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미팅사이트가 다양해지고 차별화되면서 실제 데이트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지는 등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팅사이트 비다노블레(vida.co.kr)가 최근 이용자 13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절반 가량인 52%가 최근 1년 동안 온라인에서 알게 된 이성과 데이트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61%가 온라인 미팅사이트를 통해서 원하는 이성을 만날 것으로 기대했다.
과거 인터넷 온라인상의 만남은 얼굴도 신원도 모르면서 채팅방 대화나 메일 주고받기로 연락을 취해 이루어지는 다분히 모험성 짙은 이벤트였다.
그러나 이제는 온라인에서도 조건에 맞는 상대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이트들의 성격도 ‘확실한 신원보증’을 약속하는 사이트에서부터 원하는 이상형의 정보를 입력해서 상대방을 찾게 해주는 ‘매칭 서비스’도 등장했고 ‘온라인의 매력은 역시 예기치 못한 만남’이라는 ‘정통성’을 강조하는 사이트 등으로 다양해지고 차별화 되고 있다.
◇사진·신분증 사본까지 요구= 비다노블레를 비롯해 최근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데이트 사이트인 헬로닥스(hellodaks.com), 세이큐피드(saycupid.co.kr) 등에는 자신의 프로필과 원하는 상대방의 조건을 세밀하게 기입하게 돼있다.
나이, 직업, 키, 몸무게는 기본이고 선호하는 거주지, 취미, 관심 분야, 음주와 흡연 여부, 성격, 외모의 특징, 종교, 연봉 등을 자세하게 분류해놓고 있다.
일반 포탈사이트에서 운영하는 채팅방에는 연령제한이 없지만 데이트 전문사이트에서는 회원 가입에서 성인 인증을 요구하는 곳이 많다. 사이트에 따라서는 회원 인증 과정에서 사진, 재직증명서, 신분증 사본, 호적등본과 최종학교 졸업증명서 등을 요구한다. 오프라인 결혼정보회사 못지 않게 까다로운 절차다.
헬로닥스의 김혜진 실장은 “회원관리가 엄격하기 때문에 온라인 사이트지만 신뢰할 수 있다. 여기에 소극적인 성격의 사람들도 자신을 쉽게 드러낼 수 있다는 온라인의 장점을 갖추고 있다는 점 때문에 찾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한다.
자신이 원하는 이상형의 리스트를 이메일로 보내주는 인터넷 업체의 매칭 서비스도 있다.
인포메일(infomail.co.kr)에서 제공하는 부킹인포메일은 회원 가입시 자신의 프로필과 함께 원하는 이상형의 정보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상대방을 골라 상세정보를 매주 이메일로 보내준다. 마음에 드는 상대가 있으면 이용료를 내고 프로포즈 메일을 보낼 수 있다.
이동통신회사들도 ‘온라인으로 짝지어주기’라는 인기사업에 관심이 많다. SK텔레콤은 네이트(nate.com), LG텔레콤은 이지아이(ez-i.co.kr), KTF는 매직엔(www.magicn.com)을 통해 휴대전화를 이용한 모바일 미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만남’의 역사= 온라인을 통한 이성의 만남을 주선하는 사이트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초고속 전용선이 보급되고 인터넷 사용이 대중화된 1990년대 후반이다.
천리안, 하이텔 등의 컴퓨터 통신으로 모르는 사람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대화를 나누는 채팅 경험은 그 훨씬 전부터 있어왔지만 1998년에 만들어진 스카이 러브(skylove.com)는 본격적인 채팅 전문사이트로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이어서 등장한 세이클럽(sayclub.co
m)은 지역, 연령별로 온라인상 만남의 기회를 세분화하고 남녀간 일대일 채팅의 조건이 용이하도록 구성, 역시 수백만명의 회원을 거느리는 인기 사이트로 급성장했다.
