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기다리는 김화종 할아버지 가족

폐결핵 고치려 피난배 탔다가 50년 생이별

지역내일 2002-09-10
인천 박정미 기자 pjm@naeil.com

“부모님 언제 돌아가셨냐, 아들놈 언제 어떻게 죽었냐,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느냐….”
팔순을 넘긴 김화종(82·인천 계양구 작전2동) 할아버지가 말을 잇지 못하고 창밖을 내다본다. 오는 15일 이뤄질 제5차 이산가족 금강산 상봉에서 부인과 딸, 누이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할까 할아버지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곱씹는다고 했다.
황해도 장연군 대구면 교평리가 고향인 할아버지는 1·4 후퇴가 한창인 1951년 겨울 날, 지병인 폐결핵에 좋은 약이 남쪽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대구면 앞바다에서 피난배를 탔다. 그리고 그것이 50여 년 기다림의 시작이 됐다.
목포에 닿은 뒤 김씨는 일자리를 찾아 나주 금광촌에 가서 금광일을 했다. 정년 퇴직 후 막내딸과 함께 살기 위해 인천으로 이사올 때까지 나주 금광촌은 제2의 고향이 됐다. 남으로 온지 3년만에 폐결핵은 깨끗이 나았으나 고향길은 이미 막혀 있었다. 혼자 7년 넘게 통일을 기다리다 지금의 할머니와 늦은 나이에 중매 결혼을 했다.
“처지를 바꿔 생각해보면 혼자 남겨져 큰아들 마저 잃어버리고 얼마나 고생이 많았겠는가. 난 아무렇지도 않다.”
임선자 할머니(72)는 할아버지가 북쪽의 부인을 만나러 간다고 했을 때 오히려 마음이 환해졌다고 했다. 말이 없고 고지식하기만 해서 감정표현이 없는 할아버지지만 북쪽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매스컴 보도에 밤잠을 뒤척이는 것을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열 일곱 어린 나이에 네 살 어린 임장춘씨와 첫 결혼을 해서 아들 하나와 딸 하나를 두었다. 서른 여덟 장년에 남쪽에서 지금의 부인을 만나 아들 셋과 딸 둘을 더 두었다.
북에 두고 왔을 때 다섯 살배기였던 첫 아들의 얼굴은 50여년이 지난 지금 희미하기만 하다. 그러나 지난 7일 생사확인 결과가 적십자 측에서 집으로 통보됐을 때 할아버지 가슴은 미어질 듯 아팠다고 한다.
“하고 싶은 말은 너무나 많은데 그 짧은 시간 동안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할아버지는 가난한 살림에 북쪽의 가족들에게 줄 선물이 마땅치 않다고 걱정부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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