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김재규 명예회복은 민족정기 세우는 일”-강신옥

10.26재평가위원회 강신옥 집행위원

지역내일 2000-10-24
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을 권총으로 살해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에 대해 명예회복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조용히 일고 있다.
25일 발족하는 ‘10.26 재평가와 김재규장군 명예회복추진위원회’(이하 위원회)가 그것. 위원회에는 강신옥, 이돈명 변호사,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함세웅, 김승훈 신부, 기독교계 김상근 목사, 불교계 효림스님 등 법조, 종교계의 인사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김재규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권력욕에 사로잡혀 대통령을 살해한 흉악범이라는 인식이 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79년 당시 김재규의 변호인으로 활동했던 강신옥 변호사는 이러한 견해에 대해 전두환 정권이 김재규를 일방적으로 매도한 결과라고 말한다. 그는 “김재규야 말로 유신체제를 일거에 붕괴시켜 민주주의를 전진시킨 공로자”라고 말했다. 다음은 강변호사의 일문일답.
-먼저 위원회가 발족하게된 경위를 간략히 설명해달라.
“사실 몇 년전부터 김재규의 명예회복을 위한 모임이 있었다. 그런데 그게 계속 지지부진하다가 최근에 함세웅 신부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활기를 띄게 됐다. 그래서 천주교뿐만 아니라 불교, 성공회, 기독교, 원불교 등 종교인들의 뜻을 모았다. 또 송죽회라고 김재규 비석도 세우고 한 단체가 있다. 송죽회 박민기씨도 공동대표로 참여해 조직을 만들자는 의견이 모아졌고 이번에 발족을 하게됐다. 집행위원장은 송죽회 일을 보던 김범태씨다.”
-김재규가 명예회복이 되어야하는 이유는 뭔가.
“김재규가 박정희를 죽인 것은 살인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저항권의 행사로 봐야한다. 보통 의미의 살인이 아니다. 김재규가 없었으면 어떻게 됐겠나. 아마 4.19 민주혁명처럼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난 뒤에야 유신이 철폐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10.26때 희생당한 사람은 경호원 몇사람뿐이다. 적은 희생으로 김재규는 유신체제를 끝낸 것이다.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많은 이들, 특히 학생들이 애를 썼지만 김재규가 공이 제일 크다고 본다.”
-10.26 재판이후 판사, 변호사들도 고초를 겪은 것으로 아는데.
“그때 대법관 몇 명이 옷을 벗었다. 최근 작고한 이영섭 대법원장도 그 사건의 피해자다. 또 나도 판결이 난뒤 보안사로 끌려갔었다.”
-전두환 정권이후 지금까지 거의 30년간 김재규 명예회복과 관련해 별 움직임이 없었는데.
“전두환은 김재규를 악용했다. 어떻게 보면 김재규 때문에 자신이 대통령이 된거 아닌가. 그런데도 아버지를 죽인 격이니 부정축재자니 하면서 인격을 모독했다. 또 김영삼, 김대중도 잘못한거다. 옳은 일을 한 사람에게 옳다고 말하는 분위기가 돼야 또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이 나올거 아닌가. 근데 지금 박정희기념관을 짓느니어쩌니 하는 분위기다. 참 통탄할 일이다.”
-위원회의 향후 사업계획은.
“10.26 당시의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 홍보활동을 벌인다. 10.26에 대한 역사적 분석을 통해 국민을 설득하는 일을 할 것이다.”
-앞으로 각오를 밝혀달라.
“위원회가 앞으로 할일은 ‘도덕의 재건’이다. 민족정기가 사는 나라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옳은 일을 한사람에 대해 정확한 평가가 내려져야 하고 국민들도 관심을 가져주어야 한다. 김대중대통령이 노벨상을 탄 것도 이런사람들이 밑바탕이 되었다고 할수 있는 것이다. 민족의 정기를 세우는 일이라 생각하고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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