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숨어있는 문화 공간을 찾다

지역내일 2009-04-03 (수정 2009-04-03 오후 7:17:26)
며칠 전 일간지에 ‘한국의 피츠버그를 꿈꾸는 도시, 고양시’라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내용인즉 19세기부터 공업도시로 유명한 미국 피츠버그 시가 철강산업이 쇠퇴한 1950년부터는 ‘공해도시’라는 비아냥을 듣다가 문화예술에 투자하기 시작해 결국 수많은 명사를 배출한 문화도시로 거듭났다고 한다. 이렇듯 각지의 문화예술인들이 몰려드는 창의도시이자 문화도시로 성장한 피츠버그 시를 꿈꾸는 시가 바로 고양시라는 것. 이제 고양시는 대규모 문화예술, 생태환경 인프라를 확보하고 킨텍스, 아람누리·어울림누리, 브로맥스 중심의 문화 산업단지를 개발하면서 문화도시로서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때로 이런 대규모 문화공간이 아닌 시낭송의 밤이나 작은 음악회를 열 수 있는 문화공간이 아쉬울 때가 있다. ‘우리 동네’라는 친근함으로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작은 문화공간, 지역민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공간 어디 없을까? 우리 동네 숨어있는 문화공간을 찾아보자!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음악카페 ‘소리가 있는 동네’
-음악과 오디오를 좋아하는 이들의 ‘쉼표’같은 공간

장항동 레이크폴리스 뒤편 하이베라스 2층에 자리한 음악카페 ‘소리가 있는 동네’(소동)은 2007년 3월 문을 열었다. 소동은 음악카페로 상업공간이다. 하지만 이곳이 여느 곳과 다른 것은 주말 영업시간 전 최대 80석 이상의 좌석을, 입석으로 진행되는 행사라면 최대 100여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지역의 음악동호회를 위한 음악감상회나 소규모 연주회를 열 수 있도록 오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감상회를 갖고 싶은데 사용료부터 걱정한다면 기우, 커피나 음료 등을 포함해 1인 1만 원 정도, 5인의 동호회 모임이라면 5만원으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소동이 8090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음악문화공간으로 장소를 제공하게 된 것은 가수 김광석과 깊은 연관이 있다. 소동은 김광석을 사랑하고 음악과 오디오를 좋아하는 홍태화 대표가 그 시절 함께 듣던 음악과 추억, 그리고 현재 살아가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하는 꿈으로 만들어낸 공간이다. 소동의 중앙 통로에는 긴 서가와 LP 랙이 마련되어 있는데, 하이파이저널이 창간호부터 최근호까지 꽂혀있으며 홍 대표가 소장한 시집, 소설, 수필 등의 문학 서적과 오디오 관련 단행본, 여행 서적 등 다양한 책들이 구비되어 있고 올드 팝과 가요 LP 판도 4000여 장이 있다.
현재 소동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1~3시 가곡감상회, 매월 1·3·5주 토요일 오후 3~6시 클래식 감상회, 매월 셋 째 주 일요일 오후 3~오후 6시 오페라감상회가 열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 서울에 본거지를 둔 월드뮤직동호회 PAELA 음악감상회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30분~6시까지 수년간 진행됐을 정도로 ‘소동’은 전문적인 오디오시스템을 갖춘 드문 장소로 음악동호인들 사이에서 입소문 나 있는 공간이다.
해마다 김광석의 기일인 1월 6일에는 김광석 팬에 한해 무료로 입장하여 차를 마시며 그의 음악과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영업시간이 끝난 후 문자나 참여연락을 해주는 이들에 한해 무료로 영화감상회도 갖는다.
“영화감상회 등 무료라고 해도 참여율이 저조하다”고 안타까워하는 홍 대표는 “저의(?)를 의심하지 말고 순수한 의미를 이해하고 되도록 많은 이들이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한다. 음악감상회 뿐 아니라 악기 등 소규모 공연에도 문을 열어 둘 계획이다.
문의 031-904-5629 www.sodong.co.kr

