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정부 첫 준비회의

이라크 반체제인사 참여/ 시아파 최대단체 불참

지역내일 2003-04-16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미국이 15일 이라크내 각 정파를 참여시켜 과도정부 수립을 위한 첫 준비회의를 개최했다. 그러나 최대 시아파 단체인 이슬람혁명최고평의회(SCIR)가 회의불참을 선언하는 한편 남부 나시리야와 북부 모술 등에서는 대규모 반미시위가 벌어지는 등 미국 주도의 전후처리 노력이 첫걸음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미국은 이날 남부의 역사도시 우르에서 이라크내 쿠르드족과 이슬람 시아파, 수니파 지도자 및 해외망명 인사 등을 참석시킨 가운데 과도정부 수립과 전후 재건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첫 준비회의를 가졌다.
약 80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이라크 재건인도지원처(ORHA) 처장으로 내정된 제이 가너 미 예비역 중장이 주재했으며 참석자들은 거수표결로 10일 뒤 2차회의를 열기로 했다.
회의에 참석한 이라크 반체제 인사들은 이라크의 차기정부가 법치에 기초한 민주정부여야 하고 후세인의 바트당은 해산돼야 한다는 내용 등 13개항의 성명을 채택했다.
회의 중재자로 나선 잘마이 칼릴자드 미 백악관 특사는 “미국은 이라크를 통치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AF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이라크내 최대 시아파 단체인 이슬람혁명최고평의회(SCIR)는 미국의 개입이 식민지시대로의 회귀를 가져올 것이라며 회의불참을 선언했고, 적지 않은 이라크인들이 이번 회의를 친미인사인 아프마드 찰바리 이라크 국민회의(INC) 의장을 과도정부 수반으로 앉히려는 미국의 음모라며 반발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이날 우르 인근의 나시리야에서는 시아파 주민 2만여명이 반미시위를 벌였으며 북부도시 모술에서도 수천명의 군중이 시위를 벌였다. 특히 모술에서는 새로운 친미주지사의 발언에 항의하는 군중들에게 미군이 총격을 가해 최소한 10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AP, AFP 등 외신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새 주지사인 마산 알-주부리가 미국을 찬양하는 연설을 해 군중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미군이 총격으로 맞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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