야구단이 늘어가는 현 추세에 있어 사회인야구에 대한 인식 자체가 사회전반에 걸쳐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취미로 출발한 모임이긴 하지만 사회체육으로서 그 기능이 활성화된다면 현재의 '동네야구'라는 제한적이고 그릇된 인식을 깨뜨리고 그들의 역량을 살린 보다 발전가능성 있는 운영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섀도우나이츠 야구단은 현재 약간 명의 선착순 모집을 통해 팀원을 보충해 1군과 2군으로 나눠 훈련하게 된다. 전원이 시합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평소 자체시합으로 기량을 닦을 계획인 그들의 남다른 노력과 결속력을 홈페이지(www.shadowknights.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주장 019-355-2725, 총무 019-204-0044)
이영란 리포터 dazzle77@naeil.com
일요일 오전 8시를 넘긴 이른 시각.
일산 호수고원앞 MBC 부지는 어느새 인근 야구단의 맹렬한 연습과 리그, 그들의 환호성으로 북적인다.
각각 아홉 명으로 이루어진 두 팀이 아홉 차례의 공격과 방어를 거듭하며 득점을 겨루는 비교적 단순한 성격을 가진 야구이지만 사람들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특별함이 있다.
이런 '특별한' 매력에 빠진 고양시 성인야구단이 바로 '섀도우나이츠(Shadowknights)'.
아마추어 사회인야구단으로 지난 97년 10월 창단이래 그 어느 프로야구단 못지 않게 의욕과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야구단이기도 하다.
고양시를 대표해 격주로 연습과 리그를 하고 있는 이들은 빽빽하게 짜여진 리그 스케줄만큼이나 실력도 출중할 뿐더러 팀웍도 대단하다.
교사 회사원 무속인 연예인 벤처사업가 등 팀원들의 직업도 다양해 한 번 모이면 언제나 재미있는 화제가 술술 이어지는 이들은 표정이 밝다.
박종희 감독, 김동호 코치의 지도 아래 20대 후반부터 40대 중반까지 총 24명으로 이루어진 섀도우나이츠는 놀랍게도 단원 전원이 '야구에 살고 야구에 죽는다'는 한가지 생각으로 똘똘뭉쳐 있다.
박종희 감독(39)은 입단자격에 대해 "전에 선수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거나 뛰어난 실력자만이 입단할 수 있는 건 절대 아니다. 규칙상 선수출신은 제외하고 있는 만큼 실전경험은 없지만 야구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의욕이 있다면 OK"라고 말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매니아 수준인 이들도 그때의 컨디션이나 생활에 따라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을 때가 생긴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욕심보다는 노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기본체력만 갖추고 있다면 꾸준한 연습을 통해 실력을 길러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과 결혼생활로 약해지고 나태해지기 쉬운 육체와 정신을 건강하게 가꾸자는 게 이들의 목표이듯 끈끈한 팀원간의 우애가 이들에겐 더없이 중요하다.
연습할 땐 그렇게 엄하고 무섭던 감독과 코치도 평소엔 모두 형님 동생으로 통한다. 따라서 선수를 선발할 때 오디션보다 우선 순위로 평가되는 것이 인간성.
팀원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큰 형님인 이종호씨(48)는 "너나 없이 가족과 형제처럼 우애를 다지는 지금의 분위기를 언제까지나 그대로 유지하고 싶다"며 "시합 때는 부인들과 아이들까지 참여해 응원하고 팀웍을 다지고 있어 가정사까지도 훤하다"고 귀띔했다.
섀도우나이츠를 포함해 현재 격주로 리그를 펼치고 있는 사회인야구단은 약 20개팀. 나머지가 모두 서울팀 소속이고 섀도우나이츠는 고양시를 대표로 출전하고 있으며 종합성적은 중상위권이다.
시합이 없는 일요일은 오전 8시경부터 약 4-5시간씩 하드 트레이닝을 통해 실력을 키우고 있는 이들에게 가장 큰 당면과제는 뜨거운 열정에 비해 마음놓고 연습할 공간이 없다는 것.
연습은 화정 근린공원의 리틀야구단 연습장과 일산 MBC 부지 공터를 이용하고 있고 시합이 있을 땐 중산마을 연세대 구장에서 하고 있는데 연습을 하는 도중 주인인 리틀야구단이 도착하면 연습장을 비켜주고 철수를 해야하는 데다 MBC 부지도 한시적이고 많은 팀이 함께 하다보면 혼란스럽다.
이에 대해 실질적인 일을 맡고 있는 변인규 총무(30)는 "그럴듯한 잔디구장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야구는 다른 운동과는 달리 유리창을 깬다는 이유로 학교측에서 운동장을 빌려주려고 하질 않습니다. 그래서 부득이 공터를 이용해야만 하는데 이 문제만 해결된다면 고양시를 대표한 사회인야구단으로서 지금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강도높은 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급증하는 동호회와 함께 전국적으로 사회인야구단이 늘어가는 현 추세에 있어 사회인야구에 대한 인식 자체가 사회전반에 걸쳐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취미로 출발한 모임이긴 하지만 사회체육으로서 그 기능이 활성화된다면 현재의 '동네야구'라는 제한적이고 그릇된 인식을 깨뜨리고 그들의 역량을 살린 보다 발전가능성 있는 운영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섀도우나이츠 야구단은 현재 약간 명의 선착순 모집을 통해 팀원을 보충해 1군과 2군으로 나눠 훈련하게 된다. 전원이 시합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평소 자체시합으로 기량을 닦을 계획인 그들의 남다른 노력과 결속력을 홈페이지(www.shadowknights.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주장 019-355-2725, 총무 019-204-0044)
이영란 리포터 dazzle77@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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