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한번 추고 나면 스트레스 확! 그래 이맛이야

음악 스트레칭 TV가요프로그램 시청 등 하루 4∼5시간 힙합에 투자

지역내일 2000-09-04
헐렁한 티셔츠에 땅바닥을 훑고 다니는 바지, 발가락 길이만큼은 더 커보이는 신발 등 어쩐지 단정치 못하고 왠지 불량스러워 보이는 모습. 성인들 시각에 비친 요즘 청소년들 특히 힙합을 즐기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아닐까?
하지만 이들에게도 나름대로 꿈이 있고 자신만의 가치관과 철학이 있다. 이들도 대학에 가고 싶어하고 남자친구도 사귀고 싶은 평범한 이땅의 청소년들이다.
진경여상 힙합동아리 레드윙(red wing)을 이끌고 있는 정혜미 양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힙합은 언제부터 배우기 시작했나.
작년부터이다. 처음에는 무용을 배우려고 했는데 돈이 많이 들어 포기했다. 에어로빅을 하려다가 부모님 몰래 힙합을 배웠는데 아빠가 결국 허락해 주셨다.
■어디에서 배웠나.
군산으로 다니면서 배웠다. 자격증도 땄다. 자격증을 따려면 이론과 실기에 대한 오디션을 받아야 한다. 심사위원도 역시 심판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연습은 어떻게 하나.
학교뿐 아니라 음악만 있고 공간만 넓으면 어디든 오케이다. 음악은 소형 카셋트만 있어도 된다. 또 힙합에 관련된 음악을 매일 듣고 몸이 굳지 않도록 스트레칭을 한다. TV 가요프로그램을 녹화해서 따라하기도 하고 친구들과 모여서 같이 연습하기도 한다. 친구들과 같이 연습할때는 서로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여 고쳐주기도 한다. 하루 평균 4∼5시간 정도 투자하는 것 같다.
■힙합의 매력이라면.
춤 추고 나면 스트레스가 쫙 풀리는게 좋다. 친구들과 다퉜다가도 같이 춤한번 추고나면 금방 좋아진다. 처음에 제각각 놀던 동작들이 연습을 통해 딱딱 맞아들어가면 너무 기분좋다.
■학교에서는 힙합한다고 하면 불손하게 보지 않나.
우리학교는 특기적성 교육 과정에 힙합이 포함되어 있다. 선생님들은 격려해주고 도움도 준다.
■친구들은 어떤가. 춤 잘추면 친구들에게 인기가 있다는데.
춤을 추는 사람은 남자가 많고 춤을 보러오는 사람은 여자가 많다. 춤 잘추는 남학생은 인기가 있지만 여학생은 별로다.
■대학에 가고 싶지 않은가.
가고 싶다. 아빠가 아프셔서 부모님 부담 안 드리고 다니고 싶다. 우석대 사회체육학과나 백제예전 뮤지컬과가 생긴다는데 여길 가고 싶다. 하고 싶은게 많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방송국 백댄서도 해보고 싶다. 여기는 들어가기도 힘들고 견디기도 힘들다.
■장래 희망은?
안무가가 되고 싶다. 안무란 없던 동작을 만들고 있던 동작을 붙여서 2∼3분짜리 음악에 맞추는 것이다.
■대회에 나가본 적도 있나?
재작년까진 공연이 많았다. 작년 올해는 많이 줄어들었다. 기회가 적으니까 지망생이 줄어든다. 대회에는 4번 나갔다. 전주에서 열렸던 대회에서 3위에 입상했고 장수대회에서 은상 받았다.
■익산에서 힙합을 배울수 있는 곳은 어디어디인가.
청소년 문화의집, YMCA, 스텝에어로빅학원 등이다.
■힙합을 배우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충고 한마디.
하다 말거면 안했으면 좋겠다. 시간이 아깝다.
■어른들에게 할말도 있을텐데.
우리들을 믿고 스스로 자기문제를 해결하도록 맡겨보았으면 한다. 아무리 어른들이 말해도 본인들이 느끼지 않으면 소용없다. 직접 경험해서 좋은건지 나쁜건지 스스로 판단하도록 내버려두었으면 좋겠다. 스스로 제어할 수 있다. 비뚤어지는 친구들중에는 부모들이나 주위의 시각이 곱지 못한 것에 대한 반발로 그러는 경우도 많다. 가출하는 친구들도 봤는데 나가서 돈 떨어지면 다시 들어온다. 나가봤자 고생이다.
소문관 기자 mks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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