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집을 찾아서 -(2) 두서면 전읍리 수정골 풀꽃마을 ‘아란야’
계곡 바로 가까이 두니 정원이 따로 없네
“꽃처럼 아름답고 새처럼 자유롭고 물처럼 흘러흘러 살아가리라.”
지역내일
2008-10-02
(수정 2008-10-02 오후 3:37:56)
언양에서 경주방면으로 직진하다보면 두서면 전읍이라는 마을이 나온다. 마을로 들어가 산을 향해 거슬러 올라가면 어느덧 계곡을 만나게 되는데 계곡을 따라 몇 몇 아담한 전원주택이 가는 길 멈추게 한다. 이 중 김진식 씨 댁(아란야)은 쓸모없는 땅을 일구고, 더불어 계곡과 연결시켜 대자연을 자신의 거대한 정원으로 꾸민 경우다. 구석구석 김 씨의 손길 안 닿은 곳이 없다.
산골 아란야에서 마음 닦기 6년
대문에 들어서자 현관에 걸려있는 현판이 먼저 눈에 띈다. ‘아란야’라고 이집 이름인 듯하다.
김진식 씨는 “아란야(阿蘭若)는 범어로 마음 닦기 좋은 한적한 곳”이라면서 “도반인 산골소녀(아내 이환희장 씨)와 예쁜 집, 착한 마음, 건강한 몸 가꾸기를 생활화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이들 부부가 자연과 식구하며 소박하게 살고 있다는 게 주변 경관에서 바로 느끼게 한다. 산속에 묻혀 있어 보이는 게 하늘이요, 들리는 게 곧 하늘을 깰 것만 같은 계곡 물소리.
6년 전, 이들 부부가 이곳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집 앞은 그저 골짜기일 뿐이었다고 한다. 비탈진 땅은 아무짝에도 필요 없는 황무지 그 자체였다고. 그동안 이들 부부는 마음 닦는 기분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에 들어갔던 것. 집과 계곡을 연결시키는 다리를 놓고 수목과 화초로 다시 생기 있는 숲을 만들고 전원카페까지 이루어냈다.
아란야의 백미 ‘무애원’
소나무와 돌이 많은 정원이다. 그리 넓지는 않아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돌계단을 몇 칸 내려가면 아치로 꾸며진 ‘무애원’이란 현판이 또 손짓한다. 김 씨는 “하천가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여러 수목들이 어울려 거리낌 없고 걸림이 없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온갖 산새들이 노래하는 오솔길이 정겹다. 자갈 밟는 소리에 신선한 충격을 받는다. 이 자갈을 부부가 조금씩 운반해와 모은 것이라고 하는데, 오솔길 길이만 봐도 그동안의 정성이 어떠했는지 짐작된다. 때문에 김 씨는 스스로 ‘새소리 공원은 입구 옹달샘부터 아란야의 백미’라고 표현한다.
제대로 걸을 수도 없던 황폐한 땅을 일구어 두 사람이 산책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주변에 온갖 화초를 가꾸니 어찌 곱고도 곧은 마음이 되지 않을까 싶다. 김 씨는 새벽 6시면 일어나서 이 길을 걸으면서 반야심경을 외고 ‘원시타신심물(願施他身心物 다른 중생을 도울 수 있는 몸과 마음과 물질을 원함)이라는 기도문을 외운다고 한다. 자연이 주는 무한한 부(副)를 얻어 다시 되돌리려는 마음이 가득해 보인다.
토방에서 곡차 한 잔이면 노랫소리 흥얼흥얼
본채 옆에는 별채로 담양의 소쇄원을 연상케 하는 자연이 눈앞에 와 닿는 서흥당(瑞興堂)인 토방과 곡차 한 잔이면 노랫소리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물소리(정자)가 객을 맞이한다.
곡차 좋아하는 풍류남이기에 이곳은 김 씨에겐 안성맞춤이라고. 이곳을 지나는 이들도 차를 세우고 낯설지만 오래 전부터 머물렀던 것 같은 푸근함에 넋이 나가기도 한단다. “삶이 힘겹고 곤할 때 아란야에 오셔서 곡차 한잔 드시면 세상 걱정근심 모두 사라진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말하는 김 씨다. 황토 냄새 자욱한 토방에서 오손도손 세상살이 나누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고.
산천이 녹아든 진한 녹차 한잔에 취하면 자연이 느껴지고 저절로 자연을 배울 수 있다며 김 씨는 차 한 잔을 권한다.
