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생전에 기거했던 방은 고인이 한국 최고의 기업을 일군 사업가라
는 타이틀과는 걸맞지 않게 너무나도 간소했다.
22일 현대측이 공개한, 그가 머물던 서울 청운동 자택 2층 왼쪽 남향 방은 10여평 남짓한 규모에 바닥
에는 온통 커다란 흰 광목이 깔려 있었다.
고인이 평소 카펫을 싫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명예회장 비서실 직원의 설명.
커다란 암벽이 시원하게 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고인의 방은 침대와 마사지 등의 치료를 받을 수 있
는 간이침대, TV, 책장, 책상, 그리고 호흡기가 좋지 않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들여놓은 가습기 2대
와 온·냉풍기 2대가 전부였다.
TV는 29인치로 꽤 컸지만 상표는 옛‘골드스타(goldstar)’였고 책장과 그 옆으로 놓인 사이드 책장도
모서리가 닳아 수십년 된 물건인데다 면봉, 분무기, 이쑤시개 등이 놓여 있어 평소 고인의 검소한 성
품을 그대로 보여줬다.
책장에는 박경리의‘토지’를 비롯한 수백권의 책과 MBC 사극 ‘조선왕조 5백년’, 영화 ‘달마가 동
쪽으로 간 까닭은’, 다큐멘터리 ‘북한산은 살아있다’, 또 대선 당시 그의 연설장면이 담긴 테이
프 등이 꽂혀 있었다.
책상에는 고인이 평소 즐겨 보던 역사물인 KBS ‘태조왕건’ 복사본과 즐겨 읽던 ‘청와대비서실’,
‘아산 정주영과 나’, ‘최고경영자의 책읽기’, ‘결혼’ 등 책자와 동아일보 기자를 지내다 독일
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그의 동생을 다룬 ‘기자 정신영’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이와 함께 책장 옆 사이드 책장으로 쓴 듯한 고가구에는 역시 고인이 즐겨 썼던 밀짚모자와 중절모,
현대그룹 마크가 선명한 모자 등이 주인을 잃은 채 덩그러니 놓여 있었고 속옷과 양말, 손수건 등도
당장이라도 갈아입을 수 있도록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명예회장 비서실 관계자는 “명예회장이 평소 백화점 등에서는 팔지 않는 두터운 양말만 신었기 때
문에 항상 남대문에 가서 양말을 사와야 했다”고 소개했다.
침대 옆에는 고인의 고향 통천인 듯한 북한마을 풍경사진을 몇장 붙여 와이드로 만든 기다란 사진이
눕혀져 있었다.
설명을 맡았던 비서실 관계자는 “유품이라고 내보일 것도 없는 아주 평범한 물건들”이라고 강조했
다.
한편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청운동빈소에는 22일 저녁 늦은 시간까지 정·재·관계 인사들의 추도행
렬이 잇따랐다.
정계에서는 장재식 자민련 의원과 이해찬 민주당 의원이 빈소를 찾았고 재계에서는 구본무 LG그룹 회
장과 손병두 전경련 회장, 관계에서는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 이
근영 금융감독위원장,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다녀갔다.
진 부총리와 손 부회장 등은 이날 오후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정·재계간담회에 참석한 뒤 함께 빈
소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예인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아 최불암, 심양홍, 윤석화씨 등 탤런트와 전 씨름선수 이만기씨의 모습
도 문상객 사이에서 눈에 띄었다.
진념 부총리는 문상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주영 전 명예회장은 조국 근대화와 개발
시대의 산 증인으로 존경해 왔다”며 고인의 죽음을 애도.진 장관은 “개인적으로 85년 경제기획원
차관보 시절에 당시 전경련회장이었던 정 명예회장을 만난 적이 있다”면서 “국가적으로 적자가
커 외채 망국론이 한창이었는데 정 회장은 정부과 경제계가 힘을 합치면 못할 일이 없다고 협력을 강
조했고 86년 마침내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고 술회.
이어 진 장관은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과 김운규 사장의 안내로 앞뜰에 위치한 접객용 대형텐트에
들어가 미리 와 있던 장재식 의원, 구본무 회장 등과 1시간 동안 술잔을 기울였다.
한편 정몽헌 현대건설 이사회 회장은 다른 손님들과 함께 있다 자리를 옮겨 신국환 장관에게 술잔을
받으면서 “잘하겠습니다”라고 말해 최근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에 자책감을 드러내기도.
제프리 존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도 오후 7시40분 빈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존스 회장은 “정주영 전 명예회장은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적으로도 큰 역할을 한 인물이
었다”면서 “고인의 죽음은 한국인에게 있어 큰 손실”이라고 애도했다.