두레플러스아트홀
-120석 규모의 아름다운 공간

지난 해 11월 개관한 백석동 청구코아 두레치과 부설 ‘두레플러스아트홀’ (대표 윤남희). 1996년 일산신도시 초기 백석동에 문을 연 ‘두레치과’가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고품격 문화강좌와 음악공연, 세미나 등을 위한 문화공간을 마련한 것. 120석 규모에 150인치 대형 스크린과 4000Anci의 고화질 빔프로잭트, 녹화시스템, 완벽한 방음시설을 갖추고 있는 두레플러스아트홀은 소규모 음악회와 공연 등으로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발표를 통해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서 관객과의 아름다운 커뮤니케이션으로 화합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 이곳에서는 두레치과 황선범 원장이 단장을 맡고 있는 고양시 남성합창단 뿐 아니라 은나래합창단, 베누스토 오케스트라 등 지역문화단체에 연습공간을 제공하는 등, 고양시 소규모 문화공연단체의 사랑방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윤남희 대표는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동안 인근 유치원 학예회, 피아노 학원의 작은 연주발표회 장소로 대관해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쳐 보람을 느낀다”며 “특히 아기와 함께 음식점 등에서 모임을 갖기 어려운 엄마들을 위해 문화센터의 강의가 비어있는 시간은 항상 오픈되어 있다”고 한다.
윤 대표는 실비의 대관료로 소규모 모임이나 강좌, 또 아기와 엄마가 함께하는 홈베이킹 등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하는 지역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한다. 풍선아트&공예 전문가인 윤남희 대표는 “두레아트홀에서 동화내용을 풍선아트로 제작한 인형극을 공연하는 것이 꿈”이라며 두레아트홀이 지역사회를 위한 겨자씨 같은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한다.
문의 031-903-9293 www.dureplus.co.kr

고양아트뮤직 STRABLU
-연주자의 숨소리, 땀방울 하나까지 느낀다

주엽동 일송노블레스빌딩에 위치한 80여 석의 작은 콘서트홀 ‘고양아트뮤직 STRABLU’(대표 양광진). 객석은 대형 공연장과 달라 연주자의 입장에선 부담스럽지만, 객석의 청중들은 연주자의 숨소리와 표정 땀방울 하나까지 가까이 느낄 수 있어 감동의 무게는 그만큼 더 큰 우리 동네 문화공간이다.
이외에도 피아노 연습실에는 YAMAHA Grand Piano를, 타악기실에는 네델란드 Adams사의 Marimba와 Snare Drum 패드를, 작곡 및 현악 레슨실에는 Uplight Piano 첼로의자 받침대 보면대 등을 설치해 예비 음악가들의 효과적인 연습에 보다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하나, STRABLU 회원을 위한 와인콘서트를 열어 국내외의 유명 연주자들을 초청해 해설을 곁들이며 연주자들과 함께 대화하는 시간도 마련하고 있다 .지난 2007년 11월 첫 번째 와인콘서트에 이어 올해 3월까지 열여덟 번 째 열린 와인콘서트는 이탈리아에서 성악을 공부한 양광진 대표가 유럽의 살롱음악에 매력을 느껴, 작은 규모의 장소에서도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늘 꿈꿔왔던 그의 바람을 실현한 것.
“큰 공연장을 찾아야만 들을 수 있는 음악이 아닌, 청중과 더 가까이 소통할 수 있는 미니콘서트홀이야말로 꼭 필요한 문화공간이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보다 가까이 더 쉽게 음악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는 양 대표. 경제적인 타산을 따지자면 쉽게 결정을 내리기 힘들었던 ‘와인콘서트’는 준비과정 초기 어려움도 많았지만, 열여덟 번 째 콘서트를 진행하는 동안 일산지역 새로운 문화 아이콘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문의 031-812-2022 www.gyartmus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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