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민 ‘잊을만 하면 또 나오는 지역비하발언’ 발끈

‘삼천포로 빠진다’쓰지마세요

지역내일 2002-08-28 (수정 2002-08-29 오후 4:07:59)
잘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다’는 표현을 삼가해주세요.
경남 사천시(삼천포시와 사천군 통합시)와 지역민들은 ‘~삼천포로 빠진다’라는 고질적인 지역비하 표현이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바람에 당혹해하고 있다.
최근 모 영화배급사가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코믹영화 ‘기쿠지로의 여름’ 광고를 일간지 등에 내면서 중도에서 잘못돼 가는 상황을 ‘엄마찾아 삼∼천포’란 선전문구로 표현했다.
또 ‘샛길 빠지기 전문가… 딴 길로 새면서부터 극장은 웃음바다’ 등의 표현이 ‘삼천포로 빠진다’는 표현을 차용해 두 주인공의 좌충우돌하는 줄거리를 설명하고 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과 출향인들은 삼천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발끈했다.
23일에는 김수영 시장 명의로 배급사에 공식 항의문을 전달했다. 항의문에서 사천시는 “문제의 표현이 오류 실패 소외 후진 등의 상징적 의미로 오용돼 국민들에게 각인될 수 있다”며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네티즌들의 항의글도 배급사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빗발쳤다. 결국 영화배급사‘기쿠지로의 여름’측은 문제의 부분을 삭제한 채 홍보물을 내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에는 모 방송사가 ‘내마음의 보석상자’와 6월 ‘결혼의 법칙’ 프로그램에서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질 뻔 했네”와 “삼천포로 빠져 가지고”라는 대사를 내보내 삼천포지역민들의 거센 항의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당시 방송사에서 공식 사과함으로써 일단락 된 바 있다.
또 최근 세계오지탐험가인 한 모씨의 저작 ‘중국견문록’에도 “삼천포로 빠지며"라는 표현이 나왔다. 시관계자의 항의에 대해 한씨는‘출판사에 요구해 문제의 부분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문제의 표현은 65년 개통된 부산-진주간 열차 3량중 1량은 삼천포가 종착역으로 계양역에서 갈라졌는데 진주행 승객이 잘못 알고 삼천포로 가버렸다는데서 비롯됐다는 유래설이 가장 유력하다.
시관계자는 “무심코 사용하는 이같은 말에 지역민들과 출향인들은 심한 모욕감을 느끼는 남다른 정서가 있다”면서 작가, 카피라이터 등은 문제의 표현을 삼가해줄것을 당부하고 있다.

/ 사천 원종태 기자 jt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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