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드랑이 냄새로부터의 탈출, 30분 시술로 '해방'

지역내일 2001-06-27
사람은 누구나 특유의 체취를 발산하며 특히 여름철에는 땀으로 인한 땀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그러나 해마다 여름이 되면 액취증이 있는 사람들은 괴로움에 사로잡힌다. 자신의 겨드랑이에서 나는 냄새가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게 되면 종종 아주 심하고 참기 어려운 땀냄새가 날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분명히 액취증이 있는 사람이 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액취증은 우리 인체의 땀샘 가운데 아포크린 땀샘으로 인해 생긴다. 아포크린 땀샘은 체표면으로 땀을 직접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모낭의 윗부분을 통해 체외로 배출한다. 이 아포크린 땀샘에서 분비되는 땀 자체가 냄새를 풍기는 것은 아니며 피부나 겨드랑이에 분포하는 세균이 땀을 분해하면서 여기에 함유되어 있는 글라이코겐으로부터 지방산과 암모니아를 생성할 때 바로 역겨운 냄새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액취증은 서양인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는 아포크린 땀샘이 동양인보다 많이 분포하기 때문이다. 유전적인 원인으로 부모중 한 사람만 액취증이 있어도 자녀에게 나타날 확률이 50%이고 한 집안의 세자매가 모두 액취증이 있어 액취증 수술을 세자매 모두에게 시행한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략 100명당 5명 꼴로 나타난다
액취증은 어렸을 때는 거의 모르고 지내지만 내분비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액취증을 인식하게 되는 시기는 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한 사춘기 무렵이며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발생 빈도가 더 높다.
민감한 사춘기 시기에 액취증으로 인해 주위 사람과의 접촉을 꺼리게 되면 나이가 들어서도 대인 공포증까지 되는 경우도 있다. 액취증이 심하면 유난히 자주 몸을 씻게 되고 진한 향수를 즐겨 사용하게 되기도 하며 도가 지나쳐 결벽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심한 경우 액취증으로 인해 사회생활과 결혼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주위에서는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냄새가 미약하다면 겨드랑이를 자주 씻고 연고를 발라주면 어느 정도까지는 냄새가 커버된다. 샤워를 자주하고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고 다니며 속내의를 자주 갈아입기를 권한다. 또한 겨드랑이 털을 짧게 깎고 파우더를 뿌려 건조하게 해주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을 해도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경우에는 수술을 권한다.
특히 결혼이나 취직을 앞둔 젊은 여성에게 '겨드랑이 암내' 때문에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이 불쾌감을 표시할 정도거나 흰 옷에 땀이 노랗게 착색될 정도라면 액취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를 권할 수 밖에 없다
아포크린 땀샘은 95%가 겨드랑이 부위에 위치하고 나머지 5%는 귓바퀴주위 항문주위 유두주위 배꼽주위 등에 위치하므로 겨드랑이 부위만 치료를 요하게 된다.
액취증이 심할 경우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을 고려하는데 그 이유는 몸에 분포되어 있는 아포크린선은 그 숫자가 평생 항상 일정하여 액취증 수술을 통해 겨드랑이 부위의 아포크린선을 제거해주면 영구적으로 다시 생겨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수술시기는 외과 의사적인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몸이 다 자라는 16∼18세 정도(고등학생 정도)에 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몸이 다 자라지 않았을 때에는 아포크린 땀샘도 크기가 완전히 커지지 않아서 수술시 남겨놓을 수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신건강적인 입장에서 보았을 때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춘기부터 냄새가 나기 시작하므로 이 냄새로 인하여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아서 체육시간에 체육하기 싫어하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에서 땀을 닦고 오는 등 일상생활이나 공부에 지장이 있다고 부모가 판단되면 몸이 다 성장하기 전이라도 먼저 시술해 주는 것이 좋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시술법은 수술 요법과 레이저 요법이다.
수술 요법은 겨드랑이의 주름을 따라 4∼7cm 정도 한 두 개의 절개선을 내어 피부를 얇게 들어 올린 다음 아포크린 땀샘을 제거하는 것이다. 절개선이 짧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없고 입원이 필요없다. 다만 수술 후 열흘정도 즉 꿰맨 자리가 아물 때까지 어깨의 움직임에 제약이 있다. 겨드랑이의 모공이 파괴되어 털이 많이 줄어드는데 균일하게 줄지않고 부분부분 줄어들어 보기 싫게 되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수술법이 응용되고 있다. 이 수술방법은 초음파지방흡입기와 내시경을 이용한 첨단 수술법으로 기존의 방법에 비해 일단 겨드랑이에 거의 흉이 남지 않는다. 또한 수술 후 겨드랑이를 못쓰는 경우가 없어 즉시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해 대단히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모근의 손상도 적어 모발상태가 유지되며 재발율도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수술법은 액취증이 재발이 되었을 때 다시 수술하는 것이 쉽지 않았으나 이 방법은 재수술이 매우 쉬운 장점이 있으며 심지어 기존의 방법으로 수술한 후 재발한 경우에도 쉽게 재수술을 할 수 있다. 입원할 필요 없이 30분 정도 소요되는 단 한번의 시술로 영구적인 액취증 치료가 가능하다. 초음파에 의한 아포크린선의 선택적 파괴로 피부괴사의 빈도가 현저하게 줄어 상처의 회복이 빨라 3∼4일 후면 일상 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해지게 되었으며 1cm 미만의 자국으로 흉터나 수술에 대한 부담이 적어져 직장인들도 손쉽게 시술이 가능해지게 되었다.
레이저 요법은 레이저를 이용하여 털을 제거함과 동시에 아포크린선에 영향을 주어 치료하는 방법이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사람은 1회 치료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한 사람일 경우는 2-4회 정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여성의 경우 일부러 겨드랑이 털을 제거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레이저 시술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방법은 레이저가 멜라닌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특성 덕분에 모근과 그 주변의 멜라닌에 레이저의 파괴력이 집중되므로 겨드랑이 털의 영구탈모에는 효과가 있지만, 모근 바로 옆에 있는 아포크린선만 파괴되므로 액취증의 재발률이 높다.
김미경 리포터 mikigol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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