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나들이-복천박물관

가야의 역사와 문화 한눈에 볼 수 있는 곳

지역내일 2008-10-21 (수정 2008-10-21 오전 10:48:34)

지난 주말, 동래구 복천동 고분길에 위치해 있는 복천박물관에 다녀왔다. 언젠가 복천박물관 야외 고분관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야트막한 고분이 그려내는 운치있는 풍경에 마음에 끌려 ‘꼭 한번 가 봐야지’ 마음 먹었던 곳이다.
동래구청 옆을 지나 고분길을 따라 언덕배기 길을 조금 오르다 보니 동래읍성 성곽 모양을 본따 만든 복천박물관이 뒷산을 배경으로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그 옆으로는 야외 고분군과 돔모양의 전시관이 그림 엽서 속 평화롭고 한가로운 풍경처럼 길게 펼쳐져 있다.
부산에 살면서도 복천박물관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복천박물관은 그 자리에서 묵묵하게 고대 부산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고대 가야 문화와 무덤 양식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실




복천동고분군은 삼국시대에 우리 부산지역에서 꽃피웠던 독특한 가야문화와, 고대 무덤 양식을 그대로 복원해 보여주고 있다.
복천박물관 전시실에는 덧널무덤(목곽묘)와 구덩식돌덧널무덤(수혈식 석곽묘)을 만드는 모형을 전시해 놓아 무덤 조성 방식을 쉽게 알 수 있다. 복천동고분군은 삼국시대인 4세기에서 5세기에 주로 만들어진 가야 지배층의 무덤으로 지금까지 8차례의 조사를 통해 1만 여 점의 유물이 나왔는데, 경주의 고분들에서 금으로 된 유물이 많이 나온데 비해 복천동고분군에서는 철로 된 유물이 많이 나왔다. 특히 무기와 갑옷 종류가 많이 나온 유적으로 유명하다.
제1전시실은 삼국시대의 모태가 된 삼한시대의 역사와 문화, 삼국시대의 비교, 그리고 가야 멸망 이후의 부산 상황을 이해하고 복천동고분군의 무덤 규모와 내부를 볼 수 있다.
제2전시실은 복천동고분군에서 출토된 굽다리접시, 항아리, 갑옷, 무기 등 다양한 유물을 장르별로 전시하고 있다. 전시실 가운데 옛 모습 그대로 재현해 놓은 기마병이 눈길을 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며 좀처럼 자리를 뜨지 않으려 한 곳은 자기 굽는 과정 등을 보여주는 돔 모양의 영상실이었다.

무덤 내부를 발굴한 모습 그대로 재현한 야외전시관

전시실을 나와 야외의 고분공원에 들어서니 초록빛 잔디로 뒤덮인 구릉이 드넓게 펼쳐진다. 곳곳에 회양목을 심어 네모 모양의 무덤자리를 표시했고, 돔 모양의 야외전시관에는 딸린 덧널이 있는 덧널무덤(54호 무덤)과 구덩식돌덧널무덤(53호 무덤)의 내부를 발굴한 모습 그대로 전시해 당시의 매장문화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야외전시관 앞 잔디에 앉아 부산 시내 풍경을 내려다보니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죽음과 삶이 공존하고 있는 듯 했다. 옛 가야의 하늘도 고분공원에서 바라본 그 순간의 하늘빛처럼 푸르렀을까.
도심에서 이런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 새삼 감탄스러웠다.


복천박물관 관람시간-09:00~18:00(오후 5시 매표마감)
관람료 - 어른 500원, 어린이·65세 이상·장애인 무료
문의-554-4263~4

박성진 리포터 sjpark@naeil.com

tip) 주변의 둘러볼 만 한 곳

* 동래읍성역사관

복천박물관 100m 옆에 위치해 있다. 94평 규모의 단층 한옥집 형태로 지난 2007년 3월 개관했다. 작은 규모지만 임진왜란 초기, 최대의 격전지였던 부산 동래지역의 과거 모습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1970년대 동래읍성의 지형, 성곽, 주요 건물을 200~300분의 1 크기로 복원한 동래읍성모형이 눈길을 끈다. 그 밖에 동래읍성의 기원과 풍수, 지형, 지세, 인물, 역사, 성벽 축성법, 전투도 등 여러 종류의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임진년(1592) 4월 15일 동래읍성 전투 장면을 상세하게 그린 ‘동래부순절도’와 송상현 부사의 “싸워 죽기는 쉬워도, 길을 빌려주기는 어렵다”는 문구 등도 전시돼 있다.
동래읍성역사관 바로 뒤쪽에 위치해 있는 동래읍성 북문에 올라보는 것도 좋다.

* 동래향교

부산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6호인 이 동래향교에서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하기도 하며, 특히 일요일에는 전통혼례식이 가끔 열려 옛 것에 대한 향수를 자아내게 한다.
향교는 공자를 비롯한 여러 성현께 제사지내고 지방민의 유학교육과 교화를 위하여 나라에서 지은 교육기관이다.
동래 향교 안에는 중국과 우리 나라의 유학자들을 모신 대성전, 학문을 강의하는 명륜당, 학생들이 생활하는 동재와 서재, 그리고 동무와 서무, 반화루 등의 부속건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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