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합창대회 금메달리스트 ‘분당구어머니합창단’

세계로 울려퍼진 분당 주부들의 천상의 하모니

지역내일 2008-09-12
음악 매개로 지역문화사절단 역할 톡톡…분당 거주 예비신혼부부에 결혼축가 봉사도

지난달 9일부터 19일까지 오스트리아 그라츠(Graz)에서 개최된 ‘제5회 그라츠 월드콰이어게임(세계합창대회). 전 세계 80개국, 450개팀 2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8개 종목에서 쟁쟁한 음악 실력이 겨뤄졌다.
11일간의 대회 일정이 끝나고 열린 시상식장에서 30~50대 우리나라 주부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분당구어머니합창단(단장 김영희)이 여성챔버 부문에서 쟁쟁한 해외 합창단을 제치고 우수상을 차지했기 때문. 34명의 단원들은 지휘자 유태왕(52·서울종합예술원) 교수가 작곡한 ‘인연’과 ‘청산별곡’을 비롯해 칸테무스(CANTEMUS), 아베 레지나 첼로룸(Ave Regina Caelorum) 등 4곡을 완벽하게 소화해 이같은 영예를 안았다. 분당의 대표적 문화홍보사절로 활약해오면서 크고 작은 각종 대회에서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분당구어머니합창단이 또 하나의 쾌거를 이뤄낸 순간이었다.

세계합창대회 등 각종 국내외 대회 석권으로 실력 입증
분당구어머니합창단은 창단 이래 65여회의 초청연주회와 국내외 합창대회를 휩쓸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04년 독일 브레멘 세계합창올림픽 은메달 수상, 2006년 중국 셔먼 세계합창올림픽 동메달 수상, 2007 부산국제합창제 민속부문 금메달과 클래식부분 동메달을 수상 등 수상경력을 통해 음악적 실력을 입증했다.
95년 5월 분당구가 주부 12명을 모집해 어머니합창단을 만든 것이 분당구어머니합창단 결성의 계기가 됐다. 지금은 소프라노·메조소프라노·알토 3개 파트에서 40여명의 단원들이 활동 중이다.
김영희 단장은 “창단 초기에는 단원이 부족해 합창단 실력이 주부모임에 불과했다”면서 “98년 난파음악제 참가를 계기로 실력있는 단원을 충원하기 위해 분당 곳곳을 누비는 등 단원들의 의기투합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단원들은 ‘열정이 없으면 실력도 늘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합창단 연습과 활동에 땀을 쏟아부었다. 노래 잘 하는 여고동창생을 설득해 분당으로 이사오도록 한 단원이 있을만큼 이들 분당구어머니합창단의 노래에 대한 열정은 뜨겁다.

6개월에 10회 이상 연습 빠지면 단원자격 박탈 등 규율 엄격해
분당구어머니합창단은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분당구청 1층 대회의실에 모여 3시간씩 혹독한 연습을 한다. 끝없는 연습을 통해서만 실력을 쌓을 있다는 믿음은 6개월동안 10회 이상 연습에 불참할 경우 이유불문하고 단원 자격을 박탈하는 엄격한 출결 규율도 만들어냈다.
단원이 되는 것도 쉽지 않다. 분당에 거주하는 45세 미만의 주부를 대상으로 1년에 2번 공개오디션을 열어 단원을 선발한다. 단원을 뽑을 때에는 음악적 소양 뿐 아니라 연습과 대회 준비를 위해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지 제반여건과 음악에 대한 열정 등도 함께 고려한다.
결석 없이 연습에 성실히 참여한 단원에게는 자체적으로 만든 ‘출석상’을 수여해 격려하고 있기도 하다. 일종의 개근상처럼 작은 메달을 만들어 수여하고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해피웨딩송’ 등 이웃에 음악 봉사 활동 활발해
분당구어머니합창단은 찾아가는 음악회, 예비신혼부부들의 축복을 위한 해피웨딩송 등 각종 봉사와 연주활동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 저변 확대와 시민 정서함양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시작한 ‘해피 웨딩 송’ 봉사는 일생에 한번 뿐인 부부의 행복한 결혼식장에 찾아가 축가를 불러주는 봉사활동.‘주민을 찾아가는 연주회’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 행사는 분당구에 거주하는 예비부부가 지역 안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될 경우 3월~12월까지 접수(분당구청 경제교통과 문화관광팀 031-729-7272)를 받아 무료로 진행된다.
합창단에서 엘토 파트를 맡고 있는 김영희 단장은 “예비신혼부부의 결혼식 축가 뿐 만 아니라 문화공연을 자주 접하지 못하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찾아가는 음악회’를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며 “뜻있는 단원들과 함께 사회 봉사활동도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분당구어머니합창단 김영희 단장
제목: “음악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겠습니다”

“분당구어머니합창단이라는 이름만으로도 단원들이 갖는 자부심과 긍지가 대단합니다.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지역과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게 저희 단체의 목표입니다.”
분당구어머니합창단 김영희(51?분당구 이매동) 단장은 최근 각종 국내외 음악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해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더구나 준공무원에 해당하는 자격으로 성남시와 분당구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그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재정지원을 비롯해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있어요. 성남시를 비롯해 지역 의원님들까지 주변에서 지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저희는 그저 열심히 연습하고 최선을 다해 공연을 치러내는 일에만 전념하면 되니까요.”
김 단장은 무엇보다 선후배간의 화합과 돈독한 분위기를 합창단의 가장 큰 자랑으로 꼽았다. 신입단원이 들어오면 합창단 생활에 적응할때까지 선배가 따뜻하게 가르치고 보듬어 주는 일에 유난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오는 12월 23일에는 성남아트센터에서 정기연주회도 열릴 예정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음악 봉사활동과 정기연주회 준비에 전념할 계획입니다. 9월에 열리는 분당한마음축제를 비롯해 보바스기념병원과 장애인학교에서 공연봉사를 앞두고 있어서 바쁜 가을을 막 될 것 같아요.”
김 단장은 “분당구어머니합창단은 음악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항상 배우는 자세와 겸손한 마음을 잃지 않고 음악을 통해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단체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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