는 타이틀과는 걸맞지 않게 너무나도 간소했다.
22일 현대측이 공개한, 그가 머물던 서울 청운동 자택 2층 왼쪽 남향 방은 10여평 남짓한 규모에 바닥
에는 온통 커다란 흰 광목이 깔려 있었다.
고인이 평소 카펫을 싫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명예회장 비서실 직원의 설명.
커다란 암벽이 시원하게 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고인의 방은 침대와 마사지 등의 치료를 받을 수 있
는 간이침대, TV, 책장, 책상, 그리고 호흡기가 좋지 않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들여놓은 가습기 2대
와 온·냉풍기 2대가 전부였다.
TV는 29인치로 꽤 컸지만 상표는 옛‘골드스타(goldstar)’였고 책장과 그 옆으로 놓인 사이드 책장도
모서리가 닳아 수십년 된 물건인데다 면봉, 분무기, 이쑤시개 등이 놓여 있어 평소 고인의 검소한 성
품을 그대로 보여줬다.
책장에는 박경리의‘토지’를 비롯한 수백권의 책과 MBC 사극 ‘조선왕조 5백년’, 영화 ‘달마가 동
쪽으로 간 까닭은’, 다큐멘터리 ‘북한산은 살아있다’, 또 대선 당시 그의 연설장면이 담긴 테이
프 등이 꽂혀 있었다.
책상에는 고인이 평소 즐겨 보던 역사물인 KBS ‘태조왕건’ 복사본과 즐겨 읽던 ‘청와대비서실’,
‘아산 정주영과 나’, ‘최고경영자의 책읽기’, ‘결혼’ 등 책자와 동아일보 기자를 지내다 독일
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그의 동생을 다룬 ‘기자 정신영’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이와 함께 책장 옆 사이드 책장으로 쓴 듯한 고가구에는 역시 고인이 즐겨 썼던 밀짚모자와 중절모,
현대그룹 마크가 선명한 모자 등이 주인을 잃은 채 덩그러니 놓여 있었고 속옷과 양말, 손수건 등도
당장이라도 갈아입을 수 있도록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명예회장 비서실 관계자는 “명예회장이 평소 백화점 등에서는 팔지 않는 두터운 양말만 신었기 때
문에 항상 남대문에 가서 양말을 사와야 했다”고 소개했다.
침대 옆에는 고인의 고향 통천인 듯한 북한마을 풍경사진을 몇장 붙여 와이드로 만든 기다란 사진이
눕혀져 있었다.
설명을 맡았던 비서실 관계자는 “유품이라고 내보일 것도 없는 아주 평범한 물건들”이라고 강조했
다.
한편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청운동빈소에는 22일 저녁 늦은 시간까지 정·재·관계 인사들의 추도행
렬이 잇따랐다.
정계에서는 장재식 자민련 의원과 이해찬 민주당 의원이 빈소를 찾았고 재계에서는 구본무 LG그룹 회
장과 손병두 전경련 회장, 관계에서는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 이
근영 금융감독위원장,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다녀갔다.
진 부총리와 손 부회장 등은 이날 오후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정·재계간담회에 참석한 뒤 함께 빈
소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예인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아 최불암, 심양홍, 윤석화씨 등 탤런트와 전 씨름선수 이만기씨의 모습
도 문상객 사이에서 눈에 띄었다.
진념 부총리는 문상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주영 전 명예회장은 조국 근대화와 개발
시대의 산 증인으로 존경해 왔다”며 고인의 죽음을 애도.진 장관은 “개인적으로 85년 경제기획원
차관보 시절에 당시 전경련회장이었던 정 명예회장을 만난 적이 있다”면서 “국가적으로 적자가
커 외채 망국론이 한창이었는데 정 회장은 정부과 경제계가 힘을 합치면 못할 일이 없다고 협력을 강
조했고 86년 마침내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고 술회.
이어 진 장관은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과 김운규 사장의 안내로 앞뜰에 위치한 접객용 대형텐트에
들어가 미리 와 있던 장재식 의원, 구본무 회장 등과 1시간 동안 술잔을 기울였다.
한편 정몽헌 현대건설 이사회 회장은 다른 손님들과 함께 있다 자리를 옮겨 신국환 장관에게 술잔을
받으면서 “잘하겠습니다”라고 말해 최근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에 자책감을 드러내기도.
제프리 존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도 오후 7시40분 빈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존스 회장은 “정주영 전 명예회장은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적으로도 큰 역할을 한 인물이
었다”면서 “고인의 죽음은 한국인에게 있어 큰 손실”이라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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