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잊고 사는 초아(超我)의 삶은 고독하고, 외로움을 많이 느끼게 된다. 그 동안 해온 일이 개인적 아집이 아니라, 현실에서 필요한 일이었다는 것을 인정받게 되니 하나님에 대한 감사와 용기가 새롭게 솟아오른다.”
지난 16일 국무총리실 청소년보호위원회와 문화방송, 중앙일보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5대 대한민국청소년보호대상’을 수상한 성남제일실업학교 교장 최규성 목사(60·활민교회)의 수상 소감이다.
최 교장은 “나는 촛불의 심지에 불과하며,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오게됐다”며, “71년부터 지금까지 32년간 도움의 손길을 보내온 수 천명과 지금도 성금을 잊지 않고 보내주는 100여명의 후원자에게 보람과 기쁨을 돌리고 싶다”고 한다. 또한 “결혼한 후 25년간 가장으로서 월급 한번 내놓은 적이 없으며 자식들에게 등록금 한번 주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신앙심으로 가계를 꾸려오고 나의 일을 지지해준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 목사는 서울에서 중학교 영어교사로 재직중인 부인 김수강씨와 결혼해 1남2녀를 두었다. 큰딸은 대학을 졸업했으며, 둘째딸은 대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다. 7살인 막둥이는 하나님이 보내주신 기쁨과 행복의 선물로 생각하며, 감사하고 있다.
언젠가는 큰딸의 의상발표회에 구경갔다, 소리 없이 울기도 했다고 한다.
수상은 후원자와 가족들의 보람이자 기쁨
정부는 70년부터 청계천과 중랑천 변 판자촌을 강제로 철거해, 상·하수도, 학교 등 기본적인 사회기반시설이 마련되지 않은 성남시로 집단 이주시켰다. 국가는 기본적인 사회기반시설의 제공없이 납세를 요구했다. 판잣집과 천막에 살던 주민들의 분노가 71년 8월10일 폭발했으며, 이 사건이 바로‘광주대단지 항쟁’이다.
당시 연세대학교 신학과 학생회장을 맡고 있었던 최 목사는 수도권 모든 대학에 위수령이 내려져 휴교 상태가 되자, 성남에 내려와 참혹한 참상을 몸소 겪었다.
최 목사는 무엇을 할까 고민했다. 학교를 포기한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야학을 시작했다. 당시 광주대단지 달나라 별나라(현 중원구 은행동)에 들어가는 판자촌 마을 입구 시유지에 천막학교를 세우고, 석유램프를 천장에 달고 청소년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주고 희망을 심어주었다.
학생들이 300여명으로 늘어나자 천막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흙벽돌을 찍어 교실을 짓고 벽돌 모으기 운동을 벌여 밤마다 담을 올렸으나, 무허가 건물이라고 해 철거당하기 일수였다. 심지어 건축법 위반으로 구속되기도 했으며, 판사들의 선처로 선고유예, 기소유예, 집행유예 등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한번은 벌금 30만원의 실형이 내려졌다. 그런데 벌금을 내기도 전에 40만원이 익명으로 날아왔다. 우체국에 확인한 결과 벌금형을 내렸던 판사가 보내준 돈이었다. 그 판사는 “행정재판이란 때로는 억울할때도 있다. 적은 금액이지만 일하는데 보태어 사용하라”는 격려의 말을 전했다고 한다.
천막에 석유램프로 야학 시작
40여 차례의 재판 태풍이 불었지만, 학생들의 향학열과 지역사회와 대학생 선생들의 자원봉사로 1일 3부제 수업(오전, 오후, 야간)과 철야산업체 근로청소년을 위한 일요 중·고등하교까지 운영했다.
그 동안 대략 5000여명의 학생들이 천막학교인 현 성남제일실업학교를 거쳐갔으며, 수많은 졸업들이 검정고시에 합격 대학을 진학하는 등 사회 각분야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최 목사가 가장 보람을 느끼고 기뻤을 때는 당시 고아였던 학생이 자라 당당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자신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기도를 드릴 때라고 한다. 그 집을 들어설 땐, 마치 천국문을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한다. 또한 조그마한 구멍가게라도 마련해 개업하는 제자와 함께 예배와 기도를 드릴 때 그 기쁨을 형용하기 어렵다고 한다.
