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아이 키우기에 나서야”

여성개발원, 보육공공성 확보 위한 5개년 계획 발표

지역내일 2002-10-08 (수정 2002-10-09 오후 5:12:33)
현재 25%에 불과한 정부의 보육비용 분담률을 5년 이내에 60%까지 끌어올리고 부모의 재산과 소득에 따른 차등보육료 체계를 도입해 보육의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여성개발원(원장 장하진) 유희정 연구위원은 7일 오후 한국언론재단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신보육정책 : 꿈나무플랜’을 제시하고 정부가 아이 키우기에 앞장서야 한다고 발표했다.
유 연구위원은 여성과 남성의 경제활동 지원, 영유아가 보호받을 권리, 건강한 가정 지원 나아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보육정책이 절실하다고 전제하고 보육의 공공성 확보 등 우선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보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첫걸음은 보호자 소득에 따른 차등 보육료 제도 확대. 유 연구위원은 보육료 지원체계를 세분화해 정부의 보육비용 분담률을 현행 25%에서 2007년까지 60%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보육료 지원체계는 법정 저소득층(보육료 100% 지원)과 기타 저소득층(40% 지원), 일반 영유아(지원 없음)의 3단계.
유 위원은 부모들이 실질적인 지원효과를 느낄 수 있도록 보육료를 전액 지원하는 법정저소득층과 각각 80%에서 20%까지 지원하는 기타 저소득층, 그리고 일반 영유아의 6단계로 세분화하자고 제안했다.
보육서비스의 공공성 확보와 맞물리는 문제는 수요자의 요구에 부합하는 다양한 보육서비스, 특히 기혼여성의 노동단절과 직결되는 영아보육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이다.
2002년 여성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부모들이 생각하는 영아보육의 최선책은 영아의 집에서 돌보는 것이다(55.0%). 시설은 큰 어린이집(15.0%)보다 소규모 놀이방(22.0%)을 선호했다. 유 연구위원은 이를 토대로 가정보육시설을 활용하고 결혼초기 부부에게 부담이 되는 영영아(0∼1세) 보육을 위한 아동수당 지급을 제안했다.
유희정 연구위원은 이와 함께 보육시설 관리평가제도와 보육교사 양성·관리제도를 확립해 질높은 보육서비스를 확보하고 지역사회 통합 보육모형을 창출해 지역사회가 자녀양육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리의 ‘꿈’이 될 차세대를 ‘나무’처럼 잘 키워야 한다는 ‘꿈나무플랜’은 보육책임을 ‘어머니’에서 ‘사회’로 확대하고 수요자 중심의 보육서비스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참석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0∼5세 자녀를 둔 25∼34세 기혼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현재(42.9%)와 비슷한 수준만 되어도 6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하다는 점이나 자영업자의 소득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어 차등보육료 도입이 요원하다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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