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자산관리 은행에 맡기세요”

은행권 PB열풍

지역내일 2002-09-17


시중은행들이 프라이빗 뱅킹(PB·거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자산관리서비스 )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이 지난 3일 강남구 테헤란로에 PB센터를 개설하고, PB업무를 시작한데 이어 조흥은행도 9일 강남구 역삼동에 ‘PB전담센터’를 오픈했다.
또 4월 압구정동에 PB전담점포를 개설한 한미은행은 이달중 해운대점을 오픈하는 등 연내에만 5곳에 PB전담점포의 문을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밖에 외환은행은 최근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PB사업부를 신설했고, 국민은행도 전산통합 이후 본격적인 PB사업 진출을 위해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너나할 것 없이 PB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은 은행수익에서 거액자산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의 자체분석에 따르면 상위 1%의 고객이 차지하는 은행수신비중이 60%를 넘을 정도다. 또 상위 10%의 예금자가 은행 전체 수익의 90%를 기여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최근 은행경영에서 수익성이 중요시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시중은행의 PB열풍은 당연해 보인다.
PB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은행들은 차별화된 PB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전문성강화와 첨단 시스템 구축을 통해 금융서비스의 수준을 한단계 높이는가 하면 부동산, 법률, 세무관리 등 모든자산에 대한 자문 역할도 강화하고 있다.
또 자산 뿐 아니라 결혼 등 인생설계에 대한 자문서비스, 건강, 여가 등 일상생활을 관리해주는 ‘라이프케어’ 까지 서비스의 범위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가족행사에 고급 승용차를 대여해주거나, 해외 유수의 병원과 제휴를 맺고 건강검진이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이색 서비스까지 선보이기도 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억원 이상 예금한 거액계좌수는 7만좌에 이르고 있다. 결국 이들 거액자산가들을 고객으로 모시기 위한 은행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PB경쟁에서 시중은행들은 어떤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는지, 또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전문가 그룹이 고객 자산관리-조흥은행

조흥은행은 지난 9일 강남구 역삼동에 ‘PB전담센터’를 열고 본격적인 프라이빗뱅킹 사업에 착수했다.
조흥은행의 PB시스템은 지난 1년여동안 세계적 컨설팅 업체인 보스턴컨설팅의 자문을 받아 개발한 선진국형 PB시스템으로 금융자산 뿐 아니라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 대한 설계 및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팀 중심의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조흥은행 PB시스템의 특징이다.
이를 위해 조흥은행은 △고객을 발굴해 상담하는 파이낸셜 어드바이저팀 △자산운용을 전담하는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팀 △세금 및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페셜서비스팀 △고객의 건강관리와 라이프스타일 조정업무를 담당하는 헬스케어 코디네이터 등 팀 중심으로 PB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또 26명의 분야별 전문가들을 각 팀에 배치해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특히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팀은 자산운용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해 포트폴리오 전략제시에서 자산운용, 투자성과 관리에 이르는 종합적인 고객별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
또 PB 전용 전산시스템도 조흥은행 PB의 자랑거리다. 조흥은행은 PB고객의 자산관리 및 생활설계를 지원하기 위해 1년간에 개발기간을 거쳐 국내최초로 전용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다.
조흥은행은 이와 함께 대신증권, AIG보험, 부동산 114 및 해외 PB 선두 사업자와 제휴를 확대해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한다는 계획이다.
자산관리 외에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 설계 및 관리 서비스도 조흥은행이 역점을 두는 부분이다.
이미 시행중인 ‘헬스케어 프로그램’은 조흥은행이 제공하는 ‘특별한’ 서비스의 하나다. 미 존스 홉킨스 병원,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해외에서 건강검진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이 서비스는 다른 은행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서비스다.

