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침공에 진보·극우 동시비판

진보학자 “10년간 치밀 준비” … 극우인사 “친이스라엘파 음모”

지역내일 2003-03-13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이라크침공 추진에 대해 좌우 양측이 모두 공격에 나서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진보쪽에서는 “미국의 이라크공격은 강경우파들이 10여년전부터 준비해온 군사적인 세계지배의 신호탄”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반면 극우정치인 팻 뷰캐넌은 “대이라크 군사공격은 미국의 국익보다 이스라엘의 이익을 챙기려는 부시 행정부 내 신보수주의자들이 꾸민 음모”라고 공격했다.

◇“부시의 외교 모험주의”=미국내 진보적 학자이자 정치평론 사이트 ‘크라이시스페이퍼’의 편집자인 버나드 바이너 박사는 지난 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논평을 통해 현재 부시 행정부에서 요직에 올라 있는 강경우파들이 지난 10년간 이라크공격 계획을 치밀하게 꾸며 왔다고 주장했다.
버나드 박사가 꼽은 인물들은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리처드 펄 국방정책위원장,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존 볼튼 국무부 차관 등이다. 버나드 박사는 이들이 지난 10여년간 발간한 보고서 중 7개 문서를 근거로 미국의 대이라크 군사공격 움직임이 2001년 9·11테러를 계기로 새롭게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보고서와 문서들은 군사중심의 팍스 아메리카나 추구, 세계 헤게모니 장악을 통한 천연자원 통제와 석유중시 정책, 유엔이 아닌 미국의 리더십 확립 등을 주장하고 있다.
버나드 박사가 문제삼은 7개 문서는 △92년 당시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인 폴 월포위츠가 국방장관이던 덕 체니에게 전한 보고서, △강경우파 싱크탱크인 PNAC가 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 △PNAC가 2000년 발간한 “미국 방위의 재건: 새 세기를 향한 전략, 힘, 자원” 보고서 △2001년 대외관계협의회(CFR)가 작성한 보고서 “21세기를 위한 전략적 에너지 정책” △작년 9월 부시 행정부가 발행한 “미국국가안보전략”문건 등이다.

◇“이라크공격은 신보수주의자들의 음모”=지난 92년 96년 미 대선에서 공화당 예비후보로, 2000년 대선에선 개혁당 후보로 나섰던 극우파 정치인 팻 뷰캐넌은 12일 시사잡지 ‘더 아메리칸 컨서버티브’ 최신호에서 ‘누구의 전쟁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뷰캐넌은 부시 행정부 내에 이스라엘과 미국의 국익을 동일시하는 인물들이 존재하며 이들인 이스라엘의 이익을 잣대로 미국의 외교정책을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 강행 움직임이 바로 이들의 음모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뷰캐넌은 ‘친이스라엘 세력’들이 폴 월포위츠 부장관, 리처드 펄 국방정책위원장 등의 주변에 포진돼 있다고 밝히고, 이들의 호전성으로 인해 미국이 동맹국들로부터 고립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이들 신보수주의자들이 쳐놓은 함정에 빠져 대통령직이 위태롭게 될 수 있고, 세계 평화가 물거품이 될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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