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투(冬鬪)뇌관 터지지 않았다

전력노조 파업 철회 … 이면합의 있다면 도덕성 문제될 듯

지역내일 2000-12-04 (수정 2000-12-04 오후 1:20:18)
노동계의 동투(冬鬪) 뇌관이라던 전력파업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국노총 전국전력노조는 4일 오전 8시를 기해 전면파업하려던 방침을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회의 끝
에 합의를 봤다’며 철회했다.
중노위 노·사·정 협상에서는 당초 노조가 요구했던 ‘전력산업 분할매각 및 민영화 시기 유보(3년∼5
년)’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사항들로 합의가 이뤄졌다. 전력산업의 발전·송전·배전 분야 가운데 발전부
문을 6개 자회사로 분할하고, 그중 1개를 곧바로 매각하려던 산업자원부와 한전 쪽의 방침이 사실상 관철됐
다.
다만 △회사측은 분할시 노조에 사전통보하며 고용보장과 근로조건에 대해 성실히 협의하고 △민영화는 노
조 한전 정부로 구성된 노사정협의회에서 제반 문제점을 협의·시행하며 △회사는 민영화시 고용승계토록
적극 노력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이밖에 △한전 남성 근로자에게 육아휴직 실시 △장기재직휴가 신설 △지역별 노사협의회 확대 실시 등도
합의사항에 있다.
그러나 이런 내용의 합의를 “구조개편 반발투쟁의 성과”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 노동계 안팎
의 평가이다. 관련 법률에 ‘민영화 시기를 1년 유보한다’고 했지만 준비기간만 1년이 걸려 유보는 생색용
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합의를 놓고 전력노조 내부에 일정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4일 파업을 위해 3일 오후부터
한전 본사 강당에서 농성 중이던 조합원 3000여명은 “반드시 현 집행부에 책임을 묻겠다”며 벼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노사가 조정회의 때 노조원의 봉급 및 수당을 인상하면서 성과급을 주는 내용의 이면합의를 했다는 설
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노사정 모두가 “그런 일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만약 사실로 드러날 경우 “분할매각 및 민영화에 대한
반발을 돈으로 무마했다”는 비난이 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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