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야 기다려라, 강서·양천이 간다.’
강서·양천구가 서울의 주거, 교육, 문화, 상권의 중심인 강남·서초구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특히 이들 자치구는 정부의 부동산 과열 억제책, 사교육 과열 억제정책 등이 ‘부자 동네’ 강남 서초구에 집중되는 틈을 타 제2의 강남·서초가 되겠다고 벼르고 있다. 고질적인 교통정체 등 강남 서초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강서·양천이 급부상하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주 강서구와 양천구의 아파트 가격은 송파구와 광진구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2년간 아파트 전세가 상승은 양천구가 51.9%로 강남구(43.43%)를 앞질렀고, 강서구 역시 42.82%나 급등했다.
이같은 강서구와 양천구의 아파트 가격 급등에 대해 일부에서는 수도권 아파트 상승세의 여파라고 보고 있지만, 강서구와 양천구는 주거환경, 개발여건, 교육환경, 상권, 지하철 9호선 공사 등 여러 면에서 제2의 강남서초로 도약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이미 개발과 목동아파트단지가 강서, 양천구를 대표하는 키워드가 된 지는 오래됐다.
◇ “부동산, 강서·양천 빼면 할 말이 있나요?” = “양천구는 몰라도 목동은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목동 아파트 단지는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신정동에 자리잡은 아파트들도 ‘목동 8∼14단지’라고 이름지어질 정도로 목동이라는 브랜드의 가치가 높다. 아직 강남·서초에 미치지 못하지만 목동 신시가지 3단지 30평이 4억∼4억4000만원을 호가한다. 평당 1000만원선은 이미 넘은지 오래다.
목동 신시가지에 위치한 아파트들은 낮은 용적률이 적용돼 주거환경이 좋고 아파트 곳곳에 공원이 자리잡고 있어 서울시내 최고의 주거지중 하나로 꼽힌다.
목동 ‘유명한부동산’ 관계자는 “목동은 주로 경제력이 있는 전문직종 종사자들이 선호하는 곳”이라며 “시내 중심가로 진입할 수 있는 교통여건도 좋아 발전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강서구는 중소규모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서울시내에서 개발열기가 가장 활발하게 불고 있는 곳중 하나다. 강서구는 서울지역의 마지막 대규모 개발 예정지인 32만평의 마곡지구를 품고 있는 곳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착공한 지하철 9호선이 지나는 공항동, 방화동, 가양동, 등촌동을 중심으로 개발열풍이 불어 부동산 가격이 크게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6월 3억5000여만원이었던 44평형짜리 화곡동 롯데아파트가 최근 4억1000만원을 호가, 1년만에 6000여만원이 올랐다. 현재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평당 분양가가 1000만원대에 육박하고 있는 등 강서구는 더 이상 서울의 외곽지역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또 발산택지개발 여파로 발산동 일대와 마곡지구를 마주보고 있는 등촌동 지역도 최근 인기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발산동과 화곡5동은 저밀도 재건축 추진지역으로 최근 서울시가 급제동을 건 중층이상 아파트 재건축과는 또다른 환경이라 여건이 좋다고 알려지고 있다.
◇ 춘추전국 방불케 하는 상권 = 백화점 등 대형매장을 중심으로 강서·양천을 둘러싼 시장쟁탈전이 점점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해지고 있다. 이곳은 영등포와 구로를 포함, 180만 인구가 밀집해 경기도 분당상권의 5배가 넘는 규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춘추전국시대의 불을 당긴 것은 개장을 코앞에 두고 있는 현대백화점 목동점. 현대백화점은 내 최대 규모인 목동점을 조만간 개장, 고급 이미지로 영등포지역 백화점이 차지했던 강서·양천지역 소비자를 유혹할 태세다.
양천구는 현재 행복한세상 백화점과 까르푸 목동점 등 2개의 대형 매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영등포와 구로, 양천 경계지점에 애경백화점이 있으며 이마트 가양·신월점 등 중저가 백화점을 끼고 있다. 강서구에는 이마트 외에 그랜드마트 강서·화곡점, 까르푸 가양점 등 대형 할인매장이 있으며 이밖에 롯데, 신세계, 경방필백화점 영등포점, 롯데마트 영등포점, 홈플러스 문래점, 코스트코 등이 강서·양천 소비자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한편 SBS 본사사옥이 들어서는 양천구 오목교 일대 상권도 점차 활기를 띠고 있으며 예총회관, 방송회관 등 주민들의 문화시설을 충족시켜줄 만한 시설도 갖추고 있다.