지주사 장점살린 종합금융 서비스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지난 3일 강남구 테헤란로에 PB전담점포인 ‘신한프라이빗뱅크’ 1호점을 개설하고 본격적인 PB업무에 들어갔다.
신한은행 내에 ‘또 하나의 은행’을 표방하고 있는 신한프라이빗뱅크는 신한금융지주회사의 각 자회사들과 연계된 시너지효과를 활용하고 있다는 게 장점.
신한프라이빗뱅크에는 신한은행과 굿모닝신한증권의 최정예 직원 7명이 배치돼 은행 뿐 아니라 증권, 투신운용 등 신한지주회사에 편입돼 있는 9개의 금융기관들로 구성된 금융네트워크를 이용한 종합적인 금융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
또 세무, 부동산, 법률 부문의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가그룹’도 대폭 강화돼 각 분야별 전문상담도 해주고 있다.
신한은행은 특히 고객의 비밀보호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PB전담점포의 내부 인테리어도 고객비밀이 완벽하게 보장될 수 있도록 꾸며놓았고. PB고객 전용 전산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또 PB전용 상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3일신한 프라이빗뱅크 출범과 함께 출시한 ‘신한PB플래티늄카드’는 대표적인 PB상품이다. 신한PB 회원들에게만 발급되는 이 카드는 통합한도가 1억원, 현금서비스 한도 3000만원으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또 거액자산가들의 니즈와 시장상황에 맞는 펀드로 구성된 ‘VIP펀드’ 시리즈도 PB고객들을 겨냥한 상품이다.
신한은행은 이밖에 임대차관리 등의 일체 관리업무를 대행하는 부동산 종합관리서비스, 노블레스신탁 국공체형 등 차별화된 상품 및 서비스 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이와 함께 올 하반기중 강북지역에 신한프라이빗뱅크 2호점을, 내년초에는 논현동에 3호점 개점을 추진하는 한편, 유럽 최고 수준의 프라이빗뱅크인 ‘BNP파리바 프라이빗뱅크’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타은행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고객데이타 활용한 맞춤 서비스 -하나은행

하나은행의 프라이빗뱅킹은 선도은행답게 규모나 서비스면에서 다른 은행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총 65개의 PB영업점 중 PB전담점포인 PB센터가 15곳에 이를 정도. 이중 두 곳은 최우량 VIP고객들을 위한 ‘골드클럽’으로 운영하고 있다.
80명에 이르는 PB전담직원들도 수적으로뿐 아니라 자질면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후발은행들의 PB시장 진출에 맞서 하나은행은 이같은 ‘기본기’와 그동안 PB사업을 통해 얻은 이점을 십분 활용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PB고객데이타를 종합 분석해 개개인에게 맞는 상품 및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나은행이 고객별 맞춤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은행뿐 아니라 증권, 보험 등 전 금융영역을 포괄하는 금융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오랜 PB사업을 통해 확보한 세무, 부동산, 법률 상담 서비스가 더해져 고객들에게 종합적인 금융서비스가 제공된다.
대표적인 PB상품으로는 ‘마이초이스 신탁’이 있다. 이 상품은 자산관리사와 1:1 상담을 통해 고객별 위험수용도, 투자목표 및 시장전망에 따른 최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고객의 개별적인 투자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맞춤형 투자상품’이다.
특히 자산운용현황과 운용계획을 매월 고객에게 통지해 자산운용의 투명성을 높이고, 투자자문사 선정에서부터 투자자문관련 내용까지 은행이 직접 검증해준다.
하나은행 PB는 고품격 서비스로도 유명하다. 전문 큐레이터를 동반한 ‘국립현대미술관 투어’, ‘오페라유령’ 관람 행사, 광주 비엔날레 관람행사 등은 하나은행에서만 제공받을 수 있는 특색있는 서비스다.
하나은행은 이밖에도 고객의 건강, 교육, 여행, 결혼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 특히 3회째 이어지고 있는 VIP 고객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맞선행사는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재무설계 1:1상담 서비스 -한미은행

