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네트워크 따라잡기

아줌마들 모이면 ''엄따는 괴로워''

지역내일 2008-10-27
아줌마 네트워크가 확산되는 현상은 자녀의 사교육에 입문하는 시기가 학교 들어가기 전인 유아기로 당겨지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한쪽에서 유치원·영어교실·축구교실·생태학교 모임 등 네트워크를 끈끈하게 가져 갈수록 여기에서 소외되는 사람은 더 고통스럽다. 그래서 등장한 말이 신조어인 ‘엄따’다.
맞벌이 주부인 김나연(32·분당구 야탑동)씨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의 뒷바라지하기가 너무 벅차 직장을 그만둘까 고민 중이다.
김씨는 “직장 때문에 다른 엄마들과 정보를 공유하는데 소외되는 것 같다”면서 “엄마 때문에 아이까지 덩달아 친구를 못 사귀고 왕따 당하는 것 아닌가 싶어 미안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직장을 다니는 대부분 엄마들은 전업주부에 비해 모임 활동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 현실. 특히 자녀가 초등학교 취학 전이거나 저학년인 경우 이들 직장맘들의 소외감은 더욱 크다.
1남 1녀 중 장녀로 남편과 함께 의류업을 하고 있는 장인영(37·용인 상현동) 씨는 언니나 여동생이 없어 아줌마 모임이 더욱 부럽기만 하다.
장씨는 “참여하는 모임이 없다보니 시간 여유가 있을 때도 만날 친구가 없다”면서 “특히 남편과 갈등이 있거나 육아스트레스가 심할 때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상대가 없어 더 쓸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줌마 네트워크에 대해 실속 없는 ‘속빈 강정’이라고 꼬집는 엄따들도 있다.
분당구 수내동의 이희연(42)씨는 “아이 교육에 올인 하는 분당 엄마들은 모임에 어울려 정보를 흘리고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아이와 둘이서 개인플레이를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엄따들은 “아줌마 모임이라는 게 아이 교육을 목적으로 모였다가 남편과 시댁 험담 등 영양가 없는 수다로 시간을 낭비하거나 사소한 일로 사이가 틀어져 오히려 골치를 앓는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직장맘들이 현실적으로 자녀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녀교육의 관건은 부모의 사랑과 정성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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