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 도심 주택난 장기화 전망 <사진있음>

매매·전세가 하반기 강세 지속‥ 도심권 공급 한계 드러나

지역내일 2002-09-26
결혼을 앞둔 장 모(32. 완산구 서신동)씨는 집을 구하지 못해 결혼까지 4개월을 연기한 끝에 최근에야 신혼집을 얻었다. 올 초 하반기에는 주택난이 왠만큼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만 믿고 기다렸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장씨는 “시간이 지나면 조금 나아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심해졌다”면서 “전세는 고사하고 매매물건도 나오기가 무섭게 나가는데, 직장에 휴가를 내고 겨우 얻었다”고 말했다.
아이들 진학과 아파트 단지내 교통난을 피하기 위해 이사를 계획했던 임 모(38. 완산구 효자동)씨는 집을 얻지 못해 이사를 포기했다. 서신동에 새로 들어선 아파트 입주권을 얻기 위해 100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을 감안해 집 얻기에 나섰지만 결국은 허사로 돌아갔다.
임씨는 최근 차량을 한 대 더 구입하면서 아파트 단지에서 주차난을 피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정한 1가구 2차량에 부과하는 주차요금을 내기로 했다.

도내 도심지역의 주택보급률이 95%에 육박하고 있지만 도심 주택란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아파트 부족현상에 올 하반기 들어 일반 주택 부족현상까지 나타나 ‘도심 주택난의 장기화’가 현실로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반 주택매물도 없다
아파트의 공급부족은 이미 심화된 상태. 전세가 폭등은 물론 매매물건도 수요를 따르지 못하고 있어 주택대란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전주 도심권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군산 익산 남원 등 시 지역에서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신규 대단위 주택단지 건설 전망은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와 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입주한 아파트는 27개 단지 1만194세대. 반면, 신규세대는 1만650여세대로 산술적으로도 약 450세대 이상이 모자란 상태다.
전주 도심권의 주택난은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전주시 주택공급실적을 보면 호반 리젠시빌이 삼천동과 평화동에 각각 709가구, 639가구를 공급한 것을 비롯, 서신동 선변주택 158가구, 중화산동 엘드 48가구, 효자동 미송 71가구, 평화동 주공그린타운 730가구 등 7개 단지에 모두 2391가구에 머물렀다.
또 앞으로 효자동 공무원 재건축 99가구, 삼호 626가구, 효성 206가구, 주공 그린타운2단지, 국민주택 614가구 등 5개 단지에 2259가구 등 총 465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서민층의 기대를 받고 있는 국민주택 등은 사실상 빨라야 내년 2월말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2003년 이라고 해서 사정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내년 전주시 예상 세대 증가수는 4460세대. 그러나 주택건립은 서신동 코오롱 하늘채와 현대 에코르 등 중대형 아파트 2개 단지를 포함, 6개 단지 3466호에 머물러 주택난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일반 주택을 리모델링 방식으로 원룸으로 교체하는 공사가 도심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4인을 기준으로 한 세대를 수용하기 어려워 주택난 해소의 대안이 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택지개발 ‘먼 이야기’
신규 택지공급 부족이 주택난 장기화 전망을 부추기고 있다. 토지공사와 전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하가지구와 서부신시가지 택지조성사업이 완료되는 시기는 오는 2006년으로 잡혀 있다. 또 군산 수송지구, 효자4지구 등도 내년에나 착공할 전망이다.
이처럼 이미 개발된 택지는 바닥난 상태에서 신규 조성분이 한참 뒤에나 완료돼 주택난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도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이렇다할 대안이 없는 상태”라며 “신규 택지조성을 서둘러 완료하거나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가라앉는다면 그나마 숨통이 트일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바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리모델링 회사 한 관계자는 “집을 옮기기 보다 기존 집을 고쳐서 사는 방법 등을 강구하면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볼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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