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통사고 제로지대 만들자
성남 어린이 교통안전 ‘빨간 불’
신호 위반버스, 횡단보도 건너다 사망사고…총 55건 중 부상 61명, 사망 2명
지역내일
2008-10-06
(수정 2008-10-06 오후 2:12:46)
“왼쪽, 오른쪽 또다시 왼쪽 보고 길 건너는 거 알지? 넌 아직 키가 작아서 운전하는 아저씨, 아줌마들이 혹시 널 못 볼 수도 있어. 그러니까 네가 먼저 주변을 잘 살피며 조심해서 길을 건너야 돼.”
8살 지수는 올해 학교에 입학한 1학년이다. 지수는 매일 아침, 같은 학교에 다니는 3학년 오빠와 걸어서 등교한다. 아파트에서 나와 학교까지 걸어가는 시간은 10분 남짓. 하지만 횡단보도 2개와 신호등 1개를 이용해 찻길을 3번이나 건넌다.
더구나 학교 담을 따라 노상주차장이 많이 설치돼있고, 불법 주·정차 차량이 너무 많이 있어서 학교 주변이 주차장이나 다름없다. 차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빗겨가는 곡예보행을 하는 아이들 걱정에 지수 엄마는 늘 마음을 졸인다.
올해 분당 어린이 사망사고, 자전거·보행 중 일어나
우리나라의 어린이 교통사고율은 꾸준히 낮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어린이 사고사망 원인 1위로 교통사고가 꼽힐 정도다. 특히 어린이보호구역인 스쿨존에서의 교통사고가 하루에 1번꼴로 일어나고 있어 위험수위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스쿨존에서 총 350건의 사고로 375명의 어린이가 부상을 당했으며, 이중 9명이 사망, 51.5%에 달하는 184명이 중상 이상의 부상을 입었다.
분당구의 경우 분당경찰서 교통관리계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분당구에서 일어난 14세 이하 어린이 교통사고 건수는 모두 55건. 그중 2명이 사망했고, 61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과 2007년 분당구 안에서 교통사고로 인해 사망한 어린이가 단 한명도 없던 것에 반해 올 들어 벌써 2건의 사망사고가 일어난 것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지난 3월 서현동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11살 남자어린이가 신호위반하는 버스에 치여 사망한 경우나, 8월 야탑동 중탑삼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8살 여자어린이가 버스에 치여 사망한 경우 등 2건 모두 보행 또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 사고를 당한 것이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분당경찰서 교통관리계 차선미 경장은 “스쿨존이나 횡단보도에서의 사고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운전자의 부주의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고다발지역, 대형차량 교통법규위반 단속 등 관리 강화
분당구 야탑동 중탑삼거리는 몇 년 전에도 비슷한 사망사고가 났던 곳으로 사고다발지역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횡단보도와 도로경계석이 너무 가까운 것과, 신호체계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분당경찰서 측은 “횡단보도를 도로경계석 안쪽으로 들여놓는 한편, 삼거리 보행자 횡단보도 신호를 동시에 들어오도록 해 운전자가 보행자의 안전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분당경찰서는 2건의 사망사고 모두 가행차량이 버스였던 만큼 대형차량에 의한 어린이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분당경찰서 교통관리계 이규영 계장은 “관내 운수업체에 운전자 교통법규준수 협조문을 발송하고, 택시나 버스의 교통법규 위반행위 등에 대해 강력 단속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어린이보호구역 안에서 주정차 위반, 신호위반, 시속 30km의 규정속도 위반 등 법규위반에 대해 강력히 단속하고 있다.
‘안전한 도로횡단법’ 중점 교육해야
어린이 교통안전문가들은 학교 앞 도로에 신호등을 우선 설치하고 녹색 신호주기도 어린이 보폭에 맞추어 보다 길게 주도록 하는 등 신호체계 점검과 함께 운전자 안전교육 강화, 스쿨존 내 과속방지턱 간격을 줄일 것 등을 주장하고 있다.
어린이교통안전교육에 대해서도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이 제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행 중 어린이 교통사고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도로횡단법만 철저히 교육해 습관을 들여도 어린이 교통사고를 현저히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초등학교 1, 2학년 어린이의 경우 어른들에게 전적으로 보호받던 유아기 때와는 달리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복잡한 교통상황에 노출되게 되므로 안전한 보행과 횡단에 대한 집중교육이 필요한 시기다.
