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사람/ 프리랜서 다큐멘터리 감독 최기순

“시베리아 호랑이가 내게 가르쳐준 건 오랜 기다림”

지역내일 2002-10-02
시베리아 호랑이 만나기 위해 나무 위에서 7개월 살아

“다큐멘터리를 찍는다는 것은 기다림이라는 인내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분야입니다.”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야생동물의 생태를 카메라에 담고 돌아온 최기순 다큐멘타리 감독의 말이다. 국내에서는 몇 안 되는 야생동물 분야의 다큐멘터리 감독이기도 한 최 감독은 3년에 걸쳐 이번 시베리아 호랑이를 카메라에 담는 작업을 마쳤다. 호랑이를 찍기 위해 영하 40도가 넘는 혹한에도 나무 위에 집에 짓고 7개월 동안 기다린 끝에 호랑이를 찍을 수 있었다.
“호랑이를 발견한 순간 온몸에서 전율이 흐르면서 흥분하기 시작했죠. 카메라에 렌즈를 돌리고 포착하려는 순간 녀석과 눈이 마주쳤어요. 그런데 녀석의 눈빛은 그 어떤 동물에서 찾아볼 수 없는 영험함을 발견했어요. 7개월을 기다린 보람이 있었던 날이죠”
최 감독이 다큐멘터리 감독이 된 것은 아주 우연한 기회였다. 춘천 동산면 출신으로 동우 전문대를 졸업하고 EBS방송국 자료실에서 일하던 중 상사로부터 다큐멘터리 작업을 해보라는 권유를 받고 시작했다. 처음에는 카메라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보조업무에 그쳤지만 카메라에 담아지는 자연의 세계에 대한 매력에 빠져 지금까지 다큐멘터리만 찍게 되었다. 10여 년이 넘는 경력으로 이제는 포유류분야에 감독으로 그 입지를 굳히고 있다. ´98년에는 EBS방송국에서‘ 잃어버린 한국의 야생동물을 찾아서’라는 8부작 다큐멘터리로 ‘촬영대상’을 수상하였다.
“자연은 예측할 수 없는 신비로움이 가득합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지 않으면 이제 사라져 가는 동물에 대한 대책이 없죠. 제가 시베리아에서 활동하는 것은 결국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깐느영화제 출품 위해 마무리작업 한창

러시아와 한국을 오가며 작품을 준비하던 중 러시아에서 만난 아내 비탈리아와 97년 6월에 결혼에 골인, 아들 승범이와 딸 고미를 두었다. 호랑이와 곰을 지칭한 이름은 최 감독이 얼마나 동물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공부 차 러시아에 있는 아내와는 일하는 동료이자 서로를 가장 이해해주는 상호협력자이기도 하다.
이번 최 감독이 잠시 귀국한 것은 10월에 있는 프랑스 깐느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분에 작품을 출품하기 위해서이다. ‘타이거 숲의 생존’이라는 작품을 가지고 이번에 참여를 하게 되는데 총 52분의 편집을 춘천과 서울에서 하게되었다.
“혼자 작업을 하다보니 이번 출품은 아직 미진한 부분이 많습니다. 이번 기회에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시험 본다는 생각으로 출품하는 거죠. ”
프리랜서를 선언하고 나서 이제 3년 동안 다큐멘터리만을 찍었다. 처음에는 10년 동안 찍을 생각이었고 나름대로 이 일이 자신에게는 가장 적성에 맞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 이번 깐느영화제를 계기로 블라디보스톡에 돌아가면 생태학에 대해서 다시 공부를 할 생각이다. 카메라만 잘 찍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동물을 이해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까지 3-40개국을 돌면서 찍어놓은 오지마을촬영도 쉼 없이 계속하여 자연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따뜻한 세상을 카메라에 담을 생각이다.
/춘천 원보경 리포터 pkwon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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