한미은행의 프라이빗뱅킹은 ‘상품중심에서 고객중심의 서비스로’를 모토로 하고 있다. 일반적인 자산관리에서 더 나아가 고객의 모든 재산에 대한 종합적인 재무설계 및 개인별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한 인생설계자문 서비스까지도 제공하겠다는 것.
지난 4월 압구정동에 개설한 VIP고객 전용 점포인 ‘로얄프라자’는 이같은 서비스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게는 게 한미은행측 설명이다.
이곳을 방문한 고객들은 국제금융, 세무, 법률, 부동산, 증권투자, 보험 등 모든 자산관리에 대해 1대1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금융서비스 뿐 아니라 패션, 여행안내, 인테리어, 건강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부가서비스도 다양하다.
특히 최상위 VIP고객들에게는 종합검진서비스, 예술의 전당 회원권, 특급 호텔 디너서비스, 제주도 여행패키지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를 위해 한미은행은 부동산 컨설팅업체, 예술품전문가, 골동품 경매전문가, 패션 및 음악 전문업체와의 네트워크 형성에 역점을 두어왔다.
PB특화상품으로는 고객이 원하는 자산에 구체적 운용지시가 가능한 ‘셀프디자인 신탁’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고객의 투자성향별로 전문 펀드매니저가 첨단 금융기법을 활용해 설계· 운용하는 랩어카운트형 상품으로 10억원 이상 자산운용에 적합한 상품이다.
특히 일반신탁상품과 달리 유가증권 매매차익에 대해 전액 비과세인만큼 절세효과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PB사업진출이 늦은 편이지만 PB시장이 미개척분야인 만큼 가능성은 무한하다는 게 한미은행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한미은행은 오는 10월중 시중은행에서는 최초로 해운대에 2호점을 개설하고, 연내에 5개의 PB전담점포를 추가로 문을 여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전용 전화상담 데스크 설치 -기업은행

PB사업을 둘러싼 경쟁에는 기업은행도 예외가 아니다.
기업은행은 현재 67개 영업점을 PB전담점포로 지정하는 한편, 전담점포가 아닌 경우에도 고객상담 전문직원을 배치해 PB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곳 PB점포에서는 PB 고객들을 대상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무료신고 △자산 포트폴리오 무료진단 △공인회계사 및 변호사 무료상담 △대여금고 무료이용 및 각종 수수료 면제 △무보증 신용대출 및 대출 금리 우대 △기은 퍼스트카드 교부, VIP룸 활용 및 최우선 업무처리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 은행업무 관련 서비스 외에도 부동산 직거래 알선 및 우수고객 자녀들의 중매 까지도 해주고 있다.
기은의 PB 특화 상품으로는 분리과세가 가능한 ‘스스로 맞춤신탁’을 들수 있다.
3년간 운용하는 비교적 장기상품으로 고객 투자성향에 따라 채권과 주식투자비중을 조정할 수 있는게 이상품의 특징이다.
또 1년단위로 확정금리로 운용할 수 있는 ‘베스트플랜 정기예금’도 PB특화 상품의 하나다. 1년단위로 확정금리로 운용할 수 있으며 매년 변동금리를 적용해 금리를 조정할 수도 있다. 또 이자지급방식도 고객의 필요에 따라 만기지급, 연·월 지급 중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밖에 분리과세 확정금리형 상품인 ‘중소기업금융채권’ 과 분리과세 신탁도 PB 전용상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기은의 강점인 기존 RM(기업금융전담영업)과 함께 PB를 통해 우수고객 기반을 확충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은행은 VIP 전용 전화상담 데스크를 설치하는 한편, 종합자산관리 프로그램 및 우수고객들을 위한 특판 상품을 개발하는 등 거액자산가들에 대한 서비스 강화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이와함께 PB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해 향후 1년 이내에 50개의 PB전담점포를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원스톱 종합자산관리 제공 -우리은행
서초, 분당중앙, 대치역 등 3곳에 PB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원스톱 종합자산관리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최근 보스턴 컨설팅의 자문을 받아 ‘웰스 플랜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재무진단, 운영평가, 인생설계, 위험관리 등 고객 개개인의 종합적인 자산관리를 지원해주는 시스템이다.
우리은행은 또 부동산 종합컨설팅에 필요한 PB전용시스템을 구축해 전국의 부동산 가격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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