국제아동안전기구인 세이프키즈코리아 홍종득 사무총장은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 사망자가 많은 이유는 지형에 익숙한 집주변에서 놀던 취학 전과는 달리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학교 가는 길이 낯설고 위험하기 때문”이라며 “어린이들에게 ‘우선멈춤 습관’ ‘운전자와 눈 맞추는 습관’ ‘차를 계속 보면서 건너는 습관’ 등 안전한 도로횡단법을 중점적으로 길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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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지수는 올해 학교에 입학한 1학년이다. 지수는 매일 아침, 같은 학교에 다니는 3학년 오빠와 걸어서 등교한다. 아파트에서 나와 학교까지 걸어가는 시간은 10분 남짓. 하지만 횡단보도 2개와 신호등 1개를 이용해 찻길을 3번이나 건넌다.
더구나 학교 담을 따라 노상주차장이 많이 설치돼있고, 불법 주·정차 차량이 너무 많이 있어서 학교 주변이 주차장이나 다름없다. 차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빗겨가는 곡예보행을 하는 아이들 걱정에 지수 엄마는 늘 마음을 졸인다.
올해 분당 어린이 사망사고, 자전거·보행 중 일어나
우리나라의 어린이 교통사고율은 꾸준히 낮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어린이 사고사망 원인 1위로 교통사고가 꼽힐 정도다. 특히 어린이보호구역인 스쿨존에서의 교통사고가 하루에 1번꼴로 일어나고 있어 위험수위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스쿨존에서 총 350건의 사고로 375명의 어린이가 부상을 당했으며, 이중 9명이 사망, 51.5%에 달하는 184명이 중상 이상의 부상을 입었다.
분당구의 경우 분당경찰서 교통관리계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분당구에서 일어난 14세 이하 어린이 교통사고 건수는 모두 55건. 그중 2명이 사망했고, 61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과 2007년 분당구 안에서 교통사고로 인해 사망한 어린이가 단 한명도 없던 것에 반해 올 들어 벌써 2건의 사망사고가 일어난 것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지난 3월 서현동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11살 남자어린이가 신호위반하는 버스에 치여 사망한 경우나, 8월 야탑동 중탑삼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8살 여자어린이가 버스에 치여 사망한 경우 등 2건 모두 보행 또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 사고를 당한 것이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분당경찰서 교통관리계 차선미 경장은 “스쿨존이나 횡단보도에서의 사고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운전자의 부주의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고다발지역, 대형차량 교통법규위반 단속 등 관리 강화
분당구 야탑동 중탑삼거리는 몇 년 전에도 비슷한 사망사고가 났던 곳으로 사고다발지역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횡단보도와 도로경계석이 너무 가까운 것과, 신호체계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분당경찰서 측은 “횡단보도를 도로경계석 안쪽으로 들여놓는 한편, 삼거리 보행자 횡단보도 신호를 동시에 들어오도록 해 운전자가 보행자의 안전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분당경찰서는 2건의 사망사고 모두 가행차량이 버스였던 만큼 대형차량에 의한 어린이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분당경찰서 교통관리계 이규영 계장은 “관내 운수업체에 운전자 교통법규준수 협조문을 발송하고, 택시나 버스의 교통법규 위반행위 등에 대해 강력 단속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어린이보호구역 안에서 주정차 위반, 신호위반, 시속 30km의 규정속도 위반 등 법규위반에 대해 강력히 단속하고 있다.
‘안전한 도로횡단법’ 중점 교육해야
어린이 교통안전문가들은 학교 앞 도로에 신호등을 우선 설치하고 녹색 신호주기도 어린이 보폭에 맞추어 보다 길게 주도록 하는 등 신호체계 점검과 함께 운전자 안전교육 강화, 스쿨존 내 과속방지턱 간격을 줄일 것 등을 주장하고 있다.
어린이교통안전교육에 대해서도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이 제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행 중 어린이 교통사고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도로횡단법만 철저히 교육해 습관을 들여도 어린이 교통사고를 현저히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초등학교 1, 2학년 어린이의 경우 어른들에게 전적으로 보호받던 유아기 때와는 달리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복잡한 교통상황에 노출되게 되므로 안전한 보행과 횡단에 대한 집중교육이 필요한 시기다.
국제아동안전기구인 세이프키즈코리아 홍종득 사무총장은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 사망자가 많은 이유는 지형에 익숙한 집주변에서 놀던 취학 전과는 달리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학교 가는 길이 낯설고 위험하기 때문”이라며 “어린이들에게 ‘우선멈춤 습관’ ‘운전자와 눈 맞추는 습관’ ‘차를 계속 보면서 건너는 습관’ 등 안전한 도로횡단법을 중점적으로 길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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