초기 채팅사이트가 짧은 시간에 많은 네티즌을 공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체를 숨길 수 있다는 것, 즉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만남이라는 특성 때문이기도 했다. 비현실적인 가상 공간에서의 경험이라는 측면이 어필한 것이다. ‘채팅’,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원조교제, 기혼자들의 불륜이 된 것도 ‘현실적이지 않고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행위’가 가능한 공간이라는 온라인의 특성 때문이다.
◇익명성 벗고 실제 만남 원해= 최근 들어 부쩍 많아진 온라인 미팅사이트들은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만남’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가볍고 자연스러운 만남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라면 ‘무거운 만남의 부담’을 피하기 위해 굳이 익명성의 가면 뒤에 숨을 이유가 없다.
어려서부터 온라인 공간의 동호회, 카페 활동을 하며 자라온 20대들은 정보의 바다에 자신의 프로필과 세세한 개인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일에 익숙하다.
여기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하는 인터넷의 특징은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폭을 크게 넓혀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온라인 통해 교제 폭 넓혀=교제할 이성을 찾으려는 미혼 남녀회원들을 모으기 위해 미팅사이트들이 개발한 독특한 서비스들도 다양하다.
채팅방, 동호회, 게시판 이용은 사이트 운영의 기본이다.
딴지일보(ddanzi.com)에서 운영하는 남로당 사이트는 이성과의 만남에 포함된 성적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원나잇 스탠드’ ‘동거’ ‘데이트’로 목적을 구분해놓고 원하는 바에 따라 이용하도록 구성돼있다.
김용석 남로당팀장은 “온라인 데이트에 대한 선입견은 낯선 것에 대한 거부감이다. 인터넷을 통한 이성간 만남은 과정과 절차는 신속하고 간편하면서 기회와 가능성은 이전과 비교가 안되게 폭넓어졌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사람들에게 익숙해질수록 온라인미팅의 합리성이 더 많은 대중에게 납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소통 시스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온 인터넷이 남녀의 만남과 이성교제 영역에서도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 성홍식·오진영 기자 hssung@naeil.com
미팅사이트 비다노블레(vida.co.kr)가 최근 이용자 13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절반 가량인 52%가 최근 1년 동안 온라인에서 알게 된 이성과 데이트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61%가 온라인 미팅사이트를 통해서 원하는 이성을 만날 것으로 기대했다.
과거 인터넷 온라인상의 만남은 얼굴도 신원도 모르면서 채팅방 대화나 메일 주고받기로 연락을 취해 이루어지는 다분히 모험성 짙은 이벤트였다.
그러나 이제는 온라인에서도 조건에 맞는 상대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이트들의 성격도 ‘확실한 신원보증’을 약속하는 사이트에서부터 원하는 이상형의 정보를 입력해서 상대방을 찾게 해주는 ‘매칭 서비스’도 등장했고 ‘온라인의 매력은 역시 예기치 못한 만남’이라는 ‘정통성’을 강조하는 사이트 등으로 다양해지고 차별화 되고 있다.
◇사진·신분증 사본까지 요구= 비다노블레를 비롯해 최근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데이트 사이트인 헬로닥스(hellodaks.com), 세이큐피드(saycupid.co.kr) 등에는 자신의 프로필과 원하는 상대방의 조건을 세밀하게 기입하게 돼있다.
나이, 직업, 키, 몸무게는 기본이고 선호하는 거주지, 취미, 관심 분야, 음주와 흡연 여부, 성격, 외모의 특징, 종교, 연봉 등을 자세하게 분류해놓고 있다.
일반 포탈사이트에서 운영하는 채팅방에는 연령제한이 없지만 데이트 전문사이트에서는 회원 가입에서 성인 인증을 요구하는 곳이 많다. 사이트에 따라서는 회원 인증 과정에서 사진, 재직증명서, 신분증 사본, 호적등본과 최종학교 졸업증명서 등을 요구한다. 오프라인 결혼정보회사 못지 않게 까다로운 절차다.