강서구에서 25년 이상 살아온 이강호(35) 씨는 “마곡지구 기대 심리와 지하철 9호선 개통 등으로 강서구의 개발잠재력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며 “김포공항일대가 상업지구로 개발되면 강서구는 더 이상 서울의 변방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 교육여건도 급속도로 부상 =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시내 중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수학 과학 정보분야 영재 교육 대상자를 선정했다. 80명의 영재중학생중 강남·서초지역 학생이 16명(20%)으로 가장 많았으나 강서·양천구 학생도 14명(17.5%)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25개 구중 이들 4개구 학생이 전체의 40%를 차지한 것. 이는 강서·양천이 강남·서초 못지않게 교육열이 높고 교육여건이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예다.
학원가도 강남 못지않다. 최근 국세청이 강남과 목동지역 학원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인 것도 목동의 교육열을 반영하고 있다. 목동 오피스텔에서 공공연히 진행되고 있는 과외방 때문에 지역 교육청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도 이들 지역의 높은 교육열을 반증하는 사례다.
강서구는 목동과 인접해 있는 곳을 중심으로 대형입시학원들이 대거 자리잡고 있어 입시학원 수에서는 양천구보다 우위에 있다.
이들 지역의 학교들도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양천구의 양정고등학교, 진명여고가 양천구를 대표하는 학교로 자리잡고 있으며 강서구의 명덕외국어고등학교와 덕원예술학교는 전국에서 인정하는 특수목적 학교들이다. 특히 양천구의 월촌초등학교는 학습 부진아가 한명도 없고 자연환경도 양호해 대표적인 공립초등학교로 인정받고 있다.
강서구와 양천구는 특히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젊고 학력수준이 높은 전문직’주민들이 높은 교육열을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이경기·장유진 기자 cellin@naeil.com
강서·양천구가 서울의 주거, 교육, 문화, 상권의 중심인 강남·서초구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특히 이들 자치구는 정부의 부동산 과열 억제책, 사교육 과열 억제정책 등이 ‘부자 동네’ 강남 서초구에 집중되는 틈을 타 제2의 강남·서초가 되겠다고 벼르고 있다. 고질적인 교통정체 등 강남 서초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강서·양천이 급부상하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주 강서구와 양천구의 아파트 가격은 송파구와 광진구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2년간 아파트 전세가 상승은 양천구가 51.9%로 강남구(43.43%)를 앞질렀고, 강서구 역시 42.82%나 급등했다.
이같은 강서구와 양천구의 아파트 가격 급등에 대해 일부에서는 수도권 아파트 상승세의 여파라고 보고 있지만, 강서구와 양천구는 주거환경, 개발여건, 교육환경, 상권, 지하철 9호선 공사 등 여러 면에서 제2의 강남서초로 도약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이미 개발과 목동아파트단지가 강서, 양천구를 대표하는 키워드가 된 지는 오래됐다.
◇ “부동산, 강서·양천 빼면 할 말이 있나요?” = “양천구는 몰라도 목동은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목동 아파트 단지는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신정동에 자리잡은 아파트들도 ‘목동 8∼14단지’라고 이름지어질 정도로 목동이라는 브랜드의 가치가 높다. 아직 강남·서초에 미치지 못하지만 목동 신시가지 3단지 30평이 4억∼4억4000만원을 호가한다. 평당 1000만원선은 이미 넘은지 오래다.
목동 신시가지에 위치한 아파트들은 낮은 용적률이 적용돼 주거환경이 좋고 아파트 곳곳에 공원이 자리잡고 있어 서울시내 최고의 주거지중 하나로 꼽힌다.