아타까운 일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학생들은 연락이 오고 찾아오지만 살아가기가 퍽퍽한 학생들은 연락이 없어 항상 마음속에 무거운 짐이 되었다.
졸업생들이 찾아오는 것이 가장 큰 보람
99년 30년간 정이 들었던 은행동의 학교가 문을 닫게 되었다. 시유지인 관계로 성남시가 시영아파트 건립을 추진한 것이다. 최 목사는 노정현 박사(전 연세대 교수), 증경총회장 림인식 목사(서울노량진교회), 후원회 이사장 최병곤 목사(청주동산교회) 등 많은 인사들의 도움으로 ‘성남제일실업학교 살리기운동’에 들어갔다. 그 결과 수정구 신흥2동에 300명의 부지를 마련하고, 건축에 들어가 현재 공정율 80%로 내년 봄 개교할 계획이다.
최 목사는 처음 천막교실에 매달았던 석유램프를 추켜들고 전국교회를 돌며 ‘땅한평사주기운동’을 전개하며, 모금운동을 벌였다.
최 목사는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제2단계 청소년사업을 펼치겠다고 한다. 과거와 달리 현대에 와선 이혼하는 부부가 급증(이혼율 30%)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최 목사는 “매년 13만여명의 청소년이 학업을 포기하고 있으며, 연간 낙태 200만건과 미혼모 발생 2만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가난하고 배고파서, 공부를 포기했던 과거와는 청소년 문제가 판이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최 목사는 성남제일실업학교의 기능을 지금까지 지식을 가르치는데 중점을 주었다면, 이제는 지식뿐만 아니라 인성을 계발하는 등 학교와 부모, 따뜻한 가정의 역할을 하는‘청소년교육문화복지센터’로 운영할 계획이다.
국가가 해야할 청소년 교육과 선도를 한 개인이 주위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32년간을 해왔다는 것은 이시대의 귀감이 아닐 수 없다. 자원봉사나 후원이 가능한 사람은 031)734-7718로 연락하면 된다.
백왕순 기자 wspaik@naeil.com
지난 16일 국무총리실 청소년보호위원회와 문화방송, 중앙일보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5대 대한민국청소년보호대상’을 수상한 성남제일실업학교 교장 최규성 목사(60·활민교회)의 수상 소감이다.
최 교장은 “나는 촛불의 심지에 불과하며,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오게됐다”며, “71년부터 지금까지 32년간 도움의 손길을 보내온 수 천명과 지금도 성금을 잊지 않고 보내주는 100여명의 후원자에게 보람과 기쁨을 돌리고 싶다”고 한다. 또한 “결혼한 후 25년간 가장으로서 월급 한번 내놓은 적이 없으며 자식들에게 등록금 한번 주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신앙심으로 가계를 꾸려오고 나의 일을 지지해준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 목사는 서울에서 중학교 영어교사로 재직중인 부인 김수강씨와 결혼해 1남2녀를 두었다. 큰딸은 대학을 졸업했으며, 둘째딸은 대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다. 7살인 막둥이는 하나님이 보내주신 기쁨과 행복의 선물로 생각하며, 감사하고 있다.
언젠가는 큰딸의 의상발표회에 구경갔다, 소리 없이 울기도 했다고 한다.
수상은 후원자와 가족들의 보람이자 기쁨
정부는 70년부터 청계천과 중랑천 변 판자촌을 강제로 철거해, 상·하수도, 학교 등 기본적인 사회기반시설이 마련되지 않은 성남시로 집단 이주시켰다. 국가는 기본적인 사회기반시설의 제공없이 납세를 요구했다. 판잣집과 천막에 살던 주민들의 분노가 71년 8월10일 폭발했으며, 이 사건이 바로‘광주대단지 항쟁’이다.
당시 연세대학교 신학과 학생회장을 맡고 있었던 최 목사는 수도권 모든 대학에 위수령이 내려져 휴교 상태가 되자, 성남에 내려와 참혹한 참상을 몸소 겪었다.
