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당비 수십억 위법성 파악

검찰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 곧 소환 … 한나라당에 자금제공 경위 조사

지역내일 2004-01-05
검찰은 부산지역 상공인인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이 한나라당에 낸 특별당비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제공된 불법대선자금으로 결론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여야가 실제 기업자금을 당비로 위장했거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신고 액수에서 제외하는 방법으로 법 테두리를 벗어나 정치자금을 제공받거나 사용한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기업자금 위장= 검찰은 지난달부터 한나라당에 유입된 당비를 정밀 추적하면서 선관위에 신고된 액수보다 훨씬 많은 당비를 한나라당 관련계좌에서 발견하고 이 돈의 출처를 수사했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26억원을 신고했으나 실제 특별당비를 포함 당에 유입된 당비는 수십억원이 더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 가운데 일부는 박 회장이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2000년부터 지난해 8월 최병렬 대표 체제가 출범할 때까지 한나라당 재정위원으로 활동했다. 당비를 합법적으로 낼 수 있는 신분이다. 한나라당 당규에 따르면 재정위원은 한달 10만원 이상의 당비 납부 의무를 지우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이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구 민주당이나 노무현 대통령 측근과 가까운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참여정부와도 가까워= 박 회장이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한 때는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이 지난해 6월 국회에서 노 대통령 형 건평씨와 땅 매매계약을 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부터다.
박 회장은 건평씨와 경남 거제시 구조라리 별장과 땅 매매계약을 맺고 사들였다. 건평씨가 이 별장과 땅을 판 이유는 장수천 빚을 갚기 위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건평씨와 박 회장은 17년 전에 땅거래를 했던 사람이라고 밝혀 두 사람이 오래된 관계임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이 정몽준 의원과 후보단일화 이전 자금압박에 시달릴 때 박 회장이 거액을 내놓았다는 소문도 검찰주변에서 돌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도 “회사 내부에서는 지난 대선 때부터 박 회장이 노 대통령과 매우 친한 사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셋째 딸이 참여정부 초기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취직한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으며 지난해 5월 박 회장의 딸 결혼식에 한나라당 김영일·도종이 의원과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김혁규 당시 경남지사 등이 참석, 박 회장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 범현주·김해 차염진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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