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한중인수 입방아에 ‘너털웃음’ 박용만 두산 사장>고래가 고래를 삼켰을 뿐인데…

지역내일 2000-12-14 (수정 2000-12-14 오후 1:15:38)
“고래가 고래를 삼킨 것이지 새우가 고래를 삼킨 건 절대 아닌데요…”
박용만 (주)두산 전략기획본부 사장은 새우(두산)가 고래(한국중공업)를 삼켰다는 항간의 야유섞인
비유에 대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양사 매출규모가 2조원대로 비슷하다는 것이다. 사실 일찍이 구조
조정을 단행한 두산은 고래는 아니라해도 상어급 기업은 된다.
한중의 자산은 3조6000억원에 재계순위 24위며 매출규모로는 2조2108억원에 달한다. 두산그룹의 자산
규모는 3조4000억원이며 매출규모로는 한중보다 다소 많다.
두산은 한국중공업 민영화 입찰에서 경쟁사 스페코컨소시엄보다 489억원이 많은 3057억원을 써내 운
영권을 따냈다.
두산은 한중인수를 계기로 ‘술’ 기업이란 이미지를 벗고 제조업체(산업재 비중 75%로 상승)로 변신
을 꾀하게 됐다.
박 사장은 인수대금 마련방법에 대해 “지분매각 부동산처분 영업이익 등에서 이미 인수대금 규모
에 초과하는 자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부내용에 대해선 밝히기를 꺼려했다. 두산의 상
반기 차입금은 1조8600억원에 달한다.
반면 95년 과감한 구조조정에 착수, 29개 계열사를 23개로 축소한 데 이어 IMF(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
를 맞아 다시 17개로 몸집을 줄였다.
서울 을지로의 본사 빌딩을 처분했고 간판기업이던 OB맥주의 지분 50%를 벨기에의 인터브루사에 매각
했다. 그 덕택에 95년 9000억원의 적자에서 지난해 77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2.5%로 삼성에 이어 두번째다.
발전설비와 관련해 기술 노하우가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사장은 “인수 초기에는 컨설팅 업체인
매킨지의 도움을 받고 경쟁사인 GE사와 알스톰 등 선진국 기업들의 기술을 도입하거나 제휴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 사장은 "두산이 다양한 사업에서 성공했던 경영관리 능력을 한중 경영에 접목하겠
다"고 덧붙였다.
/ 이승우 기자 rh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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