최 목사는 무엇을 할까 고민했다. 학교를 포기한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야학을 시작했다. 당시 광주대단지 달나라 별나라(현 중원구 은행동)에 들어가는 판자촌 마을 입구 시유지에 천막학교를 세우고, 석유램프를 천장에 달고 청소년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주고 희망을 심어주었다.
학생들이 300여명으로 늘어나자 천막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흙벽돌을 찍어 교실을 짓고 벽돌 모으기 운동을 벌여 밤마다 담을 올렸으나, 무허가 건물이라고 해 철거당하기 일수였다. 심지어 건축법 위반으로 구속되기도 했으며, 판사들의 선처로 선고유예, 기소유예, 집행유예 등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한번은 벌금 30만원의 실형이 내려졌다. 그런데 벌금을 내기도 전에 40만원이 익명으로 날아왔다. 우체국에 확인한 결과 벌금형을 내렸던 판사가 보내준 돈이었다. 그 판사는 “행정재판이란 때로는 억울할때도 있다. 적은 금액이지만 일하는데 보태어 사용하라”는 격려의 말을 전했다고 한다.
천막에 석유램프로 야학 시작
40여 차례의 재판 태풍이 불었지만, 학생들의 향학열과 지역사회와 대학생 선생들의 자원봉사로 1일 3부제 수업(오전, 오후, 야간)과 철야산업체 근로청소년을 위한 일요 중·고등하교까지 운영했다.
그 동안 대략 5000여명의 학생들이 천막학교인 현 성남제일실업학교를 거쳐갔으며, 수많은 졸업들이 검정고시에 합격 대학을 진학하는 등 사회 각분야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최 목사가 가장 보람을 느끼고 기뻤을 때는 당시 고아였던 학생이 자라 당당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자신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기도를 드릴 때라고 한다. 그 집을 들어설 땐, 마치 천국문을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한다. 또한 조그마한 구멍가게라도 마련해 개업하는 제자와 함께 예배와 기도를 드릴 때 그 기쁨을 형용하기 어렵다고 한다.
아타까운 일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학생들은 연락이 오고 찾아오지만 살아가기가 퍽퍽한 학생들은 연락이 없어 항상 마음속에 무거운 짐이 되었다.
졸업생들이 찾아오는 것이 가장 큰 보람
99년 30년간 정이 들었던 은행동의 학교가 문을 닫게 되었다. 시유지인 관계로 성남시가 시영아파트 건립을 추진한 것이다. 최 목사는 노정현 박사(전 연세대 교수), 증경총회장 림인식 목사(서울노량진교회), 후원회 이사장 최병곤 목사(청주동산교회) 등 많은 인사들의 도움으로 ‘성남제일실업학교 살리기운동’에 들어갔다. 그 결과 수정구 신흥2동에 300명의 부지를 마련하고, 건축에 들어가 현재 공정율 80%로 내년 봄 개교할 계획이다.
최 목사는 처음 천막교실에 매달았던 석유램프를 추켜들고 전국교회를 돌며 ‘땅한평사주기운동’을 전개하며, 모금운동을 벌였다.
최 목사는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제2단계 청소년사업을 펼치겠다고 한다. 과거와 달리 현대에 와선 이혼하는 부부가 급증(이혼율 30%)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최 목사는 “매년 13만여명의 청소년이 학업을 포기하고 있으며, 연간 낙태 200만건과 미혼모 발생 2만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가난하고 배고파서, 공부를 포기했던 과거와는 청소년 문제가 판이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최 목사는 성남제일실업학교의 기능을 지금까지 지식을 가르치는데 중점을 주었다면, 이제는 지식뿐만 아니라 인성을 계발하는 등 학교와 부모, 따뜻한 가정의 역할을 하는‘청소년교육문화복지센터’로 운영할 계획이다.
국가가 해야할 청소년 교육과 선도를 한 개인이 주위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32년간을 해왔다는 것은 이시대의 귀감이 아닐 수 없다. 자원봉사나 후원이 가능한 사람은 031)734-7718로 연락하면 된다.
백왕순 기자 wsp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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