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전야에 특별한 청혼을

청계천 두물다리 ‘청혼의 벽’ 1주년 기념 행사

지역내일 2008-12-24
“당신은 파키스탄 사람입니다. 일산의 공장에서 일하던 당신을, 남들은 한국사람이 아니라며 피했지만 순수한 마음과 맑은 눈빛은 우리를 사랑으로 이끌었습니다. 우리가 결혼한 지 벌써 6년입니다. 저는 우리만의 방식대로 당신에게 청혼하려 합니다. 이미 우린 사랑하고 있지만, 그 사랑이 영원할 것을 다짐합니다. 그리고 곧 파키스탄인에서 한국인이 될 당신을 더욱 사랑하겠습니다.”
한 남자가 여자를 바라보고 서 있다. 청혼을 준비하는 김은선(39·여)씨는 청계천 두물다리 ‘청혼의 벽’ 개장 1주년을 맞아 특별한 청혼을 한다.
청계천 두물다리의 ‘청혼의 벽’이 만들어진지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 때의 첫 번째 청혼 이후, 지금까지 119쌍이 사랑을 고백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혼의 벽을 이용한 커플 중 앙코르 청혼(12쌍)을 제외한 성공율은 100%를 자랑한다.
현재까지 5쌍이 결혼에 골인했으며, 나머지 102쌍은 결혼식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청혼의 벽 개장 1주년을 맞아 자축 기념식을 준비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 7시부터 두물다리에서 청혼의 벽 청혼자들의 축하 인터뷰 영상과 특별 청혼 행사가 열린다. 행사 사회는 개그맨 김학도씨가 맡고, 도중 밴드와 아카펠라 공연을 곁들여 분위기를 키운다.
관객들이 바라보는 상태에서 실제 상황 청혼도 펼쳐진다. 양성우씨가 청혼가를 부르며 무대로 오르고, 들고 있던 꽃다발을 그녀에게 전달하면 아카펠라 그룹의 축하 노래가 흐른다. 둘은 ‘사랑의 징검다리’를 건너 사랑의 자물쇠를 건다. 언약의 벽 동판에 사랑을 새기고 난 후 리무진에 올라 둘 만의 장소로 이동한다.
서울시는 추억에 남는 청혼 이벤트를 위해 무대에서 자물쇠존을 연결하는 징검다리를 새로 설치하고 관람무대를 확장했다. 청혼의 벽은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일몰 후 30분 간격으로 이용할 수 있고, 별도 비용 없이 홈페이지(propose.seoul. go.kr)에 신청만 하면 된다. 또 모든 장면은 녹화해 홈페이지에 올려 내려받을 수 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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