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자녀 맡길 곳이 없다

자녀양육 실태조사 결과 … 80%, “사직까지 생각”

지역내일 2003-09-16 (수정 2003-09-16 오후 4:17:40)
직장생활을 하는 근로자들의 취학전 아동들에 대한 육아 문제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근로자들의 80% 가량이 자녀 양육문제로 사직까지 생각한 것으로 나타나 그 심각성을 반영하고 있다.
한국노총이 지난 6월부터 2개월간 취학전 자녀를 둔 소속 노조원 1096명(남자 335명, 여자 754명)을 대상으로 ‘자녀 양육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자녀양육문제로 직장을 그만둘 생각을 해본적이 있다”는 응답이 80%에 달했으며, 그 이유는 ‘자녀를 돌봐줄 적절한 사람(보육시설)이 없어서’라고 답한 사람이 35.%로 가장 많았다.
이처럼 근로자들이 어린 자녀를 맡길 곳이 없는 상태에서 이들이 현실적으로 아이를 맡기는 곳은 ‘탁아모 및 가족 친지 등’이 전체의 58.9%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놀이방, 어린이집 등 사보육시설’이 44.1%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직장보육시설’과 ‘국공립탁아시설’을 이용하는 비율은 각각 3.2%와 1.8%로 나타나 공공 보육시설이 거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육시설에 지불하는 자녀 1인에 대한 비용은 11∼20만원이 42.8%로 가장 많았으며, 대부분의 응답자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를 이들 보육시설에 맡긴 이후 4명중 1명꼴로 ‘안전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아이들의 안전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족중에서 아이를 맡길 경우 60%가 (외)조부모에게 아이를 맡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한국노총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16일 오후 국가인권위 사무실에서 토론회를 개최하고, 직장보육시설 설치 의무화 대상 사업장을 현행 ‘상시여성근로자 300인 이상’에서 ‘상시근로자 150인 이상’으로 대폭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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