신(神)이 준 선물 반야원(般若園)
이도 모자라 김 씨는 또 한 곳 반야원을 소개했다. 반야원은 아란야에서 걸어서 10분쯤 걸리는데 땅이 개울을 따라서 갈치처럼 길게 생겼다. 물이 너무 맑고 개울 바닥은 청석(靑石)으로 깔려 있다. 아무리 심한 가뭄에도 물이 끊이지 않는데 주위 산과 어울려 그야말로 청산유수(靑山流水)다.
이경희 리포터 lkh3759@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산골 아란야에서 마음 닦기 6년
대문에 들어서자 현관에 걸려있는 현판이 먼저 눈에 띈다. ‘아란야’라고 이집 이름인 듯하다.
김진식 씨는 “아란야(阿蘭若)는 범어로 마음 닦기 좋은 한적한 곳”이라면서 “도반인 산골소녀(아내 이환희장 씨)와 예쁜 집, 착한 마음, 건강한 몸 가꾸기를 생활화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이들 부부가 자연과 식구하며 소박하게 살고 있다는 게 주변 경관에서 바로 느끼게 한다. 산속에 묻혀 있어 보이는 게 하늘이요, 들리는 게 곧 하늘을 깰 것만 같은 계곡 물소리.
6년 전, 이들 부부가 이곳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집 앞은 그저 골짜기일 뿐이었다고 한다. 비탈진 땅은 아무짝에도 필요 없는 황무지 그 자체였다고. 그동안 이들 부부는 마음 닦는 기분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에 들어갔던 것. 집과 계곡을 연결시키는 다리를 놓고 수목과 화초로 다시 생기 있는 숲을 만들고 전원카페까지 이루어냈다.
아란야의 백미 ‘무애원’
소나무와 돌이 많은 정원이다. 그리 넓지는 않아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돌계단을 몇 칸 내려가면 아치로 꾸며진 ‘무애원’이란 현판이 또 손짓한다. 김 씨는 “하천가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여러 수목들이 어울려 거리낌 없고 걸림이 없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온갖 산새들이 노래하는 오솔길이 정겹다. 자갈 밟는 소리에 신선한 충격을 받는다. 이 자갈을 부부가 조금씩 운반해와 모은 것이라고 하는데, 오솔길 길이만 봐도 그동안의 정성이 어떠했는지 짐작된다. 때문에 김 씨는 스스로 ‘새소리 공원은 입구 옹달샘부터 아란야의 백미’라고 표현한다.
제대로 걸을 수도 없던 황폐한 땅을 일구어 두 사람이 산책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주변에 온갖 화초를 가꾸니 어찌 곱고도 곧은 마음이 되지 않을까 싶다. 김 씨는 새벽 6시면 일어나서 이 길을 걸으면서 반야심경을 외고 ‘원시타신심물(願施他身心物 다른 중생을 도울 수 있는 몸과 마음과 물질을 원함)이라는 기도문을 외운다고 한다. 자연이 주는 무한한 부(副)를 얻어 다시 되돌리려는 마음이 가득해 보인다.
토방에서 곡차 한 잔이면 노랫소리 흥얼흥얼
본채 옆에는 별채로 담양의 소쇄원을 연상케 하는 자연이 눈앞에 와 닿는 서흥당(瑞興堂)인 토방과 곡차 한 잔이면 노랫소리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물소리(정자)가 객을 맞이한다.
곡차 좋아하는 풍류남이기에 이곳은 김 씨에겐 안성맞춤이라고. 이곳을 지나는 이들도 차를 세우고 낯설지만 오래 전부터 머물렀던 것 같은 푸근함에 넋이 나가기도 한단다. “삶이 힘겹고 곤할 때 아란야에 오셔서 곡차 한잔 드시면 세상 걱정근심 모두 사라진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말하는 김 씨다. 황토 냄새 자욱한 토방에서 오손도손 세상살이 나누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고.
산천이 녹아든 진한 녹차 한잔에 취하면 자연이 느껴지고 저절로 자연을 배울 수 있다며 김 씨는 차 한 잔을 권한다.
신(神)이 준 선물 반야원(般若園)
이도 모자라 김 씨는 또 한 곳 반야원을 소개했다. 반야원은 아란야에서 걸어서 10분쯤 걸리는데 땅이 개울을 따라서 갈치처럼 길게 생겼다. 물이 너무 맑고 개울 바닥은 청석(靑石)으로 깔려 있다. 아무리 심한 가뭄에도 물이 끊이지 않는데 주위 산과 어울려 그야말로 청산유수(靑山流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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