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라크 석유 챙기기

지역내일 2003-04-17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5907@aol.com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력으로 전복시킨 미국이 최대의 전리품인 ‘이라크 석유’ 챙기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15일 시리아로 향하는 송유관을 폐쇄시킨데 이어 16일에는 유엔제재해제를 요구하고 나서 세계 제 2의 산유국 이라크의 석유이권 챙기기와 석유시장 장악의도를 행동에 옮기기 시작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부시, 대이라크 유엔제재 해제 촉구=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6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축출된 이상 이라크에 대한 유엔 제재는 해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미주리주 세인트 루이스에 있는 보잉사 방산 부문 직원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이라크가 해방됐으니 유엔은 이 나라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콧 매클레런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 미국은 이라크가 세계시장에서 자유롭게 무역할 수 있도록 가까운 미래에 유엔이 감독하는 석유-식량(oil for food) 프로그램을 종결하는 유엔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클레런 대변인은 “해방된 이라크는 자유롭게 무역할 수 있어야 하며 미국은 가능한 조속히 석유-식량 프로그램에서 석유의 자유수출로 전환해 이라크의 새 정부가 재건과 정상적인 무역을 회복하도록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미국의 이라크 석유시장 챙기기와 석유이권 장악을 위한 사전조치로 간주되고 있다.

◆이라크-시리아 송유관 폐쇄=이에앞서 미국은 이라크가 시리아에게 유류를 제공하고 있는 송유관을 전격 폐쇄 조치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15일 “동맹군이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이어지는 석유 파이프라인을 불법적인 것으로 간주해 폐쇄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같은 조치는 손보기 대상으로 꼽은 시리아를 군사행동이 아니라 경제압박만으로도 무릎을 꿀릴 수 있다는 구상을 실천에 옮긴 첫 조치이자 이라크 석유, 나아가 국제석유시장의 재편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으로 해석됐다.
시리아는 2000년 11월부터 이라크로부터 국제유가를 크게 밑도는 배럴당 14달러에 하루에 20만배럴씩 이라크산 원유를 공급받았기 때문에 이번 송유관 폐쇄조치로 극심한 타격을 입고 경제붕괴를 감수하든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든지 양자택일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직면하기 시작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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