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맞벌이 필수 시대

장지흔 GM대우차 생산직원

지역내일 2003-11-24 (수정 2003-11-24 오후 4:24:40)
대우자동차에 근무하며 알고 지냈던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85년 당시는 거의 총각들이었고 87년 이후부터는 하나둘 결혼을 하여 어려운 조합활동을 하면서도 가족들끼리 부인들끼리 어울려 서로의 어려운 처지들을 이해하고 남편들의 어려운 노조활동과 회사생활을 위로해주는 만남들이 자주 이뤄졌다.
지금은 내 집 마련과, 아이들 학원비 등으로 버거워진 살림 때문인지 그 당시 같이 만났던 많은 부인들이 돈을 벌기 위해 회사에 다니거나, 식당이나 부업 등으로 부족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모두들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임금은 오르고 생활은 나아진 것 같은데 예전에 집에서 살림만 하던 주위에 동료 부인들이 모두 맞벌이를 하고 있다. 내 집사람도 부족한 생활에 도움이 되려고 몇 번 회사생활을 하려고 하다가도 어머니 병간호 때문에 직장생활을 못하다가 어머니 건강이 많이 좋아져 올 3월부터 직장생활을 한다. 안 하던 일을 해서인지 굉장히 힘들어한다.
며칠 전에 회사를 옮겼는데 일 끝나고 돌아오면 완전히 파김치가 되어 어깨 주물러달라, 다리 주물러 달라며 힘들어한다. 안타까운 마음에 정 힘들면 그만두라고 하지만 마음뿐이다.
내년에 중·고등학교에 딸과 아들이 입학하고 몇 년간 정상적인 급여를 받지 못한 탓에 이리저리 빚이 늘어나 얼마간은 고생스럽지만 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주위의 동료들도 얘기를 들어보면 다들 어려워들 하는 것 같다. 요즘 TV를 보면 보통 수 십억 수 백억대의 비자금 얘기며 정치얘기 나아 질 것 같지 않은 경제 이야기들로 짜증스럽기만 하다. 언제나 열심히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큰 걱정 없이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되려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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