헬로닥스의 김혜진 실장은 “회원관리가 엄격하기 때문에 온라인 사이트지만 신뢰할 수 있다. 여기에 소극적인 성격의 사람들도 자신을 쉽게 드러낼 수 있다는 온라인의 장점을 갖추고 있다는 점 때문에 찾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한다.
자신이 원하는 이상형의 리스트를 이메일로 보내주는 인터넷 업체의 매칭 서비스도 있다.
인포메일(infomail.co.kr)에서 제공하는 부킹인포메일은 회원 가입시 자신의 프로필과 함께 원하는 이상형의 정보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상대방을 골라 상세정보를 매주 이메일로 보내준다. 마음에 드는 상대가 있으면 이용료를 내고 프로포즈 메일을 보낼 수 있다.
이동통신회사들도 ‘온라인으로 짝지어주기’라는 인기사업에 관심이 많다. SK텔레콤은 네이트(nate.com), LG텔레콤은 이지아이(ez-i.co.kr), KTF는 매직엔(www.magicn.com)을 통해 휴대전화를 이용한 모바일 미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만남’의 역사= 온라인을 통한 이성의 만남을 주선하는 사이트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초고속 전용선이 보급되고 인터넷 사용이 대중화된 1990년대 후반이다.
천리안, 하이텔 등의 컴퓨터 통신으로 모르는 사람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대화를 나누는 채팅 경험은 그 훨씬 전부터 있어왔지만 1998년에 만들어진 스카이 러브(skylove.com)는 본격적인 채팅 전문사이트로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이어서 등장한 세이클럽(sayclub.co
m)은 지역, 연령별로 온라인상 만남의 기회를 세분화하고 남녀간 일대일 채팅의 조건이 용이하도록 구성, 역시 수백만명의 회원을 거느리는 인기 사이트로 급성장했다.
초기 채팅사이트가 짧은 시간에 많은 네티즌을 공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체를 숨길 수 있다는 것, 즉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만남이라는 특성 때문이기도 했다. 비현실적인 가상 공간에서의 경험이라는 측면이 어필한 것이다. ‘채팅’,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원조교제, 기혼자들의 불륜이 된 것도 ‘현실적이지 않고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행위’가 가능한 공간이라는 온라인의 특성 때문이다.
◇익명성 벗고 실제 만남 원해= 최근 들어 부쩍 많아진 온라인 미팅사이트들은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만남’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가볍고 자연스러운 만남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라면 ‘무거운 만남의 부담’을 피하기 위해 굳이 익명성의 가면 뒤에 숨을 이유가 없다.
어려서부터 온라인 공간의 동호회, 카페 활동을 하며 자라온 20대들은 정보의 바다에 자신의 프로필과 세세한 개인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일에 익숙하다.
여기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하는 인터넷의 특징은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폭을 크게 넓혀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온라인 통해 교제 폭 넓혀=교제할 이성을 찾으려는 미혼 남녀회원들을 모으기 위해 미팅사이트들이 개발한 독특한 서비스들도 다양하다.
채팅방, 동호회, 게시판 이용은 사이트 운영의 기본이다.
딴지일보(ddanzi.com)에서 운영하는 남로당 사이트는 이성과의 만남에 포함된 성적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원나잇 스탠드’ ‘동거’ ‘데이트’로 목적을 구분해놓고 원하는 바에 따라 이용하도록 구성돼있다.
김용석 남로당팀장은 “온라인 데이트에 대한 선입견은 낯선 것에 대한 거부감이다. 인터넷을 통한 이성간 만남은 과정과 절차는 신속하고 간편하면서 기회와 가능성은 이전과 비교가 안되게 폭넓어졌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사람들에게 익숙해질수록 온라인미팅의 합리성이 더 많은 대중에게 납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소통 시스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온 인터넷이 남녀의 만남과 이성교제 영역에서도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 성홍식·오진영 기자 hss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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