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최고 - 부곡초 탁구부를 만나다
한국 탁구의 맥을 잇는다
체계적인 지도로 7년째 정상급 선수 배출, 창단 후 8년 동안 단체전 우승 17차례
“4년 째 탁구하는 데요, 상도 받고 체력도 좋아져서 좋아요. 탁구로 성공할 수 있으니까 다른 애들처럼 (학원 다니며) 공부 안 해도 불안하지 않아요.”
부곡초 본관 4층, 탁구부 연습실에서 만난 6학년 김유진 선수. 자신의 미래를 당차게 설명한다. 훈련장을 둘러보니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가기 전. 고학년이 저학년을 한 명씩 맡아 머리도 빗겨주고 다정하게 스윙연습도 시켜준다. 여학생이 많다보니 훈련장 분위기가 좋다.
부곡초 탁구부는 안산시와 안산시탁구협회, 그리고 부곡초 조경열 교장의 지원과 코칭스태프의 열정이 더해져 전국을 대표하는 탁구부로 성장했다. 올해까지 햇수로 창단 8년째. 시·도· 전국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우승을 열일곱 차례나 거머쥐었다. 부곡초 탁구부의 이런 승승장구는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전국에 50여개나 되는 초등 탁구부가 있기 때문. ‘몇 년에 한 번 우승하기도 힘든데’ 올해로 4년째 소년체전 결승에 진출해 두 번 우승, 두 번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9월에 치러진 문화체육부장관기 전국탁구대회에서 단체전 우승과 개인전 3위에 오른 부곡초 탁구부를 찾으니 11월 전국대회를 준비하느라 한창 훈련 중이다.
될성부른 ‘떡잎’ 선발해 체계적으로 지도
스포츠계에는 우수한 선수를 키우려면 한 선수를 5년 이상 같은 지도자가 지도해야 한다고 말한다. 부곡초 탁구부의 코칭스태프는 네 사람. 감독코치인 김재진 코치는 창단 때부터, 부곡초 교과전담 정운민 코치와 김혜선 코치는 5년째, 그리고 과학보조교사인 김선미 코치는 3년째 근속하고 있다. 선수들의 얼굴만 봐도 상황파악 가능하다. 여러 코치가 선수 한 명 한 명을 체계적으로 지도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
김혜선 코치는 수업 후 오후에 4시간 정도 훈련하는데 준비운동, 기본기훈련, 분야별 훈련에 한 시간씩 쓰고 남은 시간은 게임을 한다고 훈련과정에 대해 알려준다.
선수들은 선배가 후배를 일대일로 가르치기도 하고 또래 선수들끼리 파트너를 정해 드라이브 걸기, 스냅 넣기, 서비스, 선제공격법 등을 집중적으로 훈련한다. 저녁 늦게까지 훈련하려면 저녁식사와 휴식시간이 필요하므로 시간대비 효율이 떨어진다. 또 오래 훈련하면 선수들이 ‘아직 어려 진력을 내므로’ 강도는 높이되 시간은 줄여야 한다고.
김재진 코치는 탁구경기는 머리싸움이라며 배운 기술을 응용할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늘 노력한다.
“얼굴 보면 대강 알죠. 특기적성반에 오는 학생들 가운데서 선수를 고르고 필요하면 반을 돌아다니면서 뽑아요.”
50년 동안 탄구와 함께해 온 김재진 코치. 선수 발굴이 가장 중요하다며 중국처럼 4, 5살 때부터 탁구를 시작하는 학생이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예전엔 초등 3학년은 되어야 본격적인 훈련을 시켰지만 엘리트선수층이 두터워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시작 연령이 내려가고 있단다. 2학년인 유소원 선수가 올해 전국대회에서 두 번 우승해 전망을 더욱 밝게 한다고.
경제적 부담 거의 없고 진로 다양
부곡초 탁구부는 모든 훈련비와 용품을 학교를 비롯한 외부에서 지원받는다. 선수들은 간식으로 먹을 빵 하나만 준비하면 끝. 하지만 운동선수에 대한 여러 가지 우려 때문에 재능이 뛰어나도 선수로 키우는 걸 꺼려하는 부모들도 있다.
김재진 코치는 “사실 우리 학교 탁구부는 안산보다 외부에서 더 알아준다”며 임초희, 유소원 선수를 소개한다. 두 선수는 인천에서 부곡초로 탁구유학을 왔다.
김혜선 코치는 탁구선수는 전망이 좋다, 실내운동에다 몸싸움이 없고 (사회적으로) 생활체육이 활성화되면서 진로가 다양해졌다며 여성이 하기에 적합한 운동이라고 권장했다. 김재진 코치를 비롯한 부곡초 코칭스태프 모두 탁구선수 출신이다. 선수로 뛰어봐서 더 잘 가르칠 수 있다는 그들은 학교 수업을 다 하면서 코치로 일해야 해 업무가 많긴 하지만 (자주) 우승하니까 보람을 느낀다고.
부곡초 탁구부에서 배출한 선수들 덕에 안산 탁구의 전망이 밝다. 부곡초에서 초지중으로 진학한 선수들이 내년부턴 탁구부를 신설하는 단원고로 진학할 수 있게 된 것. 다른 지역으로 옮기지 않아도 안산에서 탁구를 계속할 수 있어 제2, 제3의 탁구스타 ‘유승민’이 줄을 이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영란 리포터 triumv@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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