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아파트 건축비 과다책정”

시민단체 “원가 최대 3배 뻥튀기” … 건설업체 “경비 빼 계산오류”

지역내일 2003-03-24 (수정 2003-03-26 오전 11:51:51)
시민단체인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소시모)은 24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지역 제3차 동시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도 건축비, 땅값 등 원가계산을 통해 분석한 결과 상당부분 과다 책정됐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소시모는 특히 “서초구 방배동에 이수건설이 짓는 아파트의 경우 건축소요 경비 중 200억원 규모의 납득할 수 없는 비용이 있었다”며 “이 아파트는 건축비가 원가의 300%에 이르는 평당 852만원이나 돼 가장 건축비가 비쌌다는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평당 320만∼350만원에 비해서도 턱없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소시모는 또 노원구 월계동 신도종합건설이 짓는 아파트의 대지비는 평당 881만원으로 원가대비 281% 높게 책정됐다고 밝혔다.
강동구 성내동 태천종합건축이 짓는 아파트는 조합원 20가구가 가구당 6000만원씩을 돌려받게끔 하는 등 조합원이 부담하는 가격을 일반분양자에게 떠넘기는 재건축 아파트의 관행을 재현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체 8개 아파트중 5곳이 전용면적 60% 이상으로 나타나 소시모가 전용면적율을 평가항목으로 넣은 이후 처음으로 전용면적율 60% 이상이 과반수를 차지했다. 전용면적율이 60% 이하라는 것은 건축비가 실제보다 더 높다는 뜻으로 일반건축비의 절반정도 수준인 지하면적의 비중이 그만큼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시모 관계자는 “방배동 이수건설의 경우, 분양을 허용하면 안된다는 결론이 나올 정도로 부실한 엉터리 자료를 제출했다”며 “후분양 제도의 도입과 함께 건설교통부에서 일반분양 및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건설사들이 분양가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수건설 측은 “소시모가 총 분양수익금 640억원에서 대지비 267억원을 뺀 373억원을 모두 건축비로 계산하는 오류를 범했다”면서 “이 금액에서 시공사 이윤과 분양경비, 금융비용 등을 빼면 실제 평당 건축비는 230만원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소시모는 지난해 5월 이후 모두 7차례에 걸쳐 아파트 분양가 과다 책정 사례를 분석한 결과, 총 103개 업체중 아파트 가격 인하 권고를 받아들인 업체가 67곳이었으며 분양을 철회한 곳도 6곳이나 됐다고 밝혔다. 또 이중 5곳의 분양가 자료 내역은 국세청에 통보해 세무조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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