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한 엄마가 있었다. 이웃들은 그가 장애아의 엄마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는 그 사실을 스스로 커밍아웃하지 못했다. 자식을 돌보는 일이 끝이 보이지 않을 듯 길고 힘들었던 그의 소원은 아들과 함께 성당에 가 미사를 보는 일이었다. 그의 소원은 조심스레 이웃에게 전해졌고, 그의 간절함 덕분일까, 그는 아들과 함께 성당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성당에 다니게 되면서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또 다른 부모들과 함께 작은 기도모임을 만들었고, 그렇게 기쁨터가 출발한 것이다.
기쁨으로 맞이한 10주년, 감사하는 마음 뿐
기쁨터는 1998년 출발, 어느새 열 살이 됐다. 10년이란 세월은 길고도 긴 세월이지만 바람처럼 지나가기도 한다. 지난주엔 기쁨터의 열 살을 자축하는 가족미사와 바자회가 성황리에 끝났다. 누구도 기쁨터가 10주년을 맞이하리라 상상하기 어려웠고, 이는 김미경 회장 또한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정말 무수히 많은 일을 겪으면서 기쁨터가 이만큼 성장해왔네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힘들고 아팠던 기억들은 모두 깨끗하게 지워지고, 지금은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도움을 준 따뜻한 이웃들에게 고마운 마음만 가득하답니다. 특히 기쁨터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지역 사회의 손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기쁨터가 출발했을 당시, 엄마들의 키를 넘어서지 않았던 어린 자녀들은 이제 엄마의 키를 훌쩍 뛰어 넘은 청년으로 성장했다. 발달장애라는 힘겨운 조건을 안고 살아가야하는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의 장애까지도 온전히 받아들여야만 하는 길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한다. 또한 앞으로 갈 길 또한 쉬운 길이 아님을 기쁨터의 모든 회원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기쁨터라는 이름처럼, 발달장애아의 엄마들에게는 절대로 허락되지 않을 것 같았던 기쁨은 어느덧 찾아왔고 기쁨터는 장애아의 엄마로서 죽음과도 같았던 절망을 이겨내고 장애를 가진 자식과 함께 삶을 대면하고 새롭게 살아가려는 의지의 장소가 돼 주었다.
부모 떠난 후에도 소중한 존재로 살아가길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소원은 아이들보다 하루 더 사는 것이라는 말을 듣곤 했다. 하지만 김미경 회장은 “어떻게 부모가 아이보다 오래 살겠느냐”며 “부모가 떠난 뒤에도 아이들이 소중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소원”이라고 전한다.
그래서 이들은 자녀들이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활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발달장애 자녀들에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고, 이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과 작업장, 또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자녀들이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해 주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기쁨터 출발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아들이 어느새 스물두 살 청년으로 훌쩍 자란 걸 보면 마음이 급해지기도 한다. 가장 힘들다는 장애인 정신지체와 자폐를 안고 살아가는 자녀들은 손잡아 주는 사람 없이는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삶을 살아야 한다. 지금까지도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자녀들을 도와 왔지만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를 위한 미래의 대책도 마련해야 하는 이중고를 짊어지고 있다.
하지만 김미경 회장을 비롯한 기쁨터 회원들은 꿈의 힘을 믿는다. 지금까지 기쁨터가 걸어온 길 또한 누구도 꿈꾸기 어려운 현실 속에 실현된 꿈의 결과이므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기쁨터에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기쁨터의 운영 사례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부모들이 줄을 서고 있다. 부모모임으로 출발해 이렇게 주간보호센터와 지역아동센터, 아트센터 조이, 숲속학교를 운영하는 공적단체로 성장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쁨터의 사례를 보고 힘을 내 모임을 준비하는 이들에겐 아낌없는 도움을 주고자 한다. 그들에게 김미경 회장은 “발달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것은 집안 일이 아닌 집안 일이다”라는 조언을 해준다고. 결국 장애인 문제는 사회적으로 해결해 가야 하는 문제임에도 특히 성인 장애인 문제에 대해선 사회의 대책이 너무도 미비하기 때문이다.
“결국 부모가 모든 것을 지고가야 하는 현실이지요. 그러나 우리 아이들의 소중한 삶을 생각하면 가만히 있을 수도 없으니 부모로써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기쁨터 회원들은 스스로의 노후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고 있다. 나중에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으론 아무 일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들은 43명의 회원들이 더불어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인, 기쁨터 마을을 꿈꾸고 있다. 발달장애 자녀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터전 곁에 노후에 부모들도 쉴 수 있는 마을이다. 그들이 꿈꾸는 기쁨터 마을이 언젠가 세상에 그 모습을 들어 낼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곳엔 자녀를 키우며 흘린 눈물과 아픔, 고단한 몸과 마음을 위로해주는 넓고 깊은 평화만이 가득하리라.