목동 ‘유명한부동산’ 관계자는 “목동은 주로 경제력이 있는 전문직종 종사자들이 선호하는 곳”이라며 “시내 중심가로 진입할 수 있는 교통여건도 좋아 발전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강서구는 중소규모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서울시내에서 개발열기가 가장 활발하게 불고 있는 곳중 하나다. 강서구는 서울지역의 마지막 대규모 개발 예정지인 32만평의 마곡지구를 품고 있는 곳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착공한 지하철 9호선이 지나는 공항동, 방화동, 가양동, 등촌동을 중심으로 개발열풍이 불어 부동산 가격이 크게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6월 3억5000여만원이었던 44평형짜리 화곡동 롯데아파트가 최근 4억1000만원을 호가, 1년만에 6000여만원이 올랐다. 현재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평당 분양가가 1000만원대에 육박하고 있는 등 강서구는 더 이상 서울의 외곽지역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또 발산택지개발 여파로 발산동 일대와 마곡지구를 마주보고 있는 등촌동 지역도 최근 인기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발산동과 화곡5동은 저밀도 재건축 추진지역으로 최근 서울시가 급제동을 건 중층이상 아파트 재건축과는 또다른 환경이라 여건이 좋다고 알려지고 있다.
◇ 춘추전국 방불케 하는 상권 = 백화점 등 대형매장을 중심으로 강서·양천을 둘러싼 시장쟁탈전이 점점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해지고 있다. 이곳은 영등포와 구로를 포함, 180만 인구가 밀집해 경기도 분당상권의 5배가 넘는 규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춘추전국시대의 불을 당긴 것은 개장을 코앞에 두고 있는 현대백화점 목동점. 현대백화점은 내 최대 규모인 목동점을 조만간 개장, 고급 이미지로 영등포지역 백화점이 차지했던 강서·양천지역 소비자를 유혹할 태세다.
양천구는 현재 행복한세상 백화점과 까르푸 목동점 등 2개의 대형 매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영등포와 구로, 양천 경계지점에 애경백화점이 있으며 이마트 가양·신월점 등 중저가 백화점을 끼고 있다. 강서구에는 이마트 외에 그랜드마트 강서·화곡점, 까르푸 가양점 등 대형 할인매장이 있으며 이밖에 롯데, 신세계, 경방필백화점 영등포점, 롯데마트 영등포점, 홈플러스 문래점, 코스트코 등이 강서·양천 소비자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한편 SBS 본사사옥이 들어서는 양천구 오목교 일대 상권도 점차 활기를 띠고 있으며 예총회관, 방송회관 등 주민들의 문화시설을 충족시켜줄 만한 시설도 갖추고 있다.
강서구에서 25년 이상 살아온 이강호(35) 씨는 “마곡지구 기대 심리와 지하철 9호선 개통 등으로 강서구의 개발잠재력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며 “김포공항일대가 상업지구로 개발되면 강서구는 더 이상 서울의 변방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 교육여건도 급속도로 부상 =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시내 중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수학 과학 정보분야 영재 교육 대상자를 선정했다. 80명의 영재중학생중 강남·서초지역 학생이 16명(20%)으로 가장 많았으나 강서·양천구 학생도 14명(17.5%)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25개 구중 이들 4개구 학생이 전체의 40%를 차지한 것. 이는 강서·양천이 강남·서초 못지않게 교육열이 높고 교육여건이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예다.
학원가도 강남 못지않다. 최근 국세청이 강남과 목동지역 학원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인 것도 목동의 교육열을 반영하고 있다. 목동 오피스텔에서 공공연히 진행되고 있는 과외방 때문에 지역 교육청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도 이들 지역의 높은 교육열을 반증하는 사례다.
강서구는 목동과 인접해 있는 곳을 중심으로 대형입시학원들이 대거 자리잡고 있어 입시학원 수에서는 양천구보다 우위에 있다.
이들 지역의 학교들도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양천구의 양정고등학교, 진명여고가 양천구를 대표하는 학교로 자리잡고 있으며 강서구의 명덕외국어고등학교와 덕원예술학교는 전국에서 인정하는 특수목적 학교들이다. 특히 양천구의 월촌초등학교는 학습 부진아가 한명도 없고 자연환경도 양호해 대표적인 공립초등학교로 인정받고 있다.
강서구와 양천구는 특히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젊고 학력수준이 높은 전문직’주민들이 높은 교육열을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이경기·장유진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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