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 대표 인터뷰

창 5대의혹 위법 드러나면 법대로 처리

지역내일 2002-07-29 (수정 2002-07-30 오후 5:20:37)
8·8 재보선 후 하반기 대선정국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일신문은 정치권의 판도변화와 정국쟁점을 이끌 주요정치지도자를 만나 하반기 정국의 현안을 들어보는 인터뷰를 마련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이회창 5대의혹을 제기해 정국주도권을 다투면서, 당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또 민주당의 신당창당논의를 공론화해 뉴스의 인물로 부상했다. 남북대화의 재개시점에 한 대표는 남북문제와 국제정세에 대한 견해를 들어볼 만한 식견을 지닌 인물이기도 하다.
/편집자 주

-이회창 5대의혹제기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왜곡된 진실을 국민들이 이해하도록 알리는 것이다. 이회창 후보의 부도덕성, 지도자로서의 무자격, 이런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안되며, 대통령 됐을 때 국민과 나라에 해악을 끼친다는 점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5대의혹의 진실이 드러나면 사법처리까지 밟게 되는가.
마무리는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 이를 않고 끝내버린다면 국민들이 가치의 혼란이 생긴다. 법에 의해 사법처리 결정이 나면 그대로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97년 DJ 비자금 수사를 연기한 바 있다. 대선을 앞두고 대선후보를 검찰이 소환수사하라는 건 정쟁을 부추기는 것 아닌가.
DJ비자금사건은 10년 동안 사돈네 팔촌까지 전부 계좌를 뒤져서 입금기준으로 몰아서 발표한 정치공작 음모였다. 그에 비해 중간수사결과까지 발표된 세풍은 완전히 다르다. 그리고 대선이 가깝다고 대선후보의 범법행위를 묵인한다면 국민에게 법을 준수하라는 말을 할 수 없게 된다.

-북한이 서해교전 사태에 유감을 표명하고 대화를 제의한 배경은 무엇인가.
북한이나 미국은 지금이 한국의 정권교체기라는 점 때문에 차기정권과 대화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특히 미국은 다음 정부와 협의를 통해 풀어간다는 생각으로 기울어 있다는 의문을 샀다. 북한도 한국에서 남남갈등이 일고 있기 때문에 6·15 선언 합의사항을 현 대통령 임기 내에 마무리하는 걸 주저해 왔다.
그런데 이번 유감표명은 북한이 군사행동의 잘못을 한국을 상대로 인정한 첫 사건이며 현 정권 임기내에 남북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우리는 대화를 재개하되 책임자처벌과 재발방지 등을 회담에서 정식으로 다뤄야 한다.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 등 남북관계 현안이 급진전될 수 있다는 뜻인가.
남북 북미 한미 3각관계에는 각각 큰 현안이 있다. 남북간에는 경의선 연결, 개성공단 육로관광, 동해안 철도 연결, 김 위원장 서울답방, 이산가족 상봉 등 6대현안이 있고, 북미간에는 미사일과 핵사찰 문제, 한미간에는 햇볕정책에 대한 이견이 있다. 북한을 압박해서 MD의 구실을 찾고 있는 미국은 상호주의와 검증을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남북한간의 현안을 먼저 해결하고, 남한이 북미관계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도록 요청하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김정일 위원장 답방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지만 북한 국내사정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촉구는 하지만, 강요할 수는 없다.

-한나라당은 남북대화가 대선정국에 이용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회창 후보는 대선 이용을 걱정하기에 앞서 정략적 태도로 남북대화를 반대하는 자신들의 행동부터 중지해야 한다. 미국의 파월장관조차 북한의 유감표명을 받아들이며 관계개선을 밝히고 있는데, 당사자인 우리가 이를 무시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다.

-8·8재보선 후 민주당은 신당창당을 추진하게 되는가.
당에 확실한 신당창당 플랜은 없다. 이런 문제는 필요성이 있으면 당에서 진지하게 논의해서 결론을 얻어내야 할 사안이다.

-신당창당 논의를 공론화하는 것인가.
정당의 목적은 정권을 잡는 것이며, 신당창당은 그런 차원에서 나온 이야기로서, 이는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려면 당의 모든 의견을 모아서 의결기구에서 의결을 통해야 하며 당원전체가 지지하는 계획이 되어야 한다.

-거당적 의견수렴을 강조한 것은 ‘우리끼리 신당’추진에는 명백히 반대한다는 뜻인가.
우리끼리 신당은 그것이 뭉치면 전체가 될 수 있으니 건설적인 면도 있다. 그러나 분파가 되어서 힘을 한데로 모을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지금은 마음을 비우고 기득권 포기 자세로 당을 재건하는 일에 전부 동참하는 것이다.

-통합신당, 개혁신당, 중부권 신당 등 신당론이 여러 갈래로 나오고 있다. 한 대표는 어떤 신당방안을 생각하는가.
몇몇 사람의 개인의견에 불과하다. 당에서는 어떤 방안도 정식으로 논의한 적 없다.

-정몽준 의원에게 노 후보를 도와달라고 덕담을 했는데, 영입제의인가.
대표가 영입제의를 공개적으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12월 대선에 이기기 위해서 모든 사람들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노 후보를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한동 박근혜 의원의 영입을 위해 개별적으로 만날 용의는.
그분들이 정권재창출을 위해 노력해 준다면 그 이상의 바람이 없다. 당내 의견수렴을 거쳐서 누구와도 만날 수 있다. 필요하면 그런 일을 할 작정이다.

-8·8 재보선 노무현 후보는 민주당 후보로서 계속 가는 것인가.
노 후보는 수차 후보 재경선을 하자고 얘기했다. 국민들에게 한 약속이므로 그 절차를 밟지 않았을 때 어떤 역기능이 생길지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다. 당내 중지를 모으고 노 후보와 협의해서 건설적인 결론을 내리려고 한다.

-햇볕정책에 대해 말하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는 표현 때문에 한 대표가 노 후보를 무시한다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모든 사람은 대등한 관계이며 다만 역할에 따라서 예우가 달라질 뿐이다. 나는 후보에 대한 예우에서 소홀한 적이 없다. 공부를 해야한다는 말은 꼭 노 후보를 지칭 한 것이 아니며 질문한 기자들에게도 햇볕정책에 대해 쓰려면 공부를 좀하고 보도하라는 취지도 포함됐다.

-한 대표는 대선정국에서 노무현 후보를 끝까지 지지할 것인가.
당 대표가 후보와 같이 가야 당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고. 그래야 정권재창출이 될 수 있다. 노무현 후보와 같이 간다. 이는 당의 공식 후보와 대표가 함께 가는 것이지, 개인적인 사람과 사람이 같이 가는 것으로 보지 말아달라.

-당대표와 공식후보니까 함께 간다는 말은 신당을 만들게 되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인가.
상상은 자유다. 없는 일 가지고 의견을 얘기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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