김미경 회장은 오늘도 꿈을 위해 분주하다. 그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성경말씀이 진리임을 알기 때문이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기쁨으로 맞이한 10주년, 감사하는 마음 뿐
기쁨터는 1998년 출발, 어느새 열 살이 됐다. 10년이란 세월은 길고도 긴 세월이지만 바람처럼 지나가기도 한다. 지난주엔 기쁨터의 열 살을 자축하는 가족미사와 바자회가 성황리에 끝났다. 누구도 기쁨터가 10주년을 맞이하리라 상상하기 어려웠고, 이는 김미경 회장 또한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정말 무수히 많은 일을 겪으면서 기쁨터가 이만큼 성장해왔네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힘들고 아팠던 기억들은 모두 깨끗하게 지워지고, 지금은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도움을 준 따뜻한 이웃들에게 고마운 마음만 가득하답니다. 특히 기쁨터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지역 사회의 손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기쁨터가 출발했을 당시, 엄마들의 키를 넘어서지 않았던 어린 자녀들은 이제 엄마의 키를 훌쩍 뛰어 넘은 청년으로 성장했다. 발달장애라는 힘겨운 조건을 안고 살아가야하는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의 장애까지도 온전히 받아들여야만 하는 길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한다. 또한 앞으로 갈 길 또한 쉬운 길이 아님을 기쁨터의 모든 회원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기쁨터라는 이름처럼, 발달장애아의 엄마들에게는 절대로 허락되지 않을 것 같았던 기쁨은 어느덧 찾아왔고 기쁨터는 장애아의 엄마로서 죽음과도 같았던 절망을 이겨내고 장애를 가진 자식과 함께 삶을 대면하고 새롭게 살아가려는 의지의 장소가 돼 주었다.
부모 떠난 후에도 소중한 존재로 살아가길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소원은 아이들보다 하루 더 사는 것이라는 말을 듣곤 했다. 하지만 김미경 회장은 “어떻게 부모가 아이보다 오래 살겠느냐”며 “부모가 떠난 뒤에도 아이들이 소중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소원”이라고 전한다.
그래서 이들은 자녀들이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활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발달장애 자녀들에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고, 이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과 작업장, 또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자녀들이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해 주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기쁨터 출발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아들이 어느새 스물두 살 청년으로 훌쩍 자란 걸 보면 마음이 급해지기도 한다. 가장 힘들다는 장애인 정신지체와 자폐를 안고 살아가는 자녀들은 손잡아 주는 사람 없이는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삶을 살아야 한다. 지금까지도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자녀들을 도와 왔지만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를 위한 미래의 대책도 마련해야 하는 이중고를 짊어지고 있다.
하지만 김미경 회장을 비롯한 기쁨터 회원들은 꿈의 힘을 믿는다. 지금까지 기쁨터가 걸어온 길 또한 누구도 꿈꾸기 어려운 현실 속에 실현된 꿈의 결과이므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기쁨터에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기쁨터의 운영 사례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부모들이 줄을 서고 있다. 부모모임으로 출발해 이렇게 주간보호센터와 지역아동센터, 아트센터 조이, 숲속학교를 운영하는 공적단체로 성장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쁨터의 사례를 보고 힘을 내 모임을 준비하는 이들에겐 아낌없는 도움을 주고자 한다. 그들에게 김미경 회장은 “발달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것은 집안 일이 아닌 집안 일이다”라는 조언을 해준다고. 결국 장애인 문제는 사회적으로 해결해 가야 하는 문제임에도 특히 성인 장애인 문제에 대해선 사회의 대책이 너무도 미비하기 때문이다.
“결국 부모가 모든 것을 지고가야 하는 현실이지요. 그러나 우리 아이들의 소중한 삶을 생각하면 가만히 있을 수도 없으니 부모로써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기쁨터 회원들은 스스로의 노후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고 있다. 나중에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으론 아무 일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들은 43명의 회원들이 더불어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인, 기쁨터 마을을 꿈꾸고 있다. 발달장애 자녀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터전 곁에 노후에 부모들도 쉴 수 있는 마을이다. 그들이 꿈꾸는 기쁨터 마을이 언젠가 세상에 그 모습을 들어 낼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곳엔 자녀를 키우며 흘린 눈물과 아픔, 고단한 몸과 마음을 위로해주는 넓고 깊은 평화만이 가득하리라.
김미경 회장은 오늘도 꿈을 위해 분주하다. 그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성경말씀이 진리임을 알기 때문이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