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길(초1, 남)은 누가 자기를 제지하는 것을 몹시 싫어한다. 한창 게임 중에 학원 갈 시간이 되었으니 학원에 가야 한다고 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좋아하는 게임이나 유튜버의 영상을 보는 중에 잘 시간이라고 말하면 다짜고짜 소리를 지르면서 화를 낸다. 이안(7세, 여)는 친구들과 놀 때 자기가 하고 싶은 놀이만 하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성격이 밝고 적극적이라 먼저 잘 다가가는 편이어서 처음에는 친구들을 쉽게 사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친구들은 점점 이안이와 거리를 두려고 한다.
위 아이들의 공통점은 자기의 감정, 행동, 생각, 욕구를 조절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렇게 자기의 감정, 행동, 생각, 욕구의 조절이 어려운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돌아다니는 아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물건을 던지거나 주변 사람을 때리는 아이, 걱정이나 불안 때문에 새로운 시작을 힘들어하는 아이, 친구들과 있을 때는 속상한 일이 있어도 말을 잘 못하다가 집에만 오면 엄마에게 짜증을 내는 아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확 움츠러들거나 자해를 하는 아이 등 최근에 우리는 이런 아이들을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자기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근래 수십 년간 우리 사회가 빠른 속도로 바뀌면서 아이를 양육하고 교육하는 환경도 빠르게 바뀌었다. 저출산과 핵가족화로 아이에게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부대끼며 자라는 경험이 부족해졌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바로바로 다 해 주는 쪽으로 가정과 사회의 양육 방식이 변화했다. 사회 전체가 공동체보다는 개개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로 변모하면서 아이를 훈육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이 줄어들었고, 동시에 학교와 사회에서 아이를 적절하게 훈육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학습과 성적을 중요시하면서 아이들이 놀이와 예술, 체육을 통한 감정과 행동 조절을 배울 기회가 축소된 것은 물론이다. 여기에 디지털미디어와 SNS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아이들이 즉각적인 만족에 익숙해져서 욕구를 지연하고 노력해서 무언가를 얻는 것을 점점 힘들어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아이들이 자기 조절을 배우기 어려운 쪽으로 점점 바뀌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파워영